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의사회 창립 91주년 기념특집
2007 대선 캠프에 바란다 <의료시장 개방 · 영리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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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대선 캠프에 바란다 <의료시장 개방 · 영리법인>
  • 의사신문
  • 승인 2006.11.3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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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리 의료환경 개선후 점진적 시행을

지구촌에 몰아닥치고 있는 세계화의 물결이 우리나라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일 FTA 찬성과 반대를 놓고 많은 시민단체와 농민이 정부의 세계화 정책에 저항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 우리 의료계에도 의료개방과 영리법인 제도의 도입이라는 피할 수 없는 명제를 놓고 수년 전부터 많은 연구와 조사를 거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결론과 의사결정을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의료는 현재 전국민 건강보험화로 세계 어느나라보다도 훌륭하며 모든 국민에게 국가적 의료보험의 혜택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미비한 경제력하에서 정치적 논리로만 시작되어온 낮은 의료수가 정책으로 인하여 국내 대다수 병원급 의료기관은 어렵게 적정진료를 엮어 나가지만 재투자와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또 개원의 중심의 의원급 진료도 상당히 왜곡되어져서 교과서적인 보편화된 진료보다는 비보험, 고수익으로 향한 몸부림으로 비만, 피부관리, 노화방지, 성형수술, 치과 임플란트, 과학적 근거가 부족함에도 터무니없이 고급화된 한방의료 등으로 혼란스럽기 그지없는 상태에 빠져 있다.

이러한 때에 정부는 영종도를 비롯한 자유무역구역을 정하고 이곳에 외국병원과 외국 자본을 끌어들여 의료를 제한적이나마 개방하고 영리법인 병원을 허용하는 제도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이것의 실효성에 대해 판단하기 전에 우리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먼저 의료개방을 시행한 동남아나 인도 등의 의료 현실을 우리나라와 비교하여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인도 델리 시내에 위치한 아폴로병원은 5200여개의 병실 중 최소 100개는 늘 외국인 환자의 몫으로 남겨두고 최근 5년간 9만5000여명의 외국인 환자를 진료했다. 모든 의료서비스는 최상이고 병실료도 매우 저렴하다.

그래서 인도는 메디칼투어 지존의 성지가 되고 있다. 태국의 범릉팟병원은 지난 한해 동안에만 미국인 환자를 5만5000명 진료했다. 고급의료 인력을 다수 확보하고 좋은 시설과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대대적으로 광고하며 외국인 환자 유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싱가포르나 필리핀도 마찬가지 현실이다. 이에 맞추어 미국의 많은 의료업체들은 해외 치료를 선택한 환자들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덜어주기 위해 병원, 의사 선택상담, 비자나 공항픽업 및 관광 절차 등을 원스톱으로 서비스하며 미국 환자의 의료아웃소싱을 돕고 있다.

이제 국내 현실을 들여다보자. 한해 수천명의 국내 환자들이 국내 의료에 대한 불신과 의료 서비스에 불만을 품고 동남아 병원이 아닌 일본 혹은 미국병원으로 나가서 해외원정 진료, 수술 심지어는 출산까지 해대며 수년 전 통계에 의하면 1년에 약 1조5000억원을 소모하고 있다. 의학적으로 우리나라의 의료기술은 최첨단이다.

국내에도 세계적으로 이름난 명의들이 많이 있고 명의뿐 아니라 의사의 교육수준과 의술의 연구 수준도 세계 기준으로 이미 선진국 수준에 오르고도 남음이 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아직 우리 의료계는 불신당하고 낮은 의료수가로 인해 심한 왜곡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의료개방과 영리법인을 논하기 이전에 의료계의 불신을 조장하는 보험심사제도와 건강보험 청구과정, 세제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불합리한 문제점을 먼저 과감하게 해결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그냥 방치한 상태에서의 의료 개방은 우리나라의 의료계를 더욱 심한 고난의 길로 끌고가는 위험한 정책이 아닐 수 없다. 먼저 후진성을 면치 못한 의료환경의 개선 후에 영리법인과 의료개방이 논의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이런 국가적인 정책의 변환을 좀 더 신중하게 점진적으로 장단점을 잘 파악해가면서 제한적 범위 내에서 시행하도록 해야 한다. 많은 경우에서 국가적 정책이 너무 쉽게 결정되어지기도 하고 너무 쉽게 확대되어져서 낭패를 보는 수가 있었음을 우리는 경험해왔다.

우리나라의 노동력은 이미 의료개방을 먼저 시행한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 상당히 높아져 있다. 의료와 연관된 관광이나 요양의 수준도 차이가 난다. 과연 의료개방과 영리법인 제도가 국제 경쟁력이 있을 것인가를 지금 이 시점에 곰곰이 되씹어 보아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송 <서울성심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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