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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대의원회 “졸속정책 밀어붙인다면 의료계와 정부 신뢰 파탄날 것”
서울시의 대의원회 “졸속정책 밀어붙인다면 의료계와 정부 신뢰 파탄날 것”
  • 김동희 기자
  • 승인 2024.03.22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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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파국 상황 극복하고 의료 살리기 위해 대화에 나설 것 강력 촉구”

서울시의사회 대의원회(의장 이윤수, 이하 대의원회)는 지난 21일 정부의 의대증원 대학별 배분 발표와 관련, 성명서를 내고 정부에 “파국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의료를 살리기 위해 대화에 나설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의원회는 “계속 불통으로 졸속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의료계와 정부의 신뢰는 파탄을 맞을 것이며 이로 인한 혼란의 책임은 오롯이 현 정권에 귀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명서


2020년 어려운 진통을 겪고 힘들게 만들었던 9.4 의정합의 정신을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치고, 힘들게 버텨온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파국만은 막아보려 애쓰던 우리 의사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린 2000명 의대증원 대학별 배분 발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눈에 밟히는 환자 곁을 떠난 전공의, 의업에 대한 꿈을 키우며 배움에 정진해야 할 캠퍼스를 떠난 의대생, 사랑하는 제자들을 어떻게든 병원으로, 학업으로 다시 불러들이겠다는 마음 하나로 몸이 부서져라 시스템을 지탱하고 있는 교수, 그리고 모든 의사를 대표해 온갖 억압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을 지키고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 붕괴를 막아내려 불철주야 애써 온 의협 비상대책위원 등, 의업에 종사하는 대다수 구성원의 진정성을 짓밟고 아무런 근거 없는 2,000명이라는 숫자에 매몰되어 비과학적, 비논리적 정책을 서둘러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이 진정 국민을 위한 길인지 묻고 싶다. 왜 한 달여 전 아무 문제없이 우수한 의료 시스템하에서 질병을 치료받던 국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하는지? 국민을 위한다며 많은 국민들을 불편하게 하고 중증환자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정책이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졸속으로 무리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2000명 증원이 필수 요건이라 하는지 아무리 물어도 정부는 대답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뛰어난 의료접근성, 낮은 신생아 사망률 등 어느 국가도 넘볼 수 없는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우수성은 외면하고, 인구 천 명당 의사 수만 앵무새처럼 되뇌며, 온갖 여론몰이를 통해 밥그릇 싸움하는 것처럼 의료계를 폄하하기에 급급하다. 

2000명이라는 숫자도 경악을 금할 수 없지만, 의과대학들이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졸속으로 대충 나누어진 대학별 증원 규모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의대 증원 관련 배정위원회를 가동하겠다고 한 것이 3월 15일인데, 국민 건강과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문제를 5일 만에 발표하는 놀라운 일을 해낸 정부가 새삼 대단해 보인다. 정부가 좋아하는 증원 배정에 대한 원칙과 과학적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지난 2월 1일 발표된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패키지 중 의료인력 확충이 이렇듯 온 나라를 혼란에 빠뜨릴 지경인데, 앞으로 또 어떤 개혁을 빙자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에 대한 파국적 졸속 개악이 이루어질지 심히 우려스럽다. 

3월20일 정부의 발표로 장차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을 책임지고 이끌어 가야 할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돌아올 다리는 끊어져 버리고 말았다. 최소 10년은 넘겨야 보충할 수 있는 2000명 증원에 몰입되어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을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란으로 빠뜨린 책임은 누가 질 것이며, 그로 인해 국민들이 받을 아픔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라도 정부는 파국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의료를 살리기 위해 대화에 나설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계속 불통으로 졸속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의료계와 정부의 신뢰는 파탄을 맞을 것이며 이로 인한 혼란의 책임은 오롯이 현 정권에 귀결될 것이다.

2024년 3월 21일 
서울시의사회 대의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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