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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의료계 10대 뉴스] 필수의료 위기···전 사회적으로 주목하는 문제로 떠올라
[2023 의료계 10대 뉴스] 필수의료 위기···전 사회적으로 주목하는 문제로 떠올라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3.12.2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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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건 시작으로 응급의료, 소아의료 대란 등으로 정부대책 발표

의료계에서 오랫동안 우려했던 필수의료 공백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라 그 어느 해보다 많은 관련 대책이 발표된 한 해였다.
 
그 시작은 지난 2022년 8월 국내 최대규모의 상급종합병원인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뇌출혈로 쓰러졌지만 수술을 할 신경외과 의사가 없어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대한민국 최고 상급종합병원에서 개두술(뇌동맥류 클립 견찰술)을 집도할 수 있는 신경외과 전문의가 단 2명뿐이라는 사실에 국민들은 충격을 받았다.

이로 인해 여론도 ‘빅5 병원’ 조차 높은 업무 강도에 비해 낮은 보상으로 인해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 모집이 어려운 사실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해 결국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31일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발표했고 이는 이후 정부에서 발표한 여러 관련 대책의 기본 골격이 됐다. 

주요 내용은 △응급의료체계 개편‧확충 △병원 간 순환당직제 △심뇌혈관질환 진료체계 개편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기준 개편 △산모‧신생아 진료체계 개편 △소아 진료기반 확충 △공공정책수가 도입 △전공의 배치기준 개편 및 병상관리 대책 △의료인력 양성 △불가항력 의료사고 국가책임 강화 등 10대 주요 과제다. 

여기에 일명 ‘응급실 뺑뺑이’ 문제도 계속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슈화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대구시의 한 건물에서 추락한 10대 청소년이 치료해 줄 응급실을 찾지 못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고인은 경찰에 발견돼 119 구급대로 인계될 때까지만 해도 의식이 있었지만 8개 응급의료기관에서 이송을 거부당하고 140여 분 만에 대구가톨릭대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을 땐 심정지 상태였다. 

이 사건은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고 등 의료계가 우려했던 필수의료 붕괴 문제로 인해 지방 의료체계도 붕괴되는 현실이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 이후 6월에도 용인에서 후진하던 차량에 치인 70대 노인이 10여 분 만에 구급차에 인계됐지만 아주대병원을 시작으로 병원 12곳을 돌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중에는 중증응급환자를 수용하는 권역외상센터나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설치된 대형 병원도 7곳 있었다.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의 ‘오픈런’, ‘마감런’ 등의 현상이 언론에 지속적으로 보도되면서 소아의료체계 붕괴 문제도 사회적으로 이슈화됐다. 급기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폐과’를 선언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까지만 해도 101.0%이던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은 2020년에 들어서 70%대로 급락했고 2022년에는 182명 모집에 48명이 지원했으며, 2023년에는 199명 모집에 33명이 지원해 16.6%의 최저 충원율을 기록했다.

복지부는 지난 10월 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소아진료 정책가산 신설에 연 300억 원의 보험 재정을 추가 투입키로 했지만 2024년 전공의 모집에서도 소청과 전공의를 단 한 명도 확보하지 못한 병원은 계속해서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계는 수가 인상만으로 젊은 의사들을 필수의료 분야로 유인하기엔 역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소청과의 경우도 연 300억 원으로는 국내 소청과 전문의 6000여 명이 1인당 월 41만7천 원을 더 받는 격이어서 이를 통해 젊은 의사들을 끌어들이기엔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필수의료 관련 대책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1월 ‘필수의료 지원대책’ 발표 이후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2월 22일)’, ‘제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3월 21일)’, ‘제2차 심뇌혈관관리 종합계획(7월 31일)’,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 추가보완대책(9월 22일) 등 수많은 관련 ‘대책’이 발표돼 계속해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 정책의 방향이 결국 ‘의대 정원 확대’로 귀결돼 의료계는 정부의 기대대로 단순히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낙수효과’로 인해 젊은 의사들이 필수의료 분야에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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