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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병협 “악성 병원 후기 작성, 사전 차단 장치 필요”
아동병협 “악성 병원 후기 작성, 사전 차단 장치 필요”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3.12.12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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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복지부 추진 방안에 “악성 민원으로 폐업한 소청과 의원 재발 우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악성 병원 후기 작성이 크게 우려된다”며 “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안전 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보건복지부는 지난 7일 발표한 ‘2023년 경쟁제한적 규제 개선방안’을 통해 의료 소비자들이 자신이 경험한 의료기관 이용 후기를 작성해 공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 위해 의료광고 가이드라인을 내년 하반기 개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병원 이용 후기를 온라인에 자유롭게 게시 가능하도록 추진하는 것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 측면만을 고려한 정책으로 모든 면을 면밀히 살펴본 후에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소아청소년과 의료기관에 대한 악성 민원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7월에는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악성 민원에 의해 폐업해 사회 이슈화됐다. 이는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일명 ‘금쪽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민원이 다량으로 발생하고 있는 소아청소년과의 특성으로 인해 빚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협회는 “만약 병원 후기가 자유로워지면 이같은 사례는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을 시작으로 전공의 지원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이제는 소아청소년 의료체계가 안전히 붕괴돼 ‘오픈런’과 ‘마감런’이 초래되고 이로 인해 대기시간 불만이 폭주하는 것을 비롯해 하루하루 민원 해결에 큰 고초를 받고 있다”며 “병원 후기가 허용되면 이 민원이 곧바로 인터넷 병원 후기로 옮겨져 소아청소년과 의료기관의 고충이 2배, 3배 이상 급증, 결국 폐업이 속출하거나 소아진료 포기 사례가 늘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협회는 악성 후기, 악성 댓글, 가짜 후기, 비방 및 비난 후기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부분을 확실히 차단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정책적 장치를 반드시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 사진)은 “현재는 (악성 후기가) 불법인 상황인데도 온라인 블로그나 카페 등에서 악성 후기가 작성되고 있는데 우선 이 문제부터 해결한 후 순기능의 병원 후기 작성 시스템이 마련된 후 이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식당 후기로 ‘맛있다’, ‘친절하다’는 판단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전문적인 의학 평가는 즉흥적인 병원 후기 등 여론에 맡기면 의료가 후퇴되고 결국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병원 후기 허용은 곧 일반인이 의사의 질을 평가하려는 시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끝으로 최 회장은 “병원 후기 허용 후 역기능을 분석해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악의적인 병원 이용 후기로 좋은 치료가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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