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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늘면 30대 연구원도 수능 친다” ‘이공계 엑소더스’ 막아야
“의대정원 늘면 30대 연구원도 수능 친다” ‘이공계 엑소더스’ 막아야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3.12.14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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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영 의원, 14일 ‘의대 증원으로 인한 이공계 이탈 현상’ 토론회 개최
바이오헬스-첨단기술 융합연구 중요성↑···“이공계 인재 육성 필요”

의대 증원으로 인한 이공계 인재 이탈 가속화가 예상되면서 이를 막을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인구 감소에 따라 우수 인재의 효과적인 배분이 중요한 시점에서 이공계 인재들이 의대로 몰리게 된다면 바이오헬스 분야를 포함한 국가 연구 산업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14일 의대정원 확대로 인한 이공계 이탈현상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최세휴 한국공과대학장협의회장은 “의대 증원에 반대한다”라면서 “고급 인력들이 다 의대로 몰리는 상황에서 의대 정원이 확대되면 서울공대에 내신 3등급 학생도 입학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그러한 상황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 발언에 따르면 최근 3년간 SKY대학 자연계열에서 중도탈락자는 2020년 893명에서 2022년 1421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2020~2023학년도 의대 정시 합격자의 78%는 재입시를 치르는 ‘N수생’이다. 의대에 가기 위해 반수, 재수를 하는 학생 비율이 의대 정원이 고정된 상태에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임재준 서울대병원 공공부원장(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의약학부 정회원)도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 이공계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 명확하다”라며 “사교육 업계에서는 의대 정원이 1000명 이상 늘어나면 대학 재학생뿐만 아니라 석박사 과정 학생들, 나아가 30대 국책, 기업체 연구원들도 의대 입학을 희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이공계 인재 이탈 심화를 우려했다.

강민구 전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저출산 및 고령화에 따라 국가 성장동력이 저하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 속에서 이공계 인재 육성과 의사과학자 양성 중 어느 것이 우선인지 사회적인 대화가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의학-과학 융합 연구 측면에 있어서도 이공계 인재 육성에 소홀해서는 안된다고 짚었다.

김철훈 연세의대 약리학 교수는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융합 연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엔지니어링, 데이터와의 융합 연구가 가능한 환경이 마련되어야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의사과학자가 배출될 것”이라며 “이가운데 의과학 연구와 연계, 협력 가능한 이공계 인재풀이 줄어드는 것은 의과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공계 인재 이탈 최소화를 위해 지방의대 위주로 정원을 늘려야 한다”라며 “지방의료 인력 확보 관점에서도 적절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홍순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인재정책과장은 “과학 기술의 혁신적인 발전으로 인해 임상 의사들의 연구에 한계가 발생한다. 임상 지식과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어떻게 융합할 것인지도 관건”이라며 “의사과학자들이 진료 부담을 덜고 연구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주고, 첨단 기술을 적용한 융합 의과학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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