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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영역에서의 보톡스
치료 영역에서의 보톡스
  • 의사신문
  • 승인 2006.10.27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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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 제 2의 전성시대 - <3> 치료영역의 보톡스

지금은 보톡스가 주름치료제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지만 원래는 치료목적으로 쓰였다. 1973년 미국의 안과의사 앨런 스코트가 원숭이 실험 도중 수축돼 있던 눈 주변 근육에 보툴리눔 톡신을 주사하자 근육이 풀리는 것을 보고 우연히 발견하게 된 것. 본격적으로 1980년대 들어 눈꺼풀 떨림증, 사시 등을 위한 치료제로 개발됐고 1989년 FDA의 승인을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보톡스 소비량의 60%는 미용 목적이 아닌 치료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보톡스는 ‘미용’에서 ‘치료제’로 그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보톡스의 다양한 치료 영역에 대해서 알아본다.

소아 뇌성마비 환아들은 근육이 발달함에 따라 해마다 수술을 받아야 하는 소위 ‘생일 증후군’으로 고통을 겪어야 한다. 하지만 보톡스는 이런 불필요한 수술을 줄이고, 수술을 상당한 나이까지 지연 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소아 뇌성마비 환아들이 보톡스를 맞게 되면 경직됐던 손과 다리에 불필요한 아세틸콜린 분비를 막음으로써 구부러지지 않게 하는 동시에 고통도 줄일 수 있다.

미국의 의학잡지 NEJM은 보톡스 치료가 주름살 제거는 물론 땀이 많아 고생하는 다한증에도 효과적이란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양쪽 겨드랑이에서 8시간당 4컵이나 되는 땀을 흘리는 극심한 다한증 환자 145명에게 보톡스 주사를 실시한 결과, 85%나 분비량을 줄였다는 것. 보톡스는 수술 시 발생할 수 있는 보상성 다한증이나 윗 눈꺼풀이 감기는 안검하수의 부작용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저절로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거나 깜빡이게 될 때가 있다. 심한 경우 눈이 완전히 감기게 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증상을 안검경련이라고 한다. 이러한 안검경련의 치료에도 정신요법, 안과적 치료, 약물 치료, 수술적 요법들이 이용되다가 최근 간단한 보톡스 시술로 대체되어 70%정도 사용되고 있다.

2004년 11월에는 국내 최초로 보톡스 시술을 전립선비대증 치료에 도입되기도 했다.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보톡스 치료를 한 결과, 약 70%의 환자에게서 전립선 크기가 줄어들고 빈뇨와 야간뇨 등 전립선 증상지수(IPSS)가 대폭 개선되는 우수한 치료효과를 거둔 것.

편두통에 대한 현 치료는 거의 경구제를 이용하기 때문에 대부분 부작용을 동반하고 있다. 보톡스의 획기적인 차이점은 현 치료는 발병한 편두통을 소실시키는 것이지만 보톡스는 두통을 예방한다는 것이다. 두개골막 근육의 수축은 다소 편두통을 유발하는데, 보톡스는 근수축을 억제하여 편두통의 빈도 및 정도를 감소시키게 된다. 실제로 편두통 환자가 보톡스 주사를 이마에 맞았을 때 75%정도가 3개월 정도 두통에서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항문 치열이란 항문점막이 찢어지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변비이나 항문 괄약근의 과도한 수축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만성치열로 악화되면 수술이 불가피하지만 보톡스 시술을 이용해 긴장된 괄약근을 이완시켜 수술 없이 간단하게 치료가 가능하다. 그 외에도 사경, 사시, 뇌졸중 후 사지경직과 방광염, 요실금, 강직성 발음장애, 이갈이, 근육통, 수전증 등과 같은 중증질환 치료에도 효과적인 비수술요법이다.

최근에는 우울증 치료와 항암치료에도 도움이 되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보톡스의 치료분야 영역 확장이 어디까지 계속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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