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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이증, 국내 최초 귀 재건 수술 통해 완치
소이증, 국내 최초 귀 재건 수술 통해 완치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4.01.24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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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진 고대안암병원 교수, 혈관 변이 규칙성 찾아 수술 안전성·정확도 높여

올해로 12살이 된 A양은 소이증을 갖고 태어나 청력 손실이 심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얼마 전 처음으로 가족들의 목소리를 또렷하게 들었다. 귀의 모양도 작아 머리를 묶거나 마스크를 쓸 때도 늘 어려움이 따랐는데, 얼마 전 귀 재건 수술을 통해 일상을 회복했다.

소이증은 선천적으로 귀의 크기가 정상보다 작거나 형태가 없어 귀 모양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질환이다. 태아가 자라면서 귀의 생성점 부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안면 기형 질환으로 신생아 7천~8천 명 중 한 명 정도의 유병률을 보인다.

대부분 소이증은 한쪽 귀에서 나타나지만, 전체 환자의 5%는 양쪽 귀에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귀의 모양만 없는 경우, 귀에 기능적 문제가 생겨 청력에 손실이 발생한 경우, 반안면 왜소증을 동반한 경우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발병한다. 생명에 큰 지장을 주는 질병은 아니나 귀의 외형이 또래 친구들과 다르거나 소리를 잘 듣지 못해 일상에서 겪는 불편함이 크다.

귀의 모양만 없는 경우에는 귀 재건 수술을 통해 치료한다. 다양한 수술 방법이 있으나 가슴 연골을 떼어 귀 모양으로 조각하고 결손 부위에 이식해 귀를 만들어 주는 방법이 보편적으로 활용된다. 수술은 총 2~3회로 나누어 진행되며, 연골이 귀 모양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을 때 수술이 권장된다. 완치까지는 1년 반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청력 손실이 있다면 청각재건수술과 재활을 병행한 치료가 필요하다. 외이도 성형술을 통해 막힌 외이도를 열거나, 골전도 보청기 이식술로 뼈로 소리의 진동을 전달해 들을 수 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합한 수술법이 선택되며, 지속적인 청각 재활을 통해 청력을 개선해야 한다.

반안면 왜소증이 동반된 소이증은 턱관절을 중심으로 광대뼈 일부가 정상적으로 발육하지 못 해 안면 발육부전이나 얼굴 비대칭을 유발한다. 귀와 얼굴 뼈의 성장은 연관돼 있어 많은 소이증 환자가 반안면 왜소증을 동반한다. 한쪽 얼굴이 작거나 삐뚤어져 수술이 필요하나, 귀 주변 혈관 변이가 많아 재건술의 위험도가 높다.

최근 박호진 고려대안암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연구 ‘Vascular variation of temporoparietal fascia in microtia associated with hemifacial microsomia’를 통해 국내 최초로 설립된 안암병원 귀 성형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10세에서 16세 사이의 반안면 왜소증 동반 소이증 환자 47명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반안면 왜소증을 동반한 소이증 환자 61.7%가 측두두정근막(Temporoparietal fascia) 혈관에 변이가 있으며, 하악이 발달하지 않을수록 혈관 변이가 생길 확률이 높다는 것을 규명했다. 또한, 정상 혈관이 측두두정근막에 혈류를 공급할 때 외경동맥에서 시작되는 것과 달리 변이된 혈관은 후이개 동맥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밝혔다.
 
박호진 교수는 “측두두정근막은 귀 재건 수술 시 피부 이식에 사용되는 조직으로 혈관 변이가 생기면 수술 중 혈관 손상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며 “반안면 왜소증이 동반된 소이증 환자는 귀 재건술 중 혈관이 다치는 경우가 많아 수술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소이증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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