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득세법 개정안 유보돼야
<사설> 소득세법 개정안 유보돼야
  • 승인 2006.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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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득세법 개정안 유보돼야

 

 올해 초 국민들의 연말정산 간편화를 이유로 개정된 소득세법 개정안이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지금까지 개인이 취합하여 제출해오던 연말정산용 의료기관 영수증 등의 자료를 의료기관들이 대신 제출하는 것이다. 자료집중기관으로 선정된 건강보험공단은 며칠 전 의료기관들에 11월 10일까지 올해 8월 말까지의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당사자인 의료기관이나 약국 등은 당혹스럽기 그지없다. 법률이 올해 초에 개정되어 수개월 전부터 시행을 예고해 왔다고는 한다. 그러나 일선 의료기관, 약국들이 구체적인 내용을 알게 된 것은 불과 며칠 되지 않아 전혀 준비가 안되어 있는 것이다. 또 자료제출용 프로그램도 미비하고 거기에 따른 부대비용에 대한 것도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보다 중요한 문제는 개인의 정보유출이다. 의료법에는 환자의 비밀 보장을 명문화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때는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 그러나 이번에 개정된 소득세법은 이에 대한 대책이 크게 미흡하다. 개인의 은밀스러운 의료 기록이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는 원하는 사람에 한하여 자료를 제출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건보공단은 원하지 않은 사람의 서명을 받아 자료 제출을 제외하도록 하는 네거티브 방식을 채택하였다.
 또한 건보공단의 자료집중기관으로서의 자격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6일 국정감사에서 이기우 의원은 건보공단 직원의 불법적인 개인정보 유출을 지적했다. 지난 1년간 드러난 것만 해도 9명의 직원들이 개인 정보를 불법적으로 유출했으나 공단 측은 해당 직원들을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 그 뒤로도 개인정보 침해에 대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 따라서 건보공단이 보다 근본적인 개인정보 유출 방지 대책을 세우지 않는 한 자료집중기관으로서 자격은 크게 부족하다. 그러므로 개정된 소득세법에 대해 시행을 무작정 서두르기보다는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어 의료기관들이 준비할 여유를 주어야 한다. 또 국민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한 다음에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아무리 입법 취지가 좋은 법률도 너무 서둘러 실시하다보면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클 수도 있음을 다른 법안들에서 이미 숱하게 보아왔다. 국민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것이 법의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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