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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醫 대의원회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는 것"
서울시醫 대의원회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는 것"
  • 조준경 기자
  • 승인 2023.11.22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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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성명 발표하며 9·4의정합의 이행 촉구···일방 강행시 투쟁 시사

서울특별시의사회 대의원회(의장 이윤수)는 최근 정부에서 추진 중인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관련하여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빠진 탁상공론식 포퓰리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강력히 반대하며 현장 의료인들과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한 근본적인 해결을 요구하는 한편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밀어 붙인다면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을 경고하는 성명을 22일 발표했다.

성명은 “의대정원 확대를 통해 지역의료 공백 및 필수의료를 해결하려는 본질과는 동떨어진 시도는, 47년간 저수가 국민의료보험 제도 하에 의사들의 희생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의료 시스템을 곪아 터지게 하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는 것임이 자명하다”라며 근본적인 처방 없이 10년 이상 시간이 소요되는 의대 정원 확대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성명은 “지난 수십 년간 현장 의료인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일방적으로 시행된 많은 의료정책으로 우리 의료시스템은 겉보기만 번지르르한 채, 속은 곪을 대로 곪아 있다. 정치적 판단, 책으로 배운 이념, 지역 이기주의 등으로 만들어진 정책은 결코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을 회복시킬 수 없다. 이제라도 일방적인 정책강요를 멈추고, 현장 의료인들과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대 정원 확대 정책 철회, 필수의료 대책에 대해 현장 전문가와의 논의, 환자 수도권 쏠림 현상 및 지역•필수 의료 공백 해결할 대안 제시, 9.4 의정합의 이행,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 개선을 정부에 요구하며,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몰아붙인다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성명서

국민건강과 의료시스템 붕괴에 대한 많은 현장 전문가들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9.4의정합의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진행한 의과대학 정원 수요조사 결과발표를 강행하였다.

우수한 의료 접근성을 가진 우리 시스템은 간과하고, 언제나처럼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가 OECD 최저수준임을 근거로 내세우며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급격한 인구감소, 세계가 부러워하는 의료접근성으로 인해 단순한 통계에 따른 의사 수 비교가 과연 의미가 있을지 되묻고 싶다. 따라서 ‘낙수효과’ 운운하며 지금도 필수의료 영역에서 사명감 하나로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의사들을 ‘낙수의사’로 전락시키는 무분별한 의대정원 확대정책은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의대정원 확대를 통해 지역의료 공백 및 필수의료를 해결하려는 본질과는 동떨어진 시도는, 47년간 저수가 국민의료보험 제도 하에 의사들의 희생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의료 시스템을 곪아 터지게 하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는 것임이 자명하다.
 
근본적인 처방은 제쳐두고 지방 국립대의 의대정원을 늘리고, 시스템 몇 가지를 고치는 것으로 지역의료 공백을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수한 교통 접근성으로 인해 손쉽게 수도권 빅5병원에서 진료가 가능한 환자 쏠림 현상이, 단순히 의사인력을 늘려 놓고 낙수효과를 기다리는 것으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세밀한 정책을 마련하고,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과 협력을 구하는 것이 우선이다.

낮은 수가 하에 높은 강도의 업무를 하는 것도 부족해, 과도한 법적책임에 노출되어 있는 필수의료가 붕괴되는 것이 당장 눈앞에 닥쳐 있는데, 10년 이상 소요되는 의사인력 확대가 과연 필수의료를 살리는 방안으로 적절한 것인가? 공급되는 의사인력이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정부의 바람대로 필수의료로 향하게 될지 의문이다. 그에 앞서 빠르게 진행되는 필수의료 공백은 향후 10년 동안 어떻게 메워나갈지 먼저 답해주길 바란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 될 것이기에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빠진, 탁상공론식 포퓰리즘 의대정원 확대정책에 강력히 반대한다.

지난 수십 년간 현장 의료인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일방적으로 시행된 많은 의료정책으로 우리 의료시스템은 겉보기만 번지르르한 채, 속은 곪을 대로 곪아 있다. 정치적 판단, 책으로 배운 이념, 지역 이기주의 등으로 만들어진 정책은 결코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을 회복시킬 수 없다. 이제라도 일방적인 정책강요를 멈추고, 현장 의료인들과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이다. 또한, 의대 정원 확대는 9.4의정합의 정신에 따라 현장 의료인과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아무런 노력 없이 일방적으로 의대정원 확대를 밀어붙인다면 국민건강 수호와 의료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한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임을 경고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저질의사 양산하고 의료체계를 붕괴시킬 의대정원 확대정책 철회하라!
하나, 필수의료를 살릴 전향적인 대책에 대해 현장 전문가와 논의하라!
하나, 환자의 수도권 쏠림 및 지역•필수 의료 공백을 해결할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라!
하나, 정부는 9.4의정합의를 이행하라!
하나, 의료 현장의 실질적 목소리를 반영하도록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를 개선하라!

2023. 11. 22.
서울특별시의사회 대의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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