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8 16:26 (일)
새해부터 ‘암환자유치 무한경쟁’ 돌입
새해부터 ‘암환자유치 무한경쟁’ 돌입
  • 유경민 기자
  • 승인 2008.01.12 1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해벽두부터 병원계에 ‘암 환자 유치 무한경쟁’이 시작됐다.

국립이 아닌 민간병원에서는 처음으로 삼성서울병원이 지난 2일 암센터를 개원, 본격 진료에 나서면서 파급여파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병원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암 치료에 있어 전문화를 표방하는 센터 건립이 ‘병원계 트렌드’로 부상하는 것도 삼성암센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때문에 이미 개원 전부터 관심을 끌어온 삼성암센터는 암센터 건립을 앞두고 있는 병원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르며 주목받았다.

앞서 암 전문 치료를 표방한 국립암센터나 암센터 개원을 계획하고 있는 병원들은 초긴장 상태에서 환자 이동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미국 MD앤더슨 암센터, 존스홉킨스병원, 메이요클리닉 등의 설계 및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삼성암센터는 이들 병원을 한국식으로 만들어 냈다는 장점이 플러스 돼 벤치마킹의 필요 충분 조건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병원계의 이같은 관심은 ‘삼성암센터를 향한 경계’라는 또 다른 이면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의사들의 이동에서 가시화됐다.

환자보다 의료진을 먼저 빼앗긴 격. 이미 국립암센터, 서울아산병원, 순천향병원 등에서 삼성암센터로의 이동이 확인됐다.

의료진의 이동을 지켜보는 해당 병원 관계자들은 “젊은 의료진들의 이동은 언제나 있어 왔기 때문에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암센터에 쏠린 이목만큼 의사들의 이동에도 평소와는 다른 양상의 관심이 표출되고 있다.

또한 삼성암센터가 블랙홀로 작용할 것에 대한 우려가 경계를 낳고 있다.

환자를 끌어들이는 힘이 어느 정도 수준이 될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삼성암센터측이 일일 평균 환자수를 2250여명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국립암센터가 일일 평균 1100~1200명의 외래환자를 보는 것과 비교하면 두 배에 달하는 숫자이다.

병상 수에 있어서는 삼성암센터 652병상, 국립암센터 500병상, 일본국립암센터 600병상을 갖추고 있다.

삼성암센터는 20개의 수술실을 두고 있다.

현재 외래부터 수술까지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6개월이 넘는 기간을 단축, 삼성암센터는 일주일 안에 외래에서 수술까지 완료를 표방하고 있어 ‘수술대기 시간 단축 현실화’가 ‘블랙홀 현실화’라는 등식을 성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 2일 암센터 오픈 후 11일 현재 일일 평균 1700여명의 환자가 병원을 찾고 있으며 500여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다. 삼성서울병원측은 “암센터 오픈 초기인만큼 70%의 병상가동률에서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병원계는 2~3년 내에 암센터가 봇물처럼 터져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암센터는 출발선상에서 가장 빨리 출발했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그만큼 다른 경쟁병원에 단점이 노출될 수 있다는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다.

삼성암센터의 아킬레스건이 타 병원에겐 좋은 정보로 작용해 단점을 보완한 암센터가 속속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여 타 암센터의 등장에도 흔들리지 않는 삼성암센터만의 차별 전략이 숙제로 남아있다.

이는 앞으로 암센터로 승부를 걸려는 타 병원도 예외는 아니다.

각각의 병원 암센터가 똑같은 암센터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차별화 전략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경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