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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 “충분한 평가를” vs 産 “더 빨리”···‘신의료기술평가’ 두고 입장 엇갈려
醫 “충분한 평가를” vs 産 “더 빨리”···‘신의료기술평가’ 두고 입장 엇갈려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3.11.15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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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보건의료연구원 연례학술대회서 ‘신의료기술평가’ 현안 토론
연준흠 교수 “혁신의료기술은 미검증 기술” 평가 완화 경향 지적
임진환 에임메드 대표 “시장 진입 속도는 산업계 생존 문제”

신의료기술평가 제도에 대한 의료계와 산업계 입장차가 벌어지고 있다. 최근 수년간 의료기기·기술 산업 활성화를 위해 평가 절차 간소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는 충분한 평가를, 산업계는 더 빠른 시장 진입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4일 열린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례학술대회에서 연준흠 인제의대 교수는 “혁신의료기술은 사실 평가에서 떨어진 기술이다. 혁신성을 띤 미검증 의료기술일 뿐”이라며 “산업계에서는 중복 규제라고 주장하지만 식약처 허가와 보건의료연구원 평가는 법적 기반도, 검토 대상도 분명히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식약처 허가를 받았지만 신의료기술평가에서 전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기술도 다수”라며 “이런 기술들을 시장에 내놓으면 누군가는 돈을 쓰게 된다. 환자, 시민단체가 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산업계는 기업 생존과 국가 산업 선진화를 위해서 절차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국내 1호 디지털치료제 ‘솜즈’를 개발한 에임메드의 임진환 대표는 “기업들에게 빠른 시장 진입은 생존의 문제”라며 “개발한 기술이 시장에 진입하기까지 긴 시간을 기다려 줄 투자자가 많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속도라면 독일, 미국 등에서 2~300개 제품이 만들어졌을 때 우리나라에서는 정식 등재된 제품이 2~3개에 불과할 것”이라며 “비침습적이고 생활습관 개선 등에 따른 건강 증진 효과를 추구하는 디지털치료기기에 대해서라도 별도의 평가 트랙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임재준 뷰노 법무정책실장도 “의료기기 기업이 신의료기술 평가까지 통과하려면 약 10년이 걸린다. 개발에만 3~5년, 식약처 허가에는 2년 반, 신의료기술평가 추가 임상 등 절차까지는 5년”이라며 “그 사이에 기업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투자자가 떠나가는 문제가 발생하다보니, 산업계에서는 식약처 허가 이후 비급여로라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신의료기술평가가 하나의 허가처럼 작용하고 있는만큼 과정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라며 “기업이 이해상충 관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전문가위원회 및 평가참여위원 명단, 회의록을 상세히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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