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0:55 (금)
일본의 상징 `후지산'-본지 황선문 부장 서울시의사산악회 동행 취재기<상>
일본의 상징 `후지산'-본지 황선문 부장 서울시의사산악회 동행 취재기<상>
  • 황선문 기자
  • 승인 2006.07.2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의 상징 `후지산'-

본지 황선문 부장 서울시의사산악회 

동행 취재기<상>

 5고메서 내려다 본 운해는 `한 폭의 그림'

 일본 최고봉 정복 기대에 묘한 느낌들어

 오다이바 해안공원 야경에 감탄사 절로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는 점에서 또한 그 수려한 모습 때문에 옛날부터 일본의 상징으로 알려진 후지산.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그들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자랑으로 여기는 그 후지산의 정상을 제헌절 이른 아침에 정복한다는 것은 묘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사실 후지산을 단순히 산으로만 생각할 땐 비록 해발고도가 3776미터나 되지만 10시간이내에 산행을 마칠 수 있다는 점에서, 검붉은 화산재만 보이는 황량한 산이라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낄 수 없었다. 특별한 기대도 사전 준비도 소홀히 한 채 그렇게 후지산을 찾았다.
 그러나 후지산은 우리에게 비록 정상에 오르는 것은 허락했지만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짙은 안개와 하늘이 뚫린 듯 퍼붓는 비, 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몰아치는 강풍으로 끝내 속살을 보여주지 않았다. 다시 한번 산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고 돌아온 2박3일이었다.

 드디어 일본으로 출발
 드디어 후지산 등반일정의 첫날이 밝았다. 아침부터 흐리던 날씨는 점심때가 되자 비로 변했다. 제헌절 연휴 내내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다소 걱정스럽기도 했다. 낮 12시 50분 공항버스에 몸을 싣고 여행사에서 보내 준 일정표를 보며 후지산 등반을 그려본다.
 김포국제공항에 하차 후 오후 2시 20분 약속장소인 공항 2층 아시아나 항공 카운터 앞에 도착하니 낯익은 얼굴들이 보인다. 반갑게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하고 이번 산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서울시의사산악회(회장·박홍구, 등반대장·김진민)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2박3일간 후지산 원정길에 올라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과 그들의 국가적 우상이자 안정의 상징인 후지산을 체험했다.
 회원과 가족을 포함하여 33명이 참가한 이번 후지산(해발 3776미터) 산행은 2003년 일본 북알프스 종주등반(최고봉 오꾸호다카다케봉 해발 3190미터)과 2004년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nnapurna Base Camp : ABC 해발 4130미터) 트레킹, 2005년 백두산(최고봉 장군봉 해발 2749미터) 서파·북파 종주에 이은 4번째 해외원정등반.
 오후 3시 50분 서울시의사산악회 회원 가족 등을 태운 아시아나 OZ1045기는 김포국제공항을 이륙, 도쿄 하네다국제공항으로 향했다. 1시간 50분 후 하네다공항에 도착, 입국수속을 마친 뒤 우리일행을 기다리는 전세버스에 몸을 실었다.
 오후 6시 40분 바다를 매립해서 세워진 오다이바로 향했다. 2박3일 동안 우리와 동행할 가이드가 이번 일정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 오다이바의 역사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오다이바는 원래 도꾸가와 막부가 바다를 통한 외부인의 침입을 막기 위해 포대를 설치해 놓은 작은 섬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에 기존의 섬을 매립하여 넓히고 레인보우 브리지를 연결하는 등의 대공사 끝에 아름다운 해변공원으로 탈바꿈하였다는 것이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쇼핑센터의 중식당에 도착 후 레인보우 브리지와 바다에 떠 있는 선박들을 보며 즐거운 저녁식사 시간을 가졌다. 레인보우 브리지와 어울린 해안공원의 야경은 한 폭의 그림이었다. 모두들 기념촬영을 찍기도 하고 아름다운 야경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하다.
 저녁식사 후 밤 8시 오다이바를 출발, 첫 숙소인 하다노역 부근의 그랜드호텔로 행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도시는 무척이나 잘 정돈되고 깨끗해 보여 일본이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두렵기도 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재일 총무의 사회로 이번 후지산 등반에 참가한 33명에 대한 소개가 있은 뒤, 박홍구 회장은 인사를 통해 “고산병이 다소 걱정되기는 하지만 사고 없이 후지산 정상을 밟고 건강한 모습으로 귀국하자”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해외원정등반을 위해 적극 후원해 주신 서울특별시의사회 경만호 회장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 대한의사산악회 서윤석 회장(서울시의사회 부회장)은 고산병 극복을 위해 필자인 조수헌 교수(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의 양해를 얻어 `고산병의 정체와 예방'이라는 소책자를 김포공항에서 나눠줬다. 모두들 고산병에 대해 탐독하고 예방법을 익히는 등 소책자에 큰 관심을 보였다.
 1시간 20여분을 달려 첫 숙소인 그랜드호텔에 도착, 2인 1조로 각자 방을 배정 받고 흩어졌다. 잠시 후 이번 산행의 성공을 위해 간단한 미팅이 있었다. 물론 음주와 함께. 내일 산행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강원경 재무이사가 김포공항 면세점에서 준비한 양주 3병이 어느새 동났다. 양주에 이어 또 다시 팩소주가 돌고 밤 12시가 다돼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둘째 날 후지산을 향해
 아침 6시 모닝콜과 함께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간단하게 샤워를 마치고 일본식으로 마련된 아침식사를 했다. 소량으로 깔끔하고 맛있게 차려진 식단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오전 8시 10분 버스에 몸을 싣고 드디어 후지산으로 행했다. 출발한지 25분쯤 지나자 구름에 가린 산들이 오른쪽으로 도열한다. 고속도로 위를 빠르게 질주하는 버스의 차창 밖 풍경은 우리와 비슷해 보인다.
 후지산이 가까워질수록 잔뜩 찌푸리고 있던 하늘이 드디어 비를 토해낸다. 이번 산행동안 비가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보와 달리 비는 더욱 세차게 내린다. 차츰 굵어지는 빗방울을 보니 이번 산행도 다소 힘들 것이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아 본다.
 고속도로를 벗어나자 후지산으로 향하는 길 양옆으로는 수목이 울창하게 하늘을 찌를 듯 뻗어 있다. 곳곳의 도로 전광판에서는 비가 오는 날씨를 알리고 주의운전을 당부하고 있다.
 5부 능선(5合目 : 5고메)이 가까워질수록 길게 뻗은 소나무에서 작은 수목으로 바뀌고 있었다. 이제 세차게 내리던 비도 서서히 그친다. 배낭에서 꺼냈던 비막이 재킷을 다시 챙겨 넣었다.
 5고메(해발 2305미터)를 2킬로미터 앞둔 지점부터 차량정체가 심각하다. 가이드에 따르면 일본도 우리와 같이 황금연휴란다. 우리는 17일이 제헌절인데 비해 일본은 이날이 바다의 날로 공휴일이라는 것이다.
 오전 10시 20분 결국 1.5킬로미터를 남겨두고 버스에서 하차, 5고메 주차장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길 오른편 저 아래로 흰 파도처럼 물결치는 운해와 어우러진 산 군락들이 멋진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구름보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한 폭의 그림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며 우리일행을 무아지경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모두들 운해를 배경으로 카메라 셔터를 바쁘게 누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