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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전국 소청과 전공의 70명, 낙수효과만 기대 안 돼”
“내년 전국 소청과 전공의 70명, 낙수효과만 기대 안 돼”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4.02.27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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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병원협회, “가능성도 없는데 10년 기다리라고?···당장 급한 불부터 끄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궤멸되는 상황인데도 정부는 낙수 효과를 운운하며 의대 정원 확대 타령만 하고 있다. 우선 소청과 전공의 확보라는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26일 성명을 통해 당장 내년도 소청과 전공의가 부족해 ‘소아의료대란’이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정부는 ‘의대정원 확대 타령’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줄어든 필수과목 전공의 610명 중 87.9%에 해당되는 536명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로 알려졌음에도 현재 정부는 의대 정원이 확대되면 낙수 효과로 소청과 전공의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협회는 “심각성을 외면한 채 장미빛 전망만 내놓고 있어 매우 답답하고 한심하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전공의 수는 304명으로 2014년의 840명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앞으론 더 감소해 결국 소청과 전공의는 씨가 마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특히 아동병원협회는 이대로 간다면 전국의 소청과 전공의는 70명 내외가 되거나 이보다 더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협회는 “올 2월 말 130명의 소청과 전공의가 수련 과정을 마쳐 전국 소청과 수련병원에 남아 있는 전공의는 또다시 절반으로 줄어 현재 170여 명으로 추정되며, 2025년도에는 수련 과정이 4년에서 3년으로 변경돼 3년차와 4년차가 동시에 수료하면 이같은 계산이 나온다”고 밝혔다.

이번 전공의 사직 사태로 소청과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을 확률과 지금까지의 중도 포기율까지 감안한 것이다.
 
아동병원협회는 저출산, 저수가, 이대 목동 신생아 사건 소송 등의 영향으로 최근 몇 년간 소청과 전공의 지원 기피 요인이 해결되지 않은 탓에 향후에도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이 0%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측했다.

협회는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통한 낙수 효과로 소청과 전문의 부족 상태를 해결한다는 장미빛 기대보다는 당장의 급한 불을 끄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최용재 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소청과 전공의 정원은 800명대인데 올 3월부터는 그 숫자가 170여 명에 불과하며 이로 인해 ‘오픈런’ 이상의 고통이 예상된다”며 “열악한 환경 탓에 소청과 전공의를 사직하는 사례를 더이상 만들지 말고, 진료 현장을 떠난 소청과 의료 인력이 복귀할 수 있도록 진료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세브란스병원 소청과 4년차로 수련 종료가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최근 그만둔 김혜민 전공의의 사례를 거론하며 후배들이 이같은 전철을 다시 밟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국의 아동병원에서도 근무 중인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어 주말, 야간, 휴일 진료의 큰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아동병원에서는 주말이나 휴일 등 진료를 포기하고 평일 진료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용재 회장은 “협회 차원에서 1년 365일 24시간 환아 곁을 지켜 줄 것을 지속적으로 간곡히 부탁하고 있지만 각 아동병원마다 사정이 녹록치 않아 언제까지 진료가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며 진료를 포기하는 아동병원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참담함을 전했다.

이어 “수련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몇 소청과 전공의가 사직하면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라며 “김혜민 전공의가 세 아이의 엄마이자 당당한 소청과 전문의로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도록 연차, 휴직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 우리 모두의 배려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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