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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전공의 10%도 복귀 안 할 것‧‧‧대통령 결단 필요”
“내과 전공의 10%도 복귀 안 할 것‧‧‧대통령 결단 필요”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4.03.14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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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내과학회, 교수들도 지쳐 사직 움직임‧‧‧환자들 피해 당하면 안돼

“마지막 희망의 촛불이 꺼져가고 있다. 내과 전공의들 중 10%도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전국의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난 지 한 달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대한내과학회가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사태 해결을 위한 정부와 대통령의 결단을 요청했다.

앞서 지난 2월 22일에도 대한내과학회는 부당한 의료정책에 저항하는 전공의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표명한 바 있다. 

내과학회는 “아무리 상황이 잘 정리되어도 필수의료의 마지막 보루인 내과 전공의는 10%도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국 수련 책임자들이 하소연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전국의 상급종합병원에만 내과 전문의가 3500여 명 근무하고 있고 전체적으론 4600여 명이 넘는다. 전공의 3개 연차가 1800명이라고 하면 전체 6400명 의사 중에 28%가 내과 전공의인 셈이다.

학회는 “이 많은 의사가 한순간에 병원을 그만둔다고 생각해 보라”며 “수련병원의 교수(전문의)와 전공의는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협업 체계로 돌아가는 치료공동체다. 전공의가 없는 병원은 멈출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내과학회는 현재 정부가 중증, 응급의료 체계는 돌아가고 있으니 의료대란이 아니라고 하는 것에 대해 ‘갈라치기’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회는 “정부는 사직서를 내고 나간 전공의는 의사의 직분을 팽개쳐 버린 나쁜 놈이고, 교수들은 그것에 반대하기 때문에 병원을 지키고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중증환자와 응급환자에게 큰 피해가 가는 순간 의사들의 주장이 송두리째 묻힐 것이기 때문에 교수들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야간 당직을 서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교수들의 몸과 마음도 그 한계가 다가와 이제 교수들도 힘들어서 사직을 생각하고 있다”며 “더 큰 의료대란이 오기 전에 이 상황을 끝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649명의 신입 내과 전공의들 중 1명도 수련을 시작하지 못했고, 심지어 2‧3년차도 거의 대부분은 병원을 떠난 상태다. 그 결과로 앞으로 4년간 대한민국에서 내과 전문의는 배출되지 않게 된다.

이에 학회는 “정말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 내과는 고사하게 될 것”이라며 “내과학회가 현상황을 비통한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발언을 문제삼으며 의료계를 개혁의 대상으로 몰고 가는 대통령과 정부의 인식전환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윤석열 대통령은 “의대 정원 확대 및 의료개혁 등 우리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혁과제의 완수를 위해 종교계가 도와달라”고 발언한 바 있다. 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매일 아침 라디오에서 “의료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불편을 감수해 달라”고 광고하고 있고, 길거리 광고판이나 심지어 아파트 안내문에까지 의사들이 개혁의 대상임을 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회는 “이러한 정부의 의료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현 정부에 대해 그동안 묵묵히 수십 년 동안 환자 곁을 지켜온 교수들도 자괴감이 들 정도”라고 전했다.

끝으로 내과학회는 “지금 이 상황을 풀고 의료대란을 정상화해 줄 사람은 대통령과 정부”라고 거듭 강조하며 “하루하루 지쳐 나가고 있는 교수들(전문의)마저 쓰러져 환자들에게 큰 피해가 가해진다면 그 책임에서 정부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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