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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의 의료계 화두는 "양극화"
2009년의 의료계 화두는 "양극화"
  • 의사신문
  • 승인 2008.02.0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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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구일<경기 연세미래이비인후과>

▲ 임구일 원장
엉뚱하게 2009년도 얘기를 꺼내보았습니다. 의료계의 여러 가지 큰 주제가 있지만 그 중에 한 가지는 바로 양극화 문제가 될 것입니다.

비단 참여정부 때의 정책이나 앞으로 이명박정부의 정책과 상관없이 의원과 의원 간에, 병원과 병원간의 간극은 더욱 벌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제일 큰 양극화는 바로 병원과 의원의 양극화 문제와 환자 쏠림 현상입니다.

기업인들은 지난 참여정부 때 잘한 일 중 한가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 정책을 꼽았습니다. 그만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양극화 현상이 심각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우리 의료계는 어떻습니까?

사실 현재 의원과 병원이 경쟁관계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왜냐면 전달체계의 미비로 외래환자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500병상의 병원이 세워지면 일평균 약 2000명 정도의 외래환자가 유입됩니다. 물론 중환자나 복합질병환자도 있겠지만 어쨌든 환자수로는 의원 30개 이상이 보는 환자 수입니다.

병원이 새로 새워진다고 국민들이 더 많이 아프지는 않으니 결국 남의 밥그릇을 넘봐야 하는 현실입니다. 며칠 전 동네에 200병상의 병원이 하나 들어왔습니다.

내과, 정형외과, 외과 병원인데 바로 옆 건물에 정형외과와 외과 의원이 있습니다. 물론 모두 입원실이 있는 의원이죠. 결국은 같은 환자를 두고 경쟁을 할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상생협력이 어렵지 않겠습니까? 아마 의원이 입원실을 없애든, 병원이 망하든 둘 중의 하나일 겁니다.

사족을 붙이자면 이런 경우에 환자는 무엇으로 병원과 의원을 골라가나요? 아마도 가장 큰 변수는 진찰료일 겁니다.

개정 의료법에 병원 내 의원개설을 허락하자는 안이 있었는데 이런 편법은 어떨까요.

병원 내 일부 외래환자가 많은 과는 의원으로 개설하는 겁니다.

일종의 환자 유인책이 될 수도 있지요. 이런 문제라면 의료서비스 경쟁력 강화라는 큰 목표에는 별 상관이 없어 보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2001년도 병원의 진료비 총액은 5조6300억원으로 전체 의료비 중 31.7%였고 의원은 5조8600억원으로 32.9% 였습니다.

2006년도를 보면 병원급은 전체 28조원 가운데 10조5600억원으로 37.1%의 진료비를 가져갔습니다. 의원급은 7조3700억원으로 26%를 차지합니다.

5년 사이에 의원이 2만1000개에서 2만6000개로 25%가 증가한 것을 고려한다면 불과 5년 사이에 급격한 병원으로의 쏠림현상이 얼마나 심한지 짐작할 것입니다.

병원의 병상확충은 매년 5000병상 이상 증가하고 있습니다. 규모경쟁을 하듯 앞 다투어 병원을 신증축 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동네 의원들은 고사하고 있습니다. 경영악화를 매우기 위해 비만이나 미용 등을 하지만 크게 도움이 되었다는 소문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환자들은 계속 병원으로 옮겨가 재정에도 악순환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의원과 병원간의 양극화는 더 벌어질 것입니다.

나중에 병의원 상생 협력이라는 타이틀로 의원구하기에 나서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의원 살리기 운동이라도 펼쳐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고사 직전의 의원을 구할 수 있을까 머리 맞대고 고민해 봐야 합니다.

의원이 쓰러지면 병원도 힘들어집니다. 또 나아가 국민들이 힘들어 집니다.

의원들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펼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하겠습니다.

임구일<경기 연세미래이비인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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