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0:55 (금)
의료계 “‘공공의대·지역의사제’ 비용효과성 떨어져” 한목소리
의료계 “‘공공의대·지역의사제’ 비용효과성 떨어져” 한목소리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3.12.28 17: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공의대 신설 시 연간 556억원 투입···기존 의대 양성이 우선
“의대 증원·의대 신설? 강의실 자리도 모자라” 날림교육 우려

의료계가 공공의대를 신설하는 것은 막대한 투입 비용 대비 효과가 극히 적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역의사제도 취지처럼 지역 의료를 살리기보다는 ‘지역의사’라는 낙인으로만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28일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개최한 ‘부실의대 방지 방안’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의료계 패널들은 한목소리로 공공의대와 지역의사제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의대 증원으로 인해 의대 교육·실습의 질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공공의대까지 새로 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종태 한국의대의전원협회 정책연구소장은 “공공의대 설립은 안 된다”라고 단언했다.

이 소장은 “2015년에 공공의대 설립에 대한 보건복지부 보고서를 보면 30년간 공공의대 비용이 1조5000억원이 들 것이라고 나와았다. 매년 556억원의 세금이 지출된다는 것인데 공공의사 몇 몇을 양성하기 위해 그 돈을 써야 할 이유가 없다”라며 “40개 의대를 제대로 양성하면 공공의대 취지를 달성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지역의사제는 일본 등 선진국에서 잘 시행되고 있는 제도이지만 단점도 분명 따른다”라며 “찬반을 떠나 우리나라 맥락에서 지역의사제가 어떻게 적용될지 장단점 연구를 충분히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인겸 대한기초의학협의회장도 “공공의대의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나 비용효과성은 적다”라며 “기존 의대에 공공의사, 필수의료,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것이 예산 대비 편익이 더 높다”라고 주장했다.

권근상 전북의대 교무부학장은 “지금 지역 전형으로 의대생을 뽑아도 지방 전공의 TO가 적어 졸업 후 모교 병원에 남지 못하는 사례가 다수”라고 지역의사 양성 체계 부재 문제를 지적하면서 “지역의사제는 좋고 나쁘고를 떠나 우리 사회가 이 제도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더 우선”이라고 발언했다.

현재 의대생인 강기범 前대한의대의전원학생협회 비대위원장은 “지금도 의대평가인증을 간신히 통과한 의대에서는 유급자가 많은 학년이 수업을 들을 자리도 없어 간신히 간이 책상을 놓고 수업을 듣는 상황”이라며 “날림으로 양산된 의사를 강제로 지역에 배치시키는 방식으로는 오히려 지역의료 질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방 의료기관에서 외래참관 실습을 하다보면 이 병원은 신뢰하지 못하겠다며 서울에 있는 병원에 가겠다고 의뢰서를 끊어달라는 환자를 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라며 “지역의사제가 오히려 지역의사들에게 낙인을 찍는 결과를 낳을 것이 우려된다”라고 부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