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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사 `박리다매형' 진료
한국의사 `박리다매형' 진료
  • 정재로 기자
  • 승인 2006.08.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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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의사들이 외국 의사 보다 환자를 평균 3배 이상 많이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저수가로 허덕이는 우리나라 의사들은 박리다매 꼴로 진료비를 보상받는 것이 확인됐다.
 최근 `OECD Health Data 2006'를 근거로 국가별로 `국민 1인당 의사 방문횟수(2004년 기준)'를 비교·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국민들은 OECD국가 평균보다 36% 더 많이 의사를 방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료에 따르면 2004년 기준 국민 1인당 의사를 방문하는 횟수가 터키 3.1회, 포르투갈 3.8회, 영국 5.3회, 덴마크 7.5회 등 OECD평균 6.8회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2년 자료를 기준으로 10.6회 방문한 결과와 비교하면 대략 OECD평균보다는 36% 더 의사를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2004년 기준)'를 OECD국가 별로 비교분석 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1.6명으로 OECD 평균 3.1명 보다 약 2배정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리하면 OECD국가 보다 평균 의사 수는 2배 적지만 국민들이 의사를 방문하는 횟수는 오히려 36% 높게 나타났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의사들이 환자를 진료하는 횟수가 OECD국가 의사보다 평균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 1인당 보건의료비 지출액은 우리나라의 경우 1149달러로 여전히 OECD평균 2582달러의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리나라 의사수 증가율이 OECD국가 보다 평균 2배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GDP 대비 국민의료비지출 비율' 증가율은 OECD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 의사수 증가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의료계 관계자들은 “우리나라 의사들이 외국 의사들 보다 환자를 많이 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의사 수가 적어서가 아니라 수가가 워낙 낮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서울시의사회 신민석 부회장은 “선진 외국처럼 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박리다매 꼴의 진료형태가 아니라 한 명의 환자라도 충분히 환자들을 파악하고 진료할 수 있도록 수가를 보상해 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나라 의사수 적정성 논란과 관련해서도 “정부가 의사 수가 적다고 평가, 그에 맞는 수가만 적정화 시켜준다면 의사들도 자연스럽게 그 이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의사 수가 적당하다고 판단하면 최근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의사 수에 대한 대책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0년 동안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OECD 국가들에서 CT나 MRI와 같은 고가의료장비의 이용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인구 100만 명당 CT의 수는 1993년 12.2대에서 2004년 31.5대로, MRI 수는 1993년 1.8대에서 2004년 11대로 급속히 증가했다. 그 중 2004년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100만 명당 CT수가 OECD 18개 국가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 2003년도 기준 우리나라의 국민 1인당 평균 급성기의료이용 재원일수는 10.6일로 OECD 국가들 중 2004년도에는 일본(20.2일)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정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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