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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당선자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 요구 변함없다”
임현택 당선자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 요구 변함없다”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4.03.28 06: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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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은 현 사태 바로잡으라는 ‘명령’···“박인숙 후보 영입해 대국회 활동했으면”
의협의 로펌 수준 법률서비스 제공 약속··· 변협 수준 강력한 자율징계권도 필요
보수 정당 몰표 안줘···개혁신당 지지 의사 밝혀, 박민수 차관의 대화 제의는 거부

“회원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 주신 것은 현재의 사태를 분명하게 바로 잡으라는 명령이다.”

임현택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당선자는 지난 26일 의협회관에서 진행된 출입기자단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선거에서 내세운 공약 중 가장 먼저 이행할 공약은 예상대로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저지를 꼽았고, 의대 정원이 학교별 배정까지 완료됐기 때문에 재검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정부여당의 망상’이라며 반드시 원점 재논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 박인숙 후보를 ‘삼고초려’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영입해 ‘대국회 활동’을 맡기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회원 보호에 앞장서면서 무엇보다 의협의 대회원 법률서비스 수준을 로펌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또 의협이 변호사협회 수준의 강력한 자율징계권을 갖게 해 부도덕한 회원은 과감히 퇴출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총선에서 의사들이 과거처럼 보수 정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고, 그렇다고 진보 정당을 지지하지도 않을 것이며 무엇보다 의료계에 보탬이 되는 후보를 지원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특히 신생 정당인 개혁신당에서 비례대표 1번으로 선출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출신 이주영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당선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대정원 증원 사태로 인해 정권 퇴진 운동까지 거론됐지만 임 당선자는 “한 번은 더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의료계에 대화를 제의한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에 대해선 “집에 갈 사람과 대화를 할 이유는 없다”며 사실상 대화를 거부하고, “대한민국 의료를 망국에 빠트린 책임자들에 대한 경질이 아닌 파면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기자들과 질의응답

Q. 당선 소감과 당선된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A. 평소 선거라면 굉장히 영광스럽겠지만 지금은 의료계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전혀 기쁜 상황은 아니고 오히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전공의부터 중증희귀질환을 진료하는 의대 교수들까지 의료 현장을 이탈하고 있는데 정부는 자긍심과 보람,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일하던 의사들에게 온갖 모욕을 하며 꿈을 산산조각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 회원들이 유례없는 투표율과 지지를 보내 주신 것은 전공의, 교수님, 봉직의, 개원의 선생님들에 이르기까지 현재의 사태를 분명하게 바로 잡으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Q. 이번 선거에서 내세운 공약 중에서 가장 먼저 이행할 공약은?

A.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전면 백지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 목표 달성 후에는 수십 년간 누적된 의료계의 문제점들에 대해 하나하나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임기 내에 분명한 해결책을 찾을 것이다. 

매년 대의원회 수임 사항으로 올라오는 문제들 그리고 의협회장 선거공약으로 올라오는 문제들이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다시 올라오는 것이다. 분명히 근본적으로 고치겠다.

다음에는 회원보호에 대한 문제인데 회원들이 진료현장에서 정말 힘들어 하는 문제들에 대해 의협이 가장 먼저 가서 회원들의 편에 서서 도울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겠다.

특히 법제이사들을 실력 있는 분들로 많이 위촉해 의협의 대회원 법률서비스 수준을 로펌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다.

Q. 다른 후보들의 공약 중에서 앞으로 의협 회무에 반영할 공약이 있다면?

A. 박인숙 후보님이 의협에 대해 “현재 관련 법안을 어느 상임위에서 다루고 있는지, 또 어떤 제정 단계에 와 있는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분명히 챙겨야 한다”라고 지적하신 것에 대해 매우 공감한다. 그래서 결선 투표 직후 바로 달려가 도움을 요청했다. 박인숙 후보가 이 일을 맡아 주신다면 '천군만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Q. 현재 의료계는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의대 정원은 학교별 배정까지 완료됐기 때문에 원점 재논의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는 주장이 있다. 단계적 증원 등 다른 대응책이 있는지?

A. 의대 교육은 단 한 과목이라도 낙제하거나 일정 수준이 되지 않으면 이수가 불가능하고 다시 다녀야 한다. 저조차도 장학금을 받고 의대에 입학했는데도 본과 1학년 때 유급을 했다. 의대정원이 학교별 배정까지 완료됐기 때문에 원점 재논의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건 정부여당의 망상이다. 교육현장인 학교와 병원에서 절대로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한 것은 명약관화하다. 가장 먼저 교수님들이 반대하실 것으로 생각하며 교수님들의 의견을 경청해서 의협회무에 반영하겠다.

Q. 의대정원 증원 이슈와 관련, 전공의, 의대생, 의대 교수의 협력을 이끌어내 의협의 품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A. 그동안 의협이 개원의들의 의사만 반영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역대급 투표율’에 ‘역대급 지지’로 제가 당선됐다. 다시 말해 정부가 폄하했던 대표성 문제를 분명하게 “아니다”라고 전 직역의 회원들이 큰소리로 말씀하셨다고 생각한다. 이번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전공의, 의대생, 교수님들의 의사를 충분히 듣고 의사 결정을 하고 충분한 의견교환과 동의하에 중요 결정을 할 생각이다.

Q. 정부의 발언으로 인해 의사들의 대표단체라는 의협의 정체성이 크게 흔들렸다. 이번 회장 선거 때 높은 투표율로 어느 정도 만회했다고 하지만, 이번 선거 역시 총 선거인 수가 전체 회원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아 대표성 논란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의협의 대표성 회복을 위한 방안이 있는지?

A. 궁극적으로 회비 납부 여부에 관계없이 투표권을 주면 대표성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예비의사인 의대생들에게도 준회원 자격을 주는 것까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의협의 살림과도 관련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회원 여러분들의 충분한 의견을 듣고 결정할 것이다. 변호사협회의 경우 개업 변호사들의 현황을 모두 신고해야 하고 어떤 소송을 하는지, 변호사 수임료까지 알 수 있고 회원들의 징계권까지 갖고 있다. 의협도 회원이라고 무조건 감싸는 게 아니라 부도덕한 회원이라면 과감히 탈퇴시켜 윤리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지금보다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의협을 만들고 회비 내고 싶은 의협을 만드는 최선을 다하겠다.

Q. 제42대 집행부 구성의 원칙은 무엇인가?

A. 가장 우선원칙은 능력과 그에 못지 않은 열정이다. 두 가지 모두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남은 기간 회장직 인수위원회가 출범하는 대로 다양한 직역의 다양한 인재들을 찾을 것이다.

Q. 현재 의협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비대위와의 관계를 어떻게 조율해 나갈 방침인지?

A. 김택우 비대위원장과의 갈등은 전혀 없다. 지난주 비대위 회의에서 회장 당선자가 나온 후 비대위 체계를 재정립하자라는 논의가 있었고 김택우 위원장과 상의 후 결론이 나는 대로 따로 말씀 드리겠다.

Q. 이필수 집행부는 간호법 저지 활동은 물론, 이번 총선을 대비해 타 보건의료단체와 적극 협력하고 있다. 타 보건의료직역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A. 필요한 부분에서의 협력은 이어갈 생각이다. 구체적인 건 캐비넷이 완성된 뒤에 관계설정에 대한 논의를 하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동안 의사들은 보수 정당에 대해 압도적인 지지를 나타냈지만 이제부터는 절대로 어느 한 쪽을 일방적으로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의사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정책을 추진할 분을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의사를 두들겨 패서 당선되려는 사람은 절대로 지원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개혁신당에서 비례대표 1번으로 선출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출신 이주영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당선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Q.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이 의료계에 대화하자고 제의했는데?

A. 집에 갈 사람과 대화를 할 이유는 없다. 저는 이번 사태를 야기해 대한민국 의료를 망국에 빠트린 책임자들에 대한 경질이 아닌 파면을 요구했다. 경질을 하면 공무원 연금을 온전히 다 받을 수 있고 파면을 해야 절반만 받게 할 수 있다. 

Q. 비대위에서 논의한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을 이어갈 생각이 있는지?

A. 우리나라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 탄핵 위기 사태가 있었고, 박근혜 대통령은 실제로 탄핵된 아픈 역사가 있다. 탄핵은 신중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고집을 부린다면 선택지가 별로 없을 것이다. 

Q. 의협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는 개원의들은 이번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

A, 전공의들은 2가지 목소리가 있다. 하나는 어차피 개원의가 파업 같은 걸 해 봐야 참여율도 높지 않을 것이고 그러다 정부에 또 다른 빌미나 줘 나쁜 영향만 미칠 수 있으니 그냥 가만히 있고 후방 지원만 해달라는 것이다. 또 다른 목소리는 개원의들이 아무 것도 안하고 있다는 지적인데 두 목소리 모두 경청할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 해왔던 의협의 재미없는 투쟁 방식, 예를 들어 특정 장소에서 집회를 열고 애국가, 연대사, 구호 등을 외치는 것은 앞으론 지양할 것이다. 투쟁도 정말 회원 누구나 참여하고 싶도록 진행할 것이다. 총선을 결단낼 수 있는 복안도 갖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추후 공개하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저는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직을 다섯 번이나 연임하면서 98.4%의 압도적 지지율을 받았다. 기존의 진부한 방식이 아닌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방법으로 회무에 임할 것이다. 일부 의료계 인사들(특히 교수들)이 제가 지나치게 과격하다고 불안해 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한편으론 안정감 있는 회무도 펼칠 것이다. 지금 어깨가 매우 무겁다. 많은 회원들이 저에게 큰 기대를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이번 회장은 정말 잘 뽑았다” 싶게 압도적 성과를 내는 회장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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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용 2024-03-28 19:39:12
의료 업무량과 이용량 최고이지만 의료수가는 후진국(OECD 72, 한국 48)이다. 응급실 폭행 고소 난무하며, 사고나면 폐업해야 한다. 교대 없으면 당직으로 24시간 쉬지도 못한다. 사명감만으로 버티다가 하나 둘씩 떠나간다. 2천명 호가호위 하는 어린상어나 수억원 곡학아세 하는 어린메기라도 있어야 살려고 발버둥친다. "인간은 원래 (게으른 從이라서) 강력한 누군가가 자기를 lead해주기를 바란다."는 전두광 독재가 재현된다. 함석헌신부는 second worst라도 찍으라 한다. 냉소주의를 버리고 자유를 얻으려면 대가를 치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