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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대 학장단, 전원 사퇴···"일방적 의대 증원 신청 반대"
가톨릭의대 학장단, 전원 사퇴···"일방적 의대 증원 신청 반대"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4.03.07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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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장단 의견 무시···100% 증원 신청 참담하고 창피해"
내년 예과 1학년 현 정원의 3배수···"교육 불가능"

가톨릭의대 학장단이 대학본부의 일방적인 의대 정원 증원 신청에 항의하며 전원 사퇴했다.  

가톨릭대 의과대학 정연준 학장을 비롯한 의대 학장단 전원은 지난 6일 입장문을 내고 "의대 정원 신청 과정에서 교수, 학생, 전공의들의 의견을 무시한 정부와 대학본부의 일방적 진행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참담한 마음을 담아 부총장께 전원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그간 의대에서는 학생들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다양한 방향으로 노력해 왔다"며 "학생부학장을 중심으로 학생 비대위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설득할 부분은 설득하며 미래 한국의료의 주역인 학생들이 다시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왔다"고 설명했다. 

대외적으로는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 소통하고 다른 의대의 교육 여건도 파악하면서 가톨릭의대의 능력과 현실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던 중, 대학본부가 의대 학장단의 의견을 무시한 채 지난 4일 마감된 의대 정원 신청에서 기존 정원(93명)의 2배인 186명을 신청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정 학장은 “작년 11월 대학본부가 제시한 93명 순증 대신(100% 증원) 가톨릭의대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증원 규모인 20명 증원까지 반영해 달라고 대학본부에 요청했지만, 결과적으로 지난번과 같은 수로 제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00% 증원이라면 주요 의과대학 중 가장 높은 수준이어서 학장단으로서 정말 참담하고 창피할 따름이며, 전원 휴학 및 유급 사태를 막을 길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로 인한 후폭풍은 다 말씀드리기 어려우나, 예과 1학년은 전원 유급이며 내년에는 현 정원의 3배수(최소 200명 이상, 최대 270여명)가 동시에 수업을 받아야 하기에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의대 정원 증원 사태와 관련해 개탄을 금할 수 없으며 교육과 수련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해야만 하는 학생과 전공의들에게는 교육자이자 어른으로 얼굴을 들 수 없을 지경"이라고 사과했다.

다만 정 학장은 "이번 의대 증원 외에도 대학본부와의 소통 부재가 지속돼 교원 인사 등 다양한 측면으로 문제가 더 커지고 있는 점도 걱정이 크다"면서도 "사퇴서는 제출했지만 학장단은 학생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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