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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비대위 체제로 ‘의대정원 증원’ 반드시 막을 것”
의협 “비대위 체제로 ‘의대정원 증원’ 반드시 막을 것”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4.02.14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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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기자회견 개최···의협회장 후보들, 비대위 각 분과 위원장 맡기로
증원 문제점 알리는 대국민 홍보 주력···비대위가 합심하는 구심점 될 것

대한의사협회가 비대위 체제를 통해 조직력을 강화해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추진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는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표명했다.

특히 현재 의협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접고 대신 각 분과 위원장을 맡아 김택우 위원장이 비대위 투쟁위원장을 겸임하고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조직위원장), 주수호 전 의협 회장(언론홍보위원장), 박인숙 국민의힘 전 의원(대외협력위원장) 등이 주요 분과 위원장을 맡는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도 비대위원으로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의대정원 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14일 오후 2시 의협회관 지하 1층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의 정부의 의대정원과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에 대한 투쟁 계획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명하, 박인숙, 주수호 후보 등 의협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도 함께 참석했다.

비대위는 지난 6일 정부가 2천 명이라는 의대정원 증원 규모를 일방적으로 발표함에 따라 다음날인 7일 개최된 긴급 대의원 임시총회에서 의사 증원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의 비대위를 구성키로 함에 따라 출범했다.

이날 김택우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는 우리나라가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에서 OECD 평균보다 낮아 의사 부족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의사가 부족할 때 나타나는 현상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고 오히려 OECD 통계에 따르면 특히 저렴한 비용으로 의료접근성이 좋은 나라”라며 “소아과 전문의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고 소아인구는 급격히 줄어드는 나라에서 소아과 진료에 차질이 생기면 그건 의사 부족 때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40개 의과대학에 의대 정원은 약 3천 명인데 한꺼번에 2천 명이나 늘리면 교육의 질도 떨어지고 대한민국의 모든 인재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2천 명 증원 추진은 의료비 부담 증가를 가져올 것이며 이는 고스란히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이런 상황에 의협회장 선거에 입후보하는 각 후보들이 비대위에 참여해 각 분과를 책임지고 맡기로 했다”며 “각종 법률 이슈 등에 대한 지원을 위해 법률지원단을 두었으며 종합행정지원단, 고문단과 자문단도 구성키로 했고 금요일까지는 위원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김택우 위원장은 “비대위에서는 정부의 불합리한 2천 명 증원 추진의 문제점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대국민 홍보를 적극 수행할 예정”이라며 “정부의 겁박 등 앞으로 예상되는 어떠한 역경과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의료계 모두가 합심하여 대응해 나갈 수 있는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다음은 비대위와 기자들의 질의응답

Q. 지난 2020년 투쟁 당시 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의 마찰이 있었는데 재발 방지 대책은?

A.(김택우) 실제로 전공의들의 불신이 있어 지난 2년 동안 협의체 구성이 어려웠지만 작년 이후로 협의체를 가동 중이고 며칠 전 열린 임시대의원 총회에서 전국의 광역 단위 전공의 대표들이 모두 참석할 정도로 현재 투쟁 열기가 매우 뜨겁다.


Q. 15일 열리는 궐기대회의 예상 규모는?

A.(박명하) 16개 시도의사회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회를 열기로 했다. 서울시의사회는 내일 저녁 7시에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예정됐다. 처음엔 대표자급만 참여하려고 했는데 회원들의 참여 의지가 높아져 내일 집회에서 많은 회원들의 분노가 잘 전달될 것으로 예상한다. 집회 시간대는 국민의 불편을 생각해 우선 점심과 저녁에 진행할 것이지만 추후 정부의 태도에 따라 불가피하게 그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


Q. 파업이 꼭 필요한 것인가?

A. (주수호) 의사들의 생각을 그대로 전달하는 게 우리의 목적인데 그동안 언론이 의사들의 생각을 편견 없이 그대로 전달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 2000년 15세 미만 소아가 990만 명이고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3375명이었는데, 현재는 소아 590만 명에 소청과 의사 6222명라는 게 팩트다. 그런데 왜 2000년엔 없었던 소아과 부족 사태가 지금은 있나? 사실은 의사 부족이 아니라는 것이다.


Q. 아직도 정부와 협상 통로는 열어놨는지?

A. (김택우) 그동안 의정 간 100여 차례 회의를 진행했다고 하지만 정부는 우리 이야기를 듣기만 하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또 회의에선 의사 수 정원에 대한 언급조차 없었는데 왜 정부는 협의체에서 충분히 논의했다는 거짓말을 하나? 모든 가이드라인을 정해 놓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정부와 현재로선 협의나 합의를 할 단계를 지났다고 생각한다.

(박인숙) 지금 논의의 초점이 투쟁이나 파업을 하느냐 마느냐에 맞춰져 있는데 전쟁이 난 것도 아닌데 의사 수를 파격적으로 늘리는 조치가 과연 필요한가? 어느 직종도 이런 식으로 인원을 늘리진 않는다. 현재 모든 언론이 의사들의 행동을 밥그릇 싸움으로 몰고 가는데 지금은 의사를 위한 투쟁이 아니라 30년 후 떨어질 건강보험료 폭탄을 막는 국가를 위한 투쟁이다.

Q. 의협은 지금도 의대 정원을 단 한 명도 늘릴 수 없다는 입장인가?

A. (김택우) 처음엔 그랬다. 하지만 현재 개원가도 정말 어렵지만 가장 큰 문제는 필수의료 분야 의대교수가 ‘번 아웃’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담당할 일부 의사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일부의 의견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계속 정부에 제안하는 것은 외국처럼 ‘의사 정원 추계위원회(가칭)’를 운영해 의사 수를 필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절하자는 것이다.

Q. 의협회장 선거 후보들이 선거운동과 비대위 활동을 병행할 수 있나?

A.(박명하) 비대위 활동을 통해 불합리한 의대정원 증원을 하면 그것이 바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비상시국에 개인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양심상 허락하기 않기 때문에 비대위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저는 작년에 의협 간호법 저지 비대위원장을 맡아 14보건의료연대와 연대해 성공한 경험이 있어 이를 활용해 이번에도 가급적 타 보건의료직역과 연대할 부분을 많이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박인숙) 의대정원 증원을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데 과연 회장 선거가 의미가 있는지 반문하던 중에 김택우 위원장이 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비대위와 선거운동은 다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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