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맛 '젓갈' <39>
제3의 맛 '젓갈' <39>
  • 의사신문
  • 승인 2007.07.2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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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깔나는 전통 발효식품

한국인에게 젓갈은 `밥도둑'이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 찬 물에 밥을 말아 한 숟갈 뜨고 곰삭은 젓갈 한 점을 올려 먹다 보면 어느 새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게 된다. 어렸을 적 전라도가 고향이신 외할머니께서는 음식솜씨가 유난히 좋으셨고 우리집 밥상에는 할머님이 보내주신 황석어젓이며 멸치젓, 갈치속젓, 토하젓, 어리굴젓 같은 젓갈들이 계절별로 늘 올라왔었다.

처음에는 짜고 비릿하며 때로는 코를 찌르는 그 맛과 향이 무척 싫었지만 언젠가부터 젓갈의 오묘하고 독특한 맛에 매료되면서 요즘도 밥상에는 늘 두 가지 이상의 젓갈을 올리게 된다. 물론 할머님은 이제 더 이상 젓갈을 담그지 못하시고, 사서 먹는 젓갈은 어릴 적의 그 맛이 아니다.

최근 식품 자체에서 우려내는 맛을 제 3의 맛이라 부르며 제1의 맛인 소금, 제2의 맛인 양념보다 한 차원 더 높은 맛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런 제3의 맛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발효식품인 `젓갈'인 것이다.

젓갈은 어패류의 살, 알, 창자 등에 소금을 약 20% 정도 섞어 염장법으로 담근 것으로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하다. 젓갈은 숙성 기간 중에 자체에 있는 자가분해 효소와 미생물이 발효하면서 생기는 유리아미노산과 핵산 분해 산물이 상승 작용을 일으켜 특유의 감칠맛을 내게 된다. 작은 생선의 뼈나 새우, 갑각류의 껍질은 숙성 중에 연해져서 칼슘의 좋은 공급원이 되기도 한다.

젓갈에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단백질 소화효소와 지방분해효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소화를 돕는다. 또 쌀이 주식인 우리에게 부족하기 쉬운 라이신과 트레오닌을 보충해주고, 비타민 B₁₂가 풍부하다. 젓갈은 단백질 뿐 아니라 당질, 지질, 유기산, 기타 성분들이 적당히 분해되고 어울려 진한 감칠맛을 내므로 직접 식용으로 사용할 뿐 아니라 김치의 부원료인 조미료로써 많이 이용된다. 젓갈을 넣어 담근 김치는 맛도 깊어지지만 영양가도 높아져 항암효과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높아진다.

하지만, 젓갈에는 염분이 높아 과도하게 섭취하면 소금 속의 나트륨 성분 때문에 고혈압과 신장병 환자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유기산, 알코올, 보존제 등의 첨가로 젓갈의 염도가 많이 낮아지고 있으나 가능하면 한꺼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신당동 중앙시장 초입에 위치한 `성내식당'은 어렸을 적 할머니가 담가주시던 그 젓갈맛을 느낄 수 있는 소박한 밥집이다. 전라남도 담양 출신의 이순례 사장은 30년 가까이 이 식당을 운영하면서 직접 담근 맛깔스런 젓갈과 반찬으로 전라도의 진한 향토 맛을 변함없이 낸다. 30년 째 같은 곳에서 같은 모양으로 식당을 해온 탓에 이 집에서는 깔끔하고 정갈한 분위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테이블도 달랑 7개여서 식사 시간에는 한참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주문 후 바로 지어 나오는 뜨끈뜨끈한 돌솥밥에 각종 젓갈과 김치, 나물, 장아찌, 어른 주먹만한 간장 게장 등 20여 가지의 반찬이 딸려 나오는 밥상을 마주하면 감동이 느껴질 정도이다. 이 집의 메뉴는 청국장, 갈치찌개, 굴비, 생태찌개, 갈치구이, 삼치구이, 고등어구이, 북어찜 등의 뚝배기 백반인데 청국장(7000원)과 생태찌개(9000원)를 제외하면 모두 8000원이다.
 
주메뉴를 고르면 멸치젓, 오징어젓, 갈치속젓, 토하젓, 황석어젓, 굴젓, 가자미식해 등의 젓갈을 포함한 20여 가지의 반찬과 찌개가 한 상 가득 차려진다. 젓갈은 많이 짜지 않으면서 잘 삭혀서 깊은 감칠맛이 느껴지고, 고춧가루가 들어간 젓갈의 경우 칼칼한 뒷맛이 더욱 일품인데, 목포에서 인척이 보내주는 싱싱한 생물 생선을 쓰고, 적당한 소금간에 1∼2년 곰삭히는 것이 맛의 비결이다. 8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최상의 남도식 밥상이 아닐까 싶다. 주문은 2인분부터 가능하다.

전화 02-2252-5878. 뚝배기백반류 7000원∼9000원. 삼겹살 1인분 8000원, 숯불소금생고기 1근 2만4000원. 영업시간 오후 1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한송이〈강남 유비여성클리닉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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