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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의사회 창립 91주년 기념특집
2007 대선 캠프에 바란다<노인수발보험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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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신문
  • 승인 2006.11.3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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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관리기전이 효율적 복지 '첩경'

이 글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노인수발보험제도의 바람직한 미래 모형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필자는 노인요양보장제도를 먼저 도입한 선도국가들의 공통적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노인수발보험제도의 전략적 방향에 대해 제시해 보았다(참고로 요양과 수발의 용어는 국가간 그 사용을 정확히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혼용하였다).

노인수발(요양) 문제는 사회가 대처 노인요양보장제도를 먼저 도입한 선도국들로는 독일, 일본, 미국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첫째 노인요양 문제를 사회가 공동으로 대처하였다는 점이다. 즉, 각국은 구체적인 방법론은 다르지만 노인요양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국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강제적인 기전을 마련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노인인구가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노인요양의 문제를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여기지 않는 시각이 팽배해졌다. 이러한 점들은 정부가 시범 실시하고 있는 노인수발보험제도의 사회적 접근방법(모든 국민이 보험료 부과대상이며 모든 노인이 수급대상)을 정서적으로 수용하는 데 영향을 주었는데, 매우 바람직한 접근인 것으로 판단된다.

경쟁과 선택을 통한 효율적 시스템 추구 그러나 각 선도국들에서 실시한 노인요양보장체계들은 제도 도입 이후 수요와 비용이 급증하고, 다양한 노인요양서비스 제공자간 연계 단절과 같은 문제점을 공통적으로 겪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시범실시하고 있는 노인수발보험제도의 모형도 일본의 것을 기반으로 하였기 때문에 상기한 노인요양(수발)서비스의 수요·비용 증가, 서비스 제공자간 연계단절 등의 부작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렇게 예측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미래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기존 선도국의 노인요양보장체계가 갖는 문제점들을 살펴보면, 그 근본이유가 보건의료체계가 갖는 자원의 제한성, 그리고 통제중심적 관리기능의 저(低)효과성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체계 내 다양한 역할자들이 참여, 상호경쟁하며 그리고 소비자로 하여금 그들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체계의 효율성이 향상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과제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 가치관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첫째는 무제한적 형평적 접근 보다는 자원의 제한을 인식한 효율적 접근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는 효율성 추구 방법에 있어서 정부 중심의 통제적 관리 보다는 다수의 역할자 경쟁과 소비자 선택을 통한 자발적 관리기법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노인수발보험제도의 바람직한 미래 모습 구현을 위한 체계의 주요 구성요소별 전략을 제시하였다.

△보험자 구조 : 기존의 단일 보험자 보다는 다수의 경쟁적 보험자로 하여금 다양한 노인수발(요양)보험을 운영케 하고 이용자(노인수발 대상자)가 보험자의 종류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기전 마련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민간보험자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단, 국가는 보험의 가입을 의무화한다.

△제공자 구조 : 제공자들은 상호 연계하여 통합제공체계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공자들은 가입자들이 진료의 연속선상 최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일정 지역 내 노인요양(수발)서비스와 관련이 있는 모든 제공자가 협력하는 통합지역망을 구성한다. 이러한 통합제공자들은 다른 제공자 집단과 상호 경쟁할 수 있으며, 보험자들 또한 좋은 제공자를 확보하기 위해 상호 경쟁한다. 이러한 경쟁기전을 통하여 제공자와 보험자의 관리가 이루어지고 노인요양(수발) 서비스의 질확보가 가능하다. 이때 의사의 역할은 통합제공체계 내에서 체계의 구성 및 기획, 서비스 및 기관간 조정, 그리고 질평가 등에 있어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지불상환제도 : 상기 통합의료체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인두제 상환제도가 기본적 가정인데, 보험자는 피보험자에게 노인수발(요양)서비스를 제공할 제공자와 계약하고, 이들에 대해 인두제를 근간으로 비용을 상환한다.

△국가의 역할 : 정부는 노인수발(요양)보험의 가입 의무화뿐 아니라 노인수발(요양)체계를 구성하는 역할자들인 보험자, 제공자, 그리고 이용자의 현황과 기능을 파악, 조정함으로써 전체적으로 노인수발(요양)서비스가 효율적, 효과적으로 제공되도록 선도자, 조정자, 촉매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 론 이를 종합해보면 노인수발(요양)보장체계는 사회적 기전으로 재원이 조달하는 것이 합당해 보인다. 그러나 보험자의 선택은 개인이 결정하는 기전이 필요하다. 상호 경쟁하는 통합제공자에 의해 진료연속선상 최적의 노인수발(요양)서비스가 제공되며, 이들에게 인두제로 비용이 지불된다. 제공자와 보험자 상호 경쟁과 소비자 선택에 의해 서비스의 질이 확보된다. 이러한 자발적 관리기전을 통해 국가는 노인수발(요양)과 관련하여 효율적 복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단, 상기 제안은 기존의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갖는 기본 구조(단일 보험자)와 상치되는 면이 있음을 주지하고, 향후 과제로서 적용가능성에 대한 현실적 고찰과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신의철 <가톨릭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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