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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백신 아니에요” HPV 백신접종, 남아로 확대해야
“‘자궁경부암’ 백신 아니에요” HPV 백신접종, 남아로 확대해야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3.11.21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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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희 의원, 21일 ‘HPV 국가적 예방 필요성’ 국회 토론회 개최
‘HPV’ 남성에서는 두경부암, 음경암, 항문암 등 유발할 수 있어
남성도 접종해야 여성 접종률도 올라···‘집단면역’ 형성에 도움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국가예방접종 남아 확대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경제성 입증 문턱을 좀처럼 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HPV 백신이 자궁경부암에만 효과가 있다는 국내 인식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민의힘 최영희 의원은 21일 대한부인종양학회, 대한요로생식기감염학회와 토론회를 열고 HPV 국가적 예방 필요성을 논했다.

HPV가 유발하는 질환은 자궁경부암뿐만이 아니다. 남성에서도 두경부암, 음경암,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등을 유발할 수 있다. HPV 유발암 중 60%는 여성에서, 40%는 남성에서 발생한다. HPV의 종류는 200종에 달하는데 그 중 40여종의 고위험 발암성 HPV가 지속적인 감염을 일으킬 경우 암 또는 다른 질환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HPV 백신이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불리면서 여성만 맞는 백신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유럽, 호주 등 해외 국가들이 HPV 집단면역 형성을 목표로 남성과 여성에게 모두 접종을 장려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HPV 국가예방접종을 시행중인 110개국 중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스위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을 포함한 52개국은 여아에서 남아까지 접종 대상을 확대했다. 2021년 기준 OECD 국가 36개국 중 18개 국가가 HPV 국가예방접종 대상에 남성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캐나다는 남성에서의 HPV 유발암 발생 증가, 남성에서 여성으로의 지속적인 HPV 전파, 소년기 접종의 남성의 HPV 질환 감소 효과 등을 근거로 양성 접종을 국가적으로 추진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에서야 접종 지원 대상이 만 12세 여성 청소년에서 만 13~17세 여성 청소년과 만 18~26세 저소득층 여성으로 확대됐다.

이재갑 한림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집단면역 형성에 있어서도 남성 접종률은 중요하다. 여성과 남성이 같이 접종하면 여성만 접종했을 때보다 여성의 접종률이 더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라며 “비용효과성 분석을 남성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는 결과가 낮게 나오지만, 남여 모두를 대상으로 하면 충분히 높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에는 HPV 백신이 자궁경부암 백신이라는 편견이 있어서 남성 접종을 생소하게 생각한다. 비싼 백신 가격도 접종 확대에 있어 장벽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해외에서는 HPV 백신이 남성에게도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 주도로 접종을 확대해왔다. 우리나라도 정부가 나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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