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의약품 수요는 증가했으나, 일부 의약품이 원료 부족과 수익률 저하로 인해 공급 차질 및 품절 사태를 겪고 있다. 특히 해열제, 감기약 등과 소아용 시럽제 등 필수의약품의 수급 불균형으로 병의원과 약국에서 처방과 조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시약사회(회장 권영희)는 최근 서울시의사회(회장 박명하) 측에 이러한 수급 차질 완화를 위해 품절 의약품 명단을 공유하고 해당 품목에 대해 동일 효능 의약품 처방과 처방일수 조정 등의 협조를 구했다. 그러나 의약품 부족 사태 해결을 위해선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용규 서울시의사회 정보통신이사는 “생산이 중단된 의약품과 양이 부족한 의약품이 있다면 약사회의 협조 요청에 응하는 것이 맞지만, 필요한 약을 생산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약사회가 우리에게 협조를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를 향해 적정 약값을 요구하며 대정부 투쟁을 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의약품 품절 사태의 원인은 약값을 최소한 물가 상승률 정도는 인상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동결이나 인하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사들이 마진이 남지 않는 상품의 생산을 중단하기 시작한 것.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5일부터 기등재 의약품의 재평가 결과에 따라 7675개 품목의 약값을 인하했다. 주로 제네릭(복제약) 의약품이 인하 대상이었다.

또 대부분의 약 원료는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한국의 약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일본이나 대만, 동남아 등지로 원료가 수출되고 국내 제약사는 원료를 구하기 힘든 형국이다. 손 이사는 “적절한 수익률이 남을 수 있도록 약값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약값을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는 방안도 언급됐다. 좌훈정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는 ‘참조가격제(보험급여 초과분은 환자 본인이 부담하는 제도)’를 통해 약값 인하를 막을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좌 이사는 “예컨대 제약사에서 어떤 약품의 생산 원가가 1000원이라고 했을 때 정부가 800원밖에 인정을 안 해주기 때문에 생산 안 되는 것”이라며 “그러면 그 차액만큼 선별급여로 하든지, 소비자가 부담하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서울시약사회가 공유한 품절(수급 불안정) 의약품 현황.

생산중단품목

대체의약품이 없는 단일 품목

동일성분 모두 품절인 품목

조준경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