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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단결만이 의사들이 살 수 있는 길이다
대동단결만이 의사들이 살 수 있는 길이다
  • 의사신문
  • 승인 2006.12.1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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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부산 김경수내과의원장>

▲ 김경수 원장
최근 국세청은 전 의료기관에 2006년 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모든 진료환자들에 대해 의료기관, 진료 받은 날짜, 진료비 금액의 내용이 담긴 근로자 연말정산용 소득공제 증빙 서류를 전산 처리하여 건강보험공단을 거쳐 국세청에 제출하도록 했다.

이러한 시행령에서 개인 자영업자의 모든 영업 자료를 힘 안 들이고 쉽게 받아보고 그것에 근거해서 세금을 더 부과하겠다는 지극히 안일하고 행정편의주의적인 국세청의 속마음을 엿볼 수가 있다. 일선 세무서에서는 개원의들에게 마감 기일까지 자료를 보내지 않으면 세무조사를 당할 수 있다는 협박을 일삼으며 개원가를 압박하고 있다.

의료계 악영향 입법 적극 저지했어야

최근 우리 개원가는 일부 환자가 많은 비보험진료과 개원의들과 일부 보험진료과 개원의들 외에는 과반수 이상이 의약분업 후유증과 낮은 건강보험수가 및 환자 감소로 인해 자신의 월급도 못 벌고 있는 처지다. 특히 타 전문직종에 비해 가장 성실하게 자신의 수입과 지출을 신고하고 있는데 어찌해서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세무조사의 대상이 될 수가 있단 말인가.

이러한 비민주적이고 모순된 악법을 국세청이 강행하는 것에 대해 의협과 일부 시도의사회와 일부 회원들의 대처 방법에 대해 큰 실망감을 느낀다. 우리 의사들은 2000년 의약분업 투쟁 전에는 수도 없이 정부로부터 부당한 탄압을 받으며 지내왔었다. 하지만 2000년부터의 잘못된 의약분업 저지 투쟁에 돌입하면서 무서운 단결력을 과시, 정권 차원에서 무지막지하게 힘으로 밀어붙이던 김대중 정권을 놀라게 했다. 국세청의 부당한 일에 대해 제출하지 않아도 아무런 법적인 제재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세무조사 엄포로 많은 개원의들이 겁에 질려 자료를 제출했다. 막강한 단결력과 투쟁력을 과시했던 의료계가 어떻게 이렇게도 힘없이 허망하게 무너지고 만단 말인가.

이러한 사태의 제일 큰 책임은 작년에 이러한 소득세법 개정이 입법 예고되기 전에 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여 이 법의 입법을 적극 저지하지 못한 전 집행부에 있다.

법이란 한번 입법이 되고 나면 수정 폐기하는데 얼마나 힘든가를 이전 의약분업 관련 투쟁을 통해 경험하지 않았던가. 의료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법은 입법이 되기 전에 적극적으로 저지됐어야 했다. 그리고 그 다음의 책임은 현재의 부당한 소득세법 강행에 대한 시의적절하게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대처를 못한 현 의협 회장 및 그 집행부에 있다. 또 회원 보호라는 명분 하에 세무서의 공갈 협박에 너무도 쉽게 굴복, 지역 회원들에게 자료 제출을 강요해 전국의 개원의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일부 시도의사회의 집행부에도 있다.

우리 의사들은 2000년 의약분업 투쟁시에 전개됐던 일련의 사태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대중 정권을 거쳐 현재의 노무현 정권에 이르기까지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가 의사 집단에 대한 강한 적대감을 가진 적들 뿐이지 않았던가. 고립무원의 지경에서 우리는 오로지 우리 자신의 대동단결된 힘에만 의존해서 험난한 의약분업 관련한 투쟁을 전개해 오지 않았던가. 그 때 우리들은 처절하게 깨닫지 않았던가. 의사들의 단결된 힘만이 정권의 오만한 힘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라는 것을.

정권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

사회주의 성향이 농후한 현 정권도 이전 정권과 마찬가지로 의사보다는 국민의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을 펼치기에 여념이 없다. 현 상황도 개원가가 경제적 위기에 봉착한 이 시점에도 문을 닫든 말든 개의치 않고 내년도 건강보험 수가를 겨우 2.3% 인상하지 않았는가. 또 약사회가 강력히 요구하는 성분명 처방도 언제 강행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상황이 이러한 데도 의료계는 내부 분열과 대립만이 있었으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무지막지한 정권에 의해 심각한 의권 침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모든 의사 회원들은 의협 중심으로 대동단결을 해야 한다. 의협 회장은 심기일전하여 정부가 의권 침해를 할 시에 철저하게 연구된 중장기 대응전략을 통해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진두 지휘해야 하고 회원들을 적극 독려해야 한다. 그리고 각 시도의사회장들은 의협이 지시한 내용들을 일사불란하게 따르며 지역 회원들을 독려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일심동체의 대동단결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의사들은 계속해서 정권의 힘에 의해 부당한 탄압을 받으면서도 비통함만 삼켜야 할 것이다.

김경수 <부산 김경수내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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