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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주수호 회장
대한의사협회 주수호 회장
  • 권미혜 기자
  • 승인 2007.07.04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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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진보 개혁성향의 새 지도부가 출범했다. 난마와도 같이 얽힌 총체적 위기와 숱한 고난을 딛고 한국 의료의 새 시대를 이끌어 갈 창조적 리더십이 탄생했다.

의료를 둘러싼 ‘총체적 위기’의 거친 토양에서 ‘개혁’의 싹을 틔운 새 지도부는 비대위 성격이 가미된 실무형 집행부로서 본격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명분있는 정책 대응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거침없는 ‘질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사협회 주수호 회장은 지난 2일 오전 11시 의협 7층 사석홀에서 첫 기자회견을 갖고 대회원 및 대국민 정책 등 전방위 회무 전략을 밝혔다.

"의료계가 당면해 있는 주요 과제인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과 의료법 개악 등 의사의 진료권과 국민의 건강권을 훼손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강경 투쟁을 통해서라도 단호히 막아낼 것입니다."

주수호 회장은 우선 “대회원, 대국민에 대한 약속은 큰 틀에서 변함이 없다”면서 일관된 원칙과 소신을 전했다. 이어 특유의 강경한 어조로 "감옥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의사의 진료권 사수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일관된 원칙을 전했다.

"변화와 혁신에 대한 전국 10만 회원들의 열망에 부응, 초심을 잃지 않고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의료계가 처해 있는 최대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겠습니다. "

주수호 회장은 “회원의 민의가 무엇인지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며 회무를 투명하게 운영, 의협을 믿고 따르는 회원이 많이 늘어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국민과 함께 하는 의협’ 이미지 쇄신

국민들에게는 진정성에 기반한 감성적인 설득과 이해를 우선시했다. 의료계의 진심이 전달되어 진다면 국민들이 이해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의협의 위상과 이미지가 최악의 상황에 빠져 있습니다. 의사들의 주장이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밥그릇 싸움이나 집단이기주의로 매도되고 있습니다. 국민과 의사간 괴리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국민과 함께 하는 의협'으로서 협회 이미지 쇄신방안을 선포했다. ‘반성’을 바탕에 둔 선언적 의미의 각오였다. 주 회장은 “국민을 위한 의료제도를 만들고자 하는 의사들의 진의가 국민들에게 오해없이 전달되기 위해서는 올바른 여론 형성과 적극적인 국민설득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시 언론 모니터링과 이에따른 대처능력을 강화하여 협회 이미지와 의사들의 정당한 주장이 왜곡됨 없이 올바르게 전달되도록 할 것"이라면서 시스템과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 형성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다.

국민건강권 ,의사 진료권 사수 ‘국민건강권’과 ‘의사 진료권’은 독립개념이 아닌, 결코 뗄 수 없는 통합적 의미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훼손되어 있는 진료권을 회복, 회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안겨다 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2000년 의약분업 투쟁 이후 정부의 무차별적 탄압으로 많은 회원들이 패배의식과 좌절감에 빠져 있습니다. 회원들에게 희망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줘야 합니다”

주 회장은 이를 위해 의사들에게 노예제도와 다름없는 불평등하고 사회주의 방식의 현행 건강보험제도의 틀을 올바르게 바꾸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강보험과 결부된 진료권은 회원들의 자존심이자, 가장 중요한 민생 현안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주수호 회장은 취임 직후 혼란을 빚는 의료급여환자 진료방법에 대한 대회원 지침을 전달했다. 아울러 일자별 청구, 정률제 문제와 수가계약과 건보재정 절감을 목표로 만들어진 현행 불합리한 심사기준, 무차별적 삭감 정책에 대한 강한 정책 의지를 피력했다. 의협이 정부와 동등한 입장에서 원칙을 갖고 해결해 나간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회원의 협회'로의 탈바꿈도 선언했다. "협회에 대한 회원들의 불신은 심각할 정도로 팽배해 있다"고 진단했다. 투명하고 효율적인 회무 및 회계 처리를 위해 상시 감사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협회 운영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무처 조직은 최대한 슬림화하고 업무효율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전했다. 사무처 업무추진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임직원에 대한 정기 평가시스템을 가동한다는 것.

상임진도 곧 윤곽을 드러낸다. 주수호 회장은 의협 집행부 구성 및 성격과 관련,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이 가미된 실무위주의 집행부”로 성격을 규정했다.

상임진 구성과 관련, "현재 순조롭게 진행중"이라면서 "위기상황에서 탄생하는 집행부인 만큼 위기를 대처할 수 있는 비대위 성격이 가미된 실무형 집행부가 될 것"이라고 성격을 분명히 했다. 이어 “위기상황에서 중앙이 흔들리면 아무것도 안된다”면서 “최대한 전국 시도회장단의 협조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인재 중용을 위한 의지도 확고했다. 주 회장은 "상임진 구성은 의료계의 위기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서 지역 및 학교 안배를 떠나 단행하겠다"면서 "삼고초려라도 해서 인재 중용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의료정책연구소 운영과 관련, “이미 황폐화된 상태”라고 지적한 뒤 올바른 의료 정책의 산실로 거듭나기 위해 임원진 구성을 절대 졸속 처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주 회장은 회비 납부율 저하에 따른 우려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열심히 일하면서 “움직일 여력이 부족하다”는 호소로 회원들에게 다가간다는 전략이다. ‘선거권 제한’ 등으로 회비 납부를 독려하는 발상은 생각 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대정부 및 대국회에 대한 관계론도 짚었다. 그는 “정부나 정치권과의 관계는 협상과 대화로 신뢰를 회복해 나가면 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우리의 지향점을 알리고, 일관성있게 나간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면서도 “하지만 절대 대화와 협상을 구걸하지는 않겠다”고 내재된 강성 이미지를 드러냈다.

“비상상황의 비대위 성격을 각오한 집행부 이기 때문에 신중하라”는 일부의 주문에 대해서는 “이는 패배주의일 뿐, 명분이 있다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밀고 나갈 것”이라는 선명성으로 받아쳤다.

“의협 탄생 100주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내부적으로는 갈등과 분열을 씻어내고 대화합을 이루어야 합니다. 외부적으로는 추락한 이미지를 다시 새롭게 하여 정상에 올려 놓아야 합니다.” 주수호 회장은 선거과정에서 밝힌 ‘새로운 의협을 위한 5개 분야의 공약’은 반드시 실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구호로만 그치지 않고,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집행부가 되겠다는 자기 실천적 의지의 표현이다.

권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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