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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요강꽃 <18>
광릉요강꽃 <18>
  • 의사신문
  • 승인 2007.01.3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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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그늘에서 주름치마 사이로 얼굴을 살짝 내밀고 있는 할머니 같은 꽃. 전설의 `광릉요강꽃'을 처음 보았을 때의 모습이다. 아랫 부분의 꽃잎이 부풀어 있는 것이 요강이나 불알을 연상시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것은 환경부에서 멸종위기 야생식물로 지정해서 보호하고 있는 식물이다.

경기도 광릉에서 최초로 발견된 이후에 여러 곳의 자생지가 알려졌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사라졌다. 우리나라의 난 애호가 뿐 아니라, 외국의 식물학자들도 이것을 노리고 도굴꾼을 통해 불법채취를 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광릉의 국립수목원에서 보호하고 있는 것 조차도 도둑 맞았을 정도이다.

이 식물이 번식이 잘 안되는 이유는 적당한 곰팡이와 공생관계를 맺어야 씨앗이 싹트기 때문이다. 열매 하나에는 수십만개의 씨앗이 들어있지만 너무 작아 싹트는 데 필요한 양분을 다 갖추지 못한다. 곰팡이가 씨앗 내부로 침투해 영양분을 서로 주고 받아야 싹이 튼다. 균근(菌根)이라는 식물과 곰팡이의 공생관계를 7년 정도 지속한 뒤 꽃이 핀다.

이렇게 까다로운 조건에서 꽃이 피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옮겨 심으면 거의 죽고 만다. 식물학자들이 종의 보존을 위해 인공번식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현재로서는 자생지에 있는 것을 보존하는 것만이 멸종을 막는 길이다. (사진 : 2006.05.20 덕유산)

〈신동호 양천 신내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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