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한귀퉁이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 있네… 어머니 코고는 소리 조그맣게 들리네.'
산울림의 `어머니와 고등어'라는 노래가 이렇게 오래도록 좋은 건 너무나도 일상적이고 소박한 우리네 삶의 풍경,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고스란히 아름다운 노래로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노래에 나오듯이 고등어는 우리 식탁에 흔히 오르는 값싼 생선 중의 하나다. 고등어는 흔히 `바다의 보리'라고 불리는데, 이는 보리처럼 영양가 많고 싸서 서민들에게 친근한 음식이라는 뜻도 되지만, 흔하다는 이유로 제대로 그 값어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의미도 있으리라.
이러한 사실은 총 열량의 40%를 지방으로 섭취하는 에스키모인들에게서 의외로 심장병이 매우 드물다는 연구결과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고열량 식이이지만, 대부분이 생선과 바다표범 등에 들어있는 불포화지방산의 섭취이기 때문에 육류에 들어있는 동물성 지방과 달리 오히려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높은 것이다. 또한 오메가 -3로 알려진 이런 불포화지방산은 암의 발생을 막고, 진행과 전이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여성에서 가장 흔한 유방암의 예방에 오메가 -3가 효과적인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며, 남성의 전립선암에 대해서도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DHA는 뇌와 신경조직의 발육과 기능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어린이들이 많이 먹게 되면 머리가 좋아지고, 어른이 많이 먹으면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고등어는 요즘 같은 가을에 기름살이 올라 가장 맛있고, 산란 전인 봄에 먹어도 맛이 괜찮다.
살지고 싱싱한 고등어는 회로 먹어도, 초절임(사바)을 해도 맛있고, 구워먹어도 입에서 살살 녹는다. 상하기 쉽기 때문에 간고등어로도 만들어 구워먹어도 맛나고, 무를 넣은 고등어 무조림, 묵은 김치를 넣은 고등어 김치조림도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게 되는 메뉴다.
이 외에 서양요리에도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는데, 이런 색다른 메뉴가 있는 곳이 대치동의 이태리 식당인 `그란 구스또'다. 이 곳에서는 흔히 접하기 어려운 `고등어와 대파 소스의 파스타'를 맛볼 수 있어 자주 들르게 된다. 싱싱한 생물 고등어를 살만 발라 필레를 만들고, 올리브유와 마늘, 허브에 마리네이드한 후 올리브 오일과 대파를 함께 넣어 소스를 만들고, 알덴테로 익힌 스파게티를 섞어 낸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혀 비린내가 없고 고등어의 고소한 맛과 대파의 약간 알싸한 맛이 기막히게 어우러지는 웰빙 파스타이다. 이 외에 생멸치와 학꽁치 파스타도 있는데, 역시 비린 맛이 전혀 없는 별미로 인기가 높다.
올리브유에는 오메가-6라는 좋은 지방이 들어있어서 고등어와 올리브, 파스타의 궁합은 맛과 건강을 모두 충족시켜주는 최고의 궁합이라 할 수 있다.
새벽 2시까지 와인바도 운영하며, 호젓한 위치에 조용한 분위기여서 늦은 시간 가벼운 음식과 와인을 즐기기에도 딱인 곳이다.
○…그란구스또 02-556-3960 대치사거리에서 대치역 방향으로 100미터 직진하면 좌측에 있다.
파스타 1만5000∼1만6000원, 메인 메뉴 2만5000∼3만5000원, 런치 코스 1만9000원부터, 디너 코스 3만2000∼6만원. 발렛 주차 가능. 홈페이지 www.grangusto.net
〈강남 한송이W유방클리닉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