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0:55 (금)
“재난상황 스스로 만든 정부는 사태 해결을 위해 진실된 자세로 나서라”
“재난상황 스스로 만든 정부는 사태 해결을 위해 진실된 자세로 나서라”
  • 김동희 기자
  • 승인 2024.02.23 15: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협 비대위 언론 브리핑, “전공의들 그냥 사직서 내고 직장 그만 둔 것”
“시간이 없다, 사태 해결하려면 의료의 미래들에게 희망 보여주어야 한다”

정부가 국무총리 주재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보건의료재난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하며 이에 따라 비대면 진료를 전면 시행하고, 상급종합병원은 중증과 응급환자 진료에 역량을 집중하고 중등증 이하 환자는 지역의 2차 병원, 경증 외래환자는 의원급에서 각각 진료토록 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것에 대해 의협 비대위가 재난상황을 스스로 만든 정부는 거짓말로 진실을 호도하지 말고, 사태 해결을 위해 진실된 자세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택우, 이하 비대위)는 23일 오후 2시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의사들은 정부의 이러한 발표 내용을 보고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지금까지 간신히 유지되던 현 의료 시스템을 일순간 망가뜨리는 포퓰리즘 정책을 강행한 것은 정부다. 그러한 정부의 무리한 정책 강행으로 인해 전공의들이 희망을 잃고 병원을 사직하면서 의업을 포기하였기에 지금의 상황이 벌어졌다. 그렇다면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느냐?”고 반문했다.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은 “누가 봐도 무리하게 포퓰리즘 정책을 강행하여 평온하던 의료 시스템을 재난 상황으로 몰아간 것은 정부다. 그런데 정부는 재난상황을 스스로 만들고는 이 재난을 수습하겠다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하는 코메디를 하고 있는 거다. 정부는 더 이상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의 생명을 지키려 의료 현장에서 피땀 흘리고 있는 의사들의 명예를 더럽히지 마시고, 잘못된 정책을 강행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은 중증과 응급환자 진료에 역량을 집중하고 중등증 이하 환자는 지역의 2차 병원, 경증 외래환자는 의원을 이용하라는 지극히 당연한 말을 대책으로 내세웠다. 이것이 대책이 될 수 있다면, 정부는 지금까지 이렇게 당연한 일조차 지켜지지 않도록 시스템을 망가뜨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은 또 “박민수 차관은 의료법 제15조를 언급하며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할 수 없으니 업무개시명령은 적법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전공의들은 진료를 거부한 적이 없다. 그냥 사직서를 내고 직장을 그만 둔 것이다. 진료 거부라는 것은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의사가 진료를 할 수 있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진료를 하지 않을 때 사용하는 용어다. 그런데 의료 기관에서 종사하지도 않는 의사가 어떻게 진료 거부를 할 수 있나? 의료인은 의료법에 의해 의료 기관 이외의 장소에서는 의료업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박민수 차관은 사직한 전공의들에게 불법을 교사 하는 거냐?”고 되묻고 “박민수 차관은 자꾸 거짓말로 국민들을 기망하고 있다. 박민수 차관은 의사 1인당 연간 진료 건수가 6113건으로 의사 업무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므로 이것이 의사가 부족한 증거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의사의 업무량이 세계 최고가 된 이유를 정녕 몰라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인가?”라고 황당해 했다.

주수호 위원장은 “의사들은 똑같이 생존을 위해 일을 많이 할 수 밖에 없고, 늘어난 의사로 인해 이미 세계 최고인 의료접근성은 더욱 높아져 국민들은 의료를 더욱 많이 이용할 것이다. 이로 인해 의료비는 재난적 폭탄을 맞을 것이 자명하다. 이는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결론이고, 의사들은 이러한 상식에 기반 해서 의대정원 증원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주수호 위원장은 “이제 시간이 없다. 아무리 정부가 강하게 압박해도 더 많은 의사들이 자신의 업을 포기하고 있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이미 정부는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었고, 이로 인해 의사들은 지금 현 상태 그대로 다시 업무에 복귀하게 되면, 자유와 인권을 빼앗긴 삶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돌아갈 수 없는 것이다. 이 사태를 해결하려면 희망을 잃은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들에게 희망을 보여 주어야 한다. 정부는 진실을 호도하지 말고, 재난상황을 스스로 만든 책임을 지고 억압이 아닌 대화를 시작하는 자세를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