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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하 회장 “선배들이 사직하라고 따를 전공의들 아냐”
박명하 회장 “선배들이 사직하라고 따를 전공의들 아냐”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4.03.14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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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경찰 소환조사 앞서 ‘전공의 사직’ 교사·공모한 적 없다는 입장 거듭 밝혀
“전공의 복귀 힘들듯··교수 사직도 우려, 정부가 하루빨리 의료계와 대화 나서야”

박명하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조직위원장(서울시의사회장)은 오늘(14일) 오전 2차 경찰 소환조사에 앞서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을 교사하거나 공모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박명하 위원장을 포함한 5명의 의협 비대위 관계자들을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을 부추기고 집단행동을 교사·방조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따라 박 위원장은 지난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 소환조사에 출석해 약 12시간 동안 진행된 고강도 조사를 받았고 오늘 다시 경찰의 요구에 따라 2차 조사에 출석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조사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지난 1차 조사에서 경찰이 저에게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을 공모하지 않았냐고 계속해서 물었지만 저는 조직위원장으로서 전공의들의 저항을 적극 지지한다는 뜻을 표명했을 뿐 전공의들의 사직은 각자의 양심에 따른 개별적 사직이라고 주장했고 오늘도 동일한 주장을 할 것”이라며 “전공의들의 사직 움직임은 의협 비대위 구성 이전부터 시작됐고 그 이후에 비대위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번 사태가 해결된다고 해도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지금 (MZ세대라 불리는) 전공의들은 의협 비대위나 대한전공의협의회, 선배 의사들이 사직하라고 해서 그 말을 들을 사람들도 아니다”라며 “그래서 지금 가장 우려되는 것은 정부의 의료계에 대한 강경 대응으로 인해 실망하고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 ‘기피과(필수의료)’ 전공의들이 이번 사태가 종결돼 ‘복귀 명령’이 내려진다고 해도 앞으로 다시 수련병원에 복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수련병원의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의 교수들도 어렵게 모집한 전공의들이 다시 복귀하지 않을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지금은 ‘의료대란’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앞으론 ‘교육대란’이 올 것”이라며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정부는 하루빨리 의료계와 대화의 자리에 나와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13일 오후 9시에 서을시의사회에서 주관해 진행된 제5차 대표자회의에서 표출된 전공의들의 분노를 전달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어제 서울시의사회에서 진행한 제5차 대표자회의에서 전공의들이 현재 상황에 대해 분노를 넘어 모멸감을 느끼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며 “수련병원장들에게 전공의들의 단체휴직을 처리하지 말라는 정부의 ‘명령’에도 지금 전공의들은 분노를 느끼고 있다. 현재 (사직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전공의들도 많으니 (그들이 다른 직업을 구할 수 있도록) 휴직이 아닌 ‘사직’ 처리를 해 달라”고 말했다.

전공의들에 이어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이 일어날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교수들도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은 과도하다는 입장이어서 전공의들의 사직 운동을 심정적으로 응원하고 있고, 교수들의 집단 성명서나 개인적인 지지 입장도 계속 나오고 있다”며 “제자들이 다치는 것도 결코 원하지 않기 때문에 만약 앞으로 (정부가 예고한대로) 전공의들에 대한 사법 처리가 현실화되면 교수들의 사직 운동도 당장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의 경찰 수사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저야 의협 비대위 조직위원장으로서 전공의들의 저항운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와 응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정부의 부당한 억압에 대해서도 굴하지 않고 감수할 각오가 돼 있지만 전직 의협 회장이 SNS에 자신의 소신을 피력했다는 이유로 경찰 고발 수사가 진행되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명하 위원장은 “의협 비대위가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을 공모하거나 교사한 적은 결코 없다. 요즘 전공의나 학생들이 그런 지시를 한다고 해서 따를 사람들도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경찰의 소환조사에 언제라도 당당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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