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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폐렴 예방은 '백신 접종'이 가장 효과적"
"독감·폐렴 예방은 '백신 접종'이 가장 효과적"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3.11.03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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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서울시醫, '감염병 시민 강좌' 개최
"독감·폐렴, 영유아·고령층에 치명적···각별한 주의 필요"

최근 일교차가 커지면서 인플루엔자(독감) 등 호흡기 질환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독감이나 폐렴 등을 예방하려면 백신 접종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왔다. 

서울특별시(시장 오세훈)와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 박명하)는 지난달 31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병원 중앙관 송봉홀에서 '인플루엔자와 폐렴 바로 알기'를 주제로 감염병 시민 강좌를 개최했다.

이번 강좌는 서울시민들의 감염병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감염병 대비 시민 건강능력 향상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7월 ‘여름철 식중독과 여행자 설사’ 강연 이후 두 번째로 마련됐다.

이날 강좌에서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정진원 교수는 '인플루엔자의 증상과 치료 및 예방'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독감 예방에는 백신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정 교수에 따르면, 인플루엔자(독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주로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유행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1~4일가량 잠복기를 거쳐 갑작스런 발열·오한과 함께 두통, 인후통, 근육통, 무기력, 식욕 부진, 맑은 콧물, 코막힘, 마른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발열 등은 3일 이상 지속되며, 완전 회복에는 1~2주가량 걸린다.

독감에 걸린 대부분의 성인은 항바이러스제 치료 없이 증상이 호전된다. 반면,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65세 이상의 고령층, 심혈관계·호흡기계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바이러스성 질환에 대한 저항력과 회복력이 낮아 치료도 힘들 뿐만 아니라 폐렴 등 합병증 위험도 높은 만큼, 독감 예방을 위해 백신 접종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정 교수의 진단이다.

정 교수는 "독감 백신은 그해 유행하는 균주와 맞는 경우 70~90%의 효과를 보인다"며 65세 이상 고령층에는 고면역원성 백신 접종을 추천했다. 국내 65세 이상 고령자의 백신 접종률은 80~82% 수준인데, 고령자의 경우 백신 접종 후 생성되는 항체 역가가 건강한 성인의 40~80% 수준이고, 예방 효과도 31~58%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특히 정 교수는 "독감과 폐렴은 전파 경로가 비슷하고, 비슷한 시기에 발생할 뿐만 아니라 호흡기 감염을 유발하며 같은 부위에서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독감과 폐렴 예방 접종을 함께 실시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폐렴은 독감의 가장 흔한 합병증으로 꼽힌다. 

실제로 해외 연구에 따르면, 1898명의 만성폐질환 진단을 받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예방 접종을 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을 비교해 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독감과 폐렴구균 백신을 동시에 접종했을 때가 그렇지 않았을 때에 비해 폐렴으로 인한 입원율과 사망률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독감 예방 접종만으로는 폐렴 입원율이 52%, 사망률이 70% 감소했고, 폐렴 예방 접종만으로는 폐렴 입원율이 27%, 사망률이 34% 감소했다. 반면 두 가지 예방 접종을 모두 받았을 땐 폐렴 입원율이 63%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두 예방 접종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사망 위험이 81%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조선영 교수도 '폐렴의 증상과 치료 및 예방'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폐렴구균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폐렴은 폐에 미생물이 침입해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질환으로, 기침과 누런 가래, 호흡 곤란, 오한과 발열, 근육통, 기력·의식·혈압 저하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폐렴은 암과 심장 질환에 이어 우리나라 사망 원인 3위를 기록했다. 게다가 폐렴은 젊은 층보다는 고령층에서 발생 빈도는 물론, 사망률도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교수에 따르면, 폐렴을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폐렴구균'으로,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률은 65~74세에서 35.4%, 75세 이상에서 49.3%를 기록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폐렴구균은 백신 접종을 통해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폐렴구균 백신에는 대표적으로 13가 단백결합 백신(PCV13)과 23가 다당류 백신(PPSV23)이 있다. 23가 백신은 상대적으로 많은 종류의 폐렴구균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용도 저렴하지만, 13가 백신에 비해서는 면역 효과가 다소 떨어진다. 반면 13가 백신은 23가 백신보다는 적은 폐렴구균을 막을 수 있고 비용도 다소 비싸지만, 23가 백신에 비해 면역 효과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조 교수에 따르면, 건강한 65세 이상의 성인은 13가 백신이나 23가 백신 둘 중 하나를 맞으면 된다. 우리나라는 폐렴구균 백신을 맞지 않은 65세 이상 고령층(올해의 경우 1958년 이전 출생자)을 대상으로 23가 백신을 1회 무료로 접종해주는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65세 이상 만성질환자의 경우 과거 13가 백신을 맞았다면 6~12개월 간격을 두고 23가 백신을 맞아야 한다. 

65세 이전에 23가 백신을 맞았던 만성질환자는 13가 백신을 먼저 맞은 이후 6~12개월 뒤에 23가 백신을 한 번 더 맞아야 하는데, 이 때 첫 번째 23가 백신 접종과 두 번째 23가 백신 접종은 5년 이상 간격을 둬야 한다. 65세 이후 23가 백신을 맞은 만성질환자는 1년 이상 간격을 두고 13가 백신을 맞으면 된다.

18~64세 만성질환자는 13가 백신을 우선적으로 접종하되, 13가 백신을 접종할 수 없다면 23가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

조 교수는 '최근 폐렴에 걸렸는데 폐렴 예방 접종을 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폐렴의 원인균은 다양하므로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며 "단, 폐렴에서 회복된 이후 예방 접종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감기가 심해지면 폐렴이 되느냐'는 질문에는 "감기는 감기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원칙적으로 폐렴으로 넘어가지는 않는다"면서도 "드물게 폐렴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대다수의 폐렴은 폐렴을 일으키는 균이 직접 폐에 들어가 병이 생기는데, 일부 폐렴의 경우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하다보니 감기가 폐렴이 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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