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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임시대의원총회, 이모저모
의협 임시대의원총회, 이모저모
  • 권미혜 기자
  • 승인 2006.10.31 2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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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회무에 새 원년이 선포됐다. 10·28 임총을 거쳐 의협 회장의 불신임안이 부결됨에 따라 사분오열된 의료계 민심 수습에 새 단초가 마련됐다. 사상 유례없는 회장 불신임안에 대한 찬반투표인 만큼 이번 사태는 의협대란의 역사적 위기로 인식됐다. 10·28의 고비를 간신히 넘기면서 그간의 초긴장 국면에서 벗어나 의료계는 일단 수면위 평화를 되찾았다. 이번 판결로 집행부는 명예회복의 새 길을 찾았고, 감사 3인에게는 대의원들의 전폭적인 격려가 따랐다. 전공의협의회도 ‘전공의 노조’지원을 요구하면서 이번 판결에 큰 힘을 실어주었다. 대회복의 물꼬가 트인 셈이다.

장동익회장 집행부도 이번 사태의 쓰라린 경험을 거울삼아 회무발전의 원년을 선언했다. 장회장은 이번 재신임을 계기로 투명한 리더십으로 재무장해야 하는 시대적 미션을 부여받았다. 특히 반대진영의 호된 질책등 전방위 압박과 혹독한 시련을 딛고 산적한 정책 현안들을 풀어가야 할 숙명을 떠안게 됐다. 이번 사태로 실추된 의사단체의 사회적 이미지 개선을 위한 사회정의 실현에도 남다른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 지난 달 28일 오후 4시 의협 동아홀. 주차장에 설치된 천막농성장을 거쳐 대의원들이 속속 입장했다. 의협 집행부는 회관 1층에 도열, 입장하는 대의원들을 긴장속에 맞았다. 이날 총회는 유희탁 의장의 개회사에 이어 보조위원 임명(서울 윤진열 대의원등 14명), 감사단의 감사보고후 불신임안에 대한 찬반투표로 진행됐다. 장내를 가득 메운 대의원과 집행부가 배석한 가운데 열린 임총에서는 장동익회장의 불신임안을 부결시켰다. 이에따라 향후 후속 조치 및 사태 수습방안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 감사보고를 전후해 김주필·김승완·박명희 대의원등의 문제제기와 이에따른 격론과 일부 고성이 오갔다. 하지만 당초 우려되던 물리적 충돌이나 진행방해등 큰 혼란은 없었다. 총회직후에는 이번 사태를 둘러싼 고소· 고발 사건의 취하등 집행부가 심기일전하여 일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대한 요구도 높았다. 장동익회장은 불신임안 부결후 가진 인사에서 “남은 2년 반의 임기동안 전회원을 위해 분골쇄신할 것”이라며 회계 투명성 제고와 분열된 의료계의 화합 및 수습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천명. 장회장은 이번 판결에 힘을 받고 회무를 추진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동력을 확보했다. 아울러 상임진의 대폭개편, 직역별 화합, 회계 투명성 제고, 중대 회무 결정시 폭넓은 의견수렴과 내부 조율등 산적한 과제를 안고 스스로 의료계 대화합을 이끌어가야 할 책무를 떠안게 됐다. # 개회선언후 유희탁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불신임안 의결은 의협을 위한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대의원들에게 순조로운 진행과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

이어 직권으로 장동익회장에게 ‘3분 인사’를 허락. 장회장은 “혼란을 끼쳐 죄송하다”며 “모든 책임은 자신의 부덕과 경험부족, 회무 미숙에 있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표명. 또한 ”다시 기회를 허락한다면 상임진의 대폭적인 개편과 회계 투명성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며 ”중대 회무 결정에도 폭넓은 의견수렴과 내부 조율을 거치겠다“고 다짐.

이어 ”비급여 조세방안등이 현실화되면 의료기관 경영에 큰 피해를 줄 것“이라며 의료법개정, 한방CT, 의료기사법등 의사권익을 침해하는 문제에 대한 대응방안이 절실하다고 강조. 이와함께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8만5천명의 회원들을 위해 분골쇄신할 것을 거듭 다짐했다.

# 의결에 앞서 윤진열대의원을 위시한 보조위원 14명을 임명한 뒤 성원 선포와 함께 감사보고에 돌입.

서울의 김주필 대의원은 긴급 발언을 통해 “시간절약을 위해 감사보고서 1, 2번의 차이점을 설명해 달라”며 납득할만한 이유를 밝혀줄 것을 요청. 이어 “감사보고는 유인물로 대체하고, 불신임안을 의결하자”는 광주 김승완대의원의 발언에 유희탁의장이 “회의법에 위반된다”고 강경 대처하자 장내가 술렁거리기 시작. 일단 장내가 정리된 뒤 감사단(김완섭, 김학경)의 1차 감사보고가 있었다.

감사단은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의장 유희탁)로부터 감사업무 규정 제2조에 의거, 수시감사를 요청받아 동 규정 제3조 (감사의 범위와 항목)에 의거, 8월 3일부터 11일, 8월 25일부터 31일 동안 감사를 실시했다고 보고.

또한 이 과정에서 발견된 비정상적인 회계 처리에 대해서도 감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감사단의 감사항목은 소아과 명칭 개정에 대한 적절치 못한 행동으로 회원간 갈등 유발 및 대외적 품위 손상,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선거에 대한 개입 문제 및 김성오 총무이사의 국회의원 보좌관 만남 약속 파기 건, 회장및 전공의 고급 요정 출입및 과대한 식대 지출건, 전공의 노조 창립 지원 건, 비정상 회계 처리등 13건.

이어 이원보 감사가 감사보고 2편을 통해 장동익회장의 반복된 허위 정보와 거짓말을 담은 녹취록을 공개하자 장내가 술렁. 이 감사는 회계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근원적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이어 “깨끗한 의협을 바란다”며 대의원들의 현명한 판단을 호소. 이에대한 집행부의 의견은 유인물로 대체됐다.

# 불신임안 의결에서는 발의에 대한 제안 설명을 생략한 채 무기명 찬반 투표에 돌입. 이 과정에서 투표용지에 넘버링이 있다는 점이 문제시되면서 다소 혼란이 야기됐다. 투표 종료를 선언한 것은 5시 22분. 재적 대의원 242명중 231명이 참석, 투표를 마쳤다.

회장 불신임안을 놓고 반대 107표, 기권 1, 찬성 123표로 전체의 3분의 2를 넘지 못한 채 부결됐다. 부결직후 약간의 동요가 있었지만, 곧 안정을 되찾았다. 집행부의 한 관계자는 부결 소식에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도 “찬반 표수가 뒤바뀌었으면...” 하는 심경을 표출.

이어 다양한 의견들이 뿜어져 나왔다. 주수호대의원은 “불신임안이 부결되었지만, 재신임은 받지 못한 것”이라고 해석, 논란을 증폭시켰다. 전공의협의회 관계자는 전공의노조에 대한 지원 약속을 강도높게 요구했다. 5시50분 폐회.

권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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