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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종주 - 지리산 구간
백두대간 종주 - 지리산 구간
  • 의사신문
  • 승인 2006.10.2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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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종주는 산악인 자격 논하는 잣대

2000년 3월 25일(토) 가랑비가 내리는 삼성서울병원 농구장 한켠에서는 병원 산악인들의 조촐하지만 의미있는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백두대간 종주를 시작하는 산악회의 안전산행 기원제. 그렇게 대간종주의 대장정은 시작되었다. 산악인들은 지리산에 여러 의미를 부여하지만 가장 가슴에 와 닿는 것이 `어머니 산'이다. 어머니는 포용과 관용의 대상이자 언제나 좋은 의미로 다가오듯 산사람들에게 지리산은 평생을 두고 올라도 한결같이 변치 않고 좋을 바로 그런 산이기 때문이리라.

지리산은 1967년 한국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3도 5군에 걸쳐 둘레가 800여리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국립공원으로 동쪽 천왕봉에서 서쪽 노고단에 이르는 40여km의 장대한 주능선에는 제석봉을 비롯 촛대봉, 영신봉, 명선봉, 반야봉 등 1500m 이상의 고산준봉이 10여개나 솟아 있는 웅장하기 이를데 없는 산군이다. 백두대간의 남측 시발점인 지리산 천왕봉(1915m)을 오르는 구간은 일반적으로 중산리, 대원사, 칠선계곡을 시발점으로 하는 세코스를 잡는데 대간꾼들은 대개 대원사 코스를 택하며 일반 탐방객은 최단 코스인 중산리 구간을 가장 많이 선택한다. 두코스 모두 세시간 이상 땀을 흘려야 천왕봉에 오를 수 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지리산 천왕봉 일출을 제대로 볼 수 있다고 하는데 필자는 다섯번 도전에도 제대로 된 일출을 경험하지 못했으니 부덕의 정도가 간접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대원사 기점으로 천왕봉을 경유 노고단에 이르는 구간은 짧게 잡아도 1박2일이 걸리는 긴 구간이다. 다행이 지리산 주능선에는 세석 산장을 필두로 5개의 산장이 잠자리를 제공해주고 있으며 선비샘, 총각샘, 임걸령샘 등이 연이어 종주산행자의 목을 축여주고 있어 그야말로 천혜의 종주코스라 할 수 있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대간꾼들은 항상 식수와의 싸움을 벌이는데 그 때마다 지리산의 풍부한 샘들을 떠올리곤 하는데 지리산을 어머니 산으로 부르는 또 하나의 이유인 듯 싶다. 지리산 종주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면 백두대간 종주의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그만큼 백두대간 구간에서 가장 어려운 구간이고 지리종주 경험을 산악인의 자격을 논하는 잣대로 삼곤 한다. 이러한 이유로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지리산 일종주를 권하고 싶다. 

서동면〈삼성서울병원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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