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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상처를 훌훌 털어버리고
마음의 상처를 훌훌 털어버리고
  • 의사신문
  • 승인 2007.03.0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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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 까 하는 기대가 여지없이 무너졌다. 새해 초부터 경제·사회적으로 혼란스러우며, 게다가 지진 소식까지. 의료계는 우리의 미래를 더욱 압박할 의료법 개정과 더불어 내부 분쟁과 혼란에 위기를 겪고 있다. 밑바닥에 이르렀다는 우리의 상황이 더욱 추락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놀랍고, 두려움이 우리를 감싸고 있다. 이러한 위기에서도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비난의 소리는 크게 들리는데, 막상 “내 책임이요!”하고 나서는 사람도 없고 해결책을 정확히 제시하는 사람도 없는 느낌이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이 난관을 슬기롭게 대처하고 후배 의사들에게 의사의 미래를 물려줄 것인가?   70여년의 전통을 지닌 영등포의사회 회장으로 회무를 시작한지 어느덧 일 년이 되어간다. 돌이켜 보면 아쉬움도 많지만 회원에게 최선을 다하고 본업도 최선을 다하자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계획에 충실한 숨가쁜 한해였다.  

대외적으로는 구민에게 의사회의 홍보 및 봉사와 각 유관단체와의 신속한 정보 교환과 긴밀한 유대관계의 형성에 주력하였고, 대내적으로는 회무를 각 부별로 분담시켜 시스템화하려 했다. 행사를 더욱 재미있게 구성하여 많은 회원과 가족의 참여를 유도하려 노력했다. 조직의 핵심은 윤리성과 협력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올해의 목표는 `구민과 회원이 지혜롭게 조화되는 재미있고 능력 있는 성숙한 구의사회'를 만들면서 동시에 `자율정화'에도 주력하려 한다.  

많은 회원을 만나면서 느낀 점은 회원들이 관심은 많으나 그동안 우리의 투쟁의 결과가 과연 무엇인가? 집행부를 따라가면 과연 우리가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이었다.   “네게 미래란 없어!”하는 말이 장기수에게 가장 가혹한 말이란다. “더는 뭘 기대할 수 있어? 상황은 나아지지 않아. 설치지 말고 조용히 현실을 받아들이자…” 하는 분노와 좌절의 감옥을 이제 우리 모두 부수고 나올 시간이다.   “과거의 불신, 시행착오, 마음의 상처를 훌훌 털어 버리자! 누구를 탓하지 말고 이제부터라도 `나'부터 먼저 참여하며 우리 큰 미래를 위해 단합해 나가자!”  

지금은 나무보다는 큰 숲을 보아야 할 때다. 피터 생게의 `미래, 살아있는 시스템'에서 보면 미래는 인간과 조직, 자연이 공존하는 살아있는 시스템으로 서구의 패러다임은 `개인'과 `차가운 머리'를 강조하지만 미래는 `우리'와 `열린 마음'을 요구한다. 현실과 미래를 바꾸는 힘은 결코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를 능동적인 혁신자로서 인식하게 될 때 미래는 곧 우리, 살아있는 시스템이 된다. 따라서 새로운 리더십은 전통적인 리더나 영웅이 아닌 `전체' 즉 기관, 커뮤니티, 네트워크가 제공하는 것이다.  

게티즈버그의 전투가 한창일 때 “존경하는 마이어장군! 전쟁이 승리하면 이 편지는 공개하지 마시오. 만약 실패하면 `그것은 링컨의 명령이었다'고 공개하시오. 성공은 당신의 몫이요. 그러나 실패는 내 책임이요”라고 한 링컨대통령의 겸손한 용기의 리더십을 우리의 지도자에게 부탁드린다. 또한 회원들께는 불과 10m 앞도 못 보는 시력으로 시속 50Km의 속도로 무시무시하게 질주하는 코뿔소 떼와 같이 다시 한 번 강력한 힘을 모아 능동적인 혁신자가 되시기를 부탁한다.  

새로운 시작이 갖는 의미는 늘 특별하다. 정해년 새해 첫발을 힘차게 내닫는 용기가 필요한 때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사실을 유념해 주시길 바라며 새해에는 여러분의 가정가정 마다 사랑과 행복만 가득하시길 기원한다.




 

 

박희봉 <영등포구의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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