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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의사회 네덜란드, 벨기에 5박7일(9월28일~10월4일) 그림감상 여행기
서초구의사회 네덜란드, 벨기에 5박7일(9월28일~10월4일) 그림감상 여행기
  • 의사신문
  • 승인 2023.10.3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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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석 서초구의사회 정책이사

지난 9월28일부터 10월4일까지 추석 연휴기간을 이용해서 자유와 관용의 나라 북유럽 플랑드르 지방 네덜란드와 벨기에 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단순 여행이 아닌 테마가 있는 여행이었다. 바로 그림 감상이었다.

플랑드르 지방의 세계적인 거장 화가들의 그림을 직접 현장에서 보고, 그림 속에 담겨진 화가들의 이야기를 찾아내고 이해하고자 하는 여정이었다.

여행 출발 전 책으로만 봤던 진귀한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명화를 직접 보고 느낀다는 걸 생각하니 참으로 기대되고 마음이 설레었다.

그렇게 우리 서초구의사회원 및 가족 17명은 인천발 암스테르담 직항편에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상공을 통과 할 수 없어서 우루무치에서 항로를 틀어 카스피해, 터키 흑해연안을 따라 발칸 반도를 통과하여 암스테르담 스키 폴 국제공항에 장장 14시간 비행 후 착륙했다.

400년 된 고풍스러운 성을 개조한 호텔에서 첫날 여장을 풀었다.

저지대 늪지에 수로를 만들어 물을 빼고 바닷물이 넘치는 걸 막기 위해 제방을 쌓아 생존을 위해 자연과 싸워온 내력이 고스란히 남겨진 암스테르담은 중세이후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운하가 만들어내는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우리 일행은 아침 일찍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으로 향했다. 17세기 네덜란드 최 전성기 빛의 화가 렘브란트의 ‘야경’, ‘유대인 여인’, ‘자화상’ 그리고 베르메르 ‘우유를 따르는 여인’을 감상했다.

3차원의 입체적 물상을 평면의 화면에 빛과 그늘의 밝고 어두운 차이를 이용하여 실물에 가깝도록 그리는 키아로스쿠로(음영법 陰影法) 화법으로 그린 그림이다. 명암을 이용한 입체적이면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에 빛을 강조하면서 시선을 집중시키는 화법이다.  

곧이어 렘브란트 그림의 잔영이 머리속에서 사라지지 않은 채 근처에 있는 반 고흐 미술관으로 향했다.

‘감자 먹는 사람들’, ‘아를의 침실’, ‘카페 테라스’,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 ‘아몬드의 꽃’, ‘자화상’ 등 들러 보았다.

빈센트 반 고흐는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했으며 평생 가난과 정신 발작으로 고통 받았지만 나중에 그림의 진가를 대중들이 알아 줄 것이란 희망을 잃지 않고 살다가 죽음마저 자살로 생을 마감한 엽기적인 화가다.  그의 불가항력적인 고통의 운명을 생각하니 마음이 슬프고, 아련해 진다. 

다음 날 덴하그행 기차에 올랐다.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으로 부랴부랴 가서 이번 그림여행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그림인 중의 하나인  베르메르의 ‘진주 귀고리 소녀’를 마주했다. 검은 배경속에 터번을 두르고 진주 귀고리가 강조된 모습으로 입술을 약간 벌린 채 정면을 응시하는 소녀다. 저 소녀는 누구이며? 무엇을 보고 있는지? 무엇을 말 하려는 지?  무한한 상상력을 자아내게 하는, 미스터리 그 자체인 그림이었다. 그 어떠한 단서도 베르메르는 끝내 남겨 놓지 않았다.

다음날 암스테르담 3일 밤 일정을 마치고 버스로 벨기에 브뤼헤로 이동하여 성혈 예배당에서 예수님 성혈과 화려한 금색 제단을  보고 우리는 겐트로 이동했다.

그 곳에서 15세기 르네상스 초기 시대 프랑드르 천재적인 화가 얀 반에이크 형제가 1420~1432걸쳐 그린 성바보 성당 saint Bavo cathedral 12폭(Polyptych) 제단화 ‘신비한 어린양의 경배(adoration of the mystic lamb)’를 보았다.

상단 패널에는 하나님, 성모 마리아, 세례 요한, 연주하는 천사들, 아담과 이브가, 하단 패널에는 제단위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피 흘리심을 상징 하는, 하나님의 어린양을 경배하기 위해 향을 피우는 천사들, 순교자들, 유대교 예언자들, 성직자들이 모여 있고, 왼쪽에는 재판관들, 그리스도 기사들, 우측에는 순례자들이 모여 있고, 팔각형의 샘에서 생명의 샘물이 넘쳐흐르고 그로 인한 구원을 주제로 화폭에 담았는데, 유화물감으로 아주 정교하고 세밀하게 그리고 화려한 색채까지 더해져 보는 이로 하여금  그림에 압도당하고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이 겐트 제단화(Ghent altarpiece)는 유럽 미술의 걸작이자 세계의 보물 중 하나로 꼽히는 ‘최초의 주요 유화’이자 중세에서 르네상스 미술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상징하는 작품이다.

그 동안 혁명과 전쟁 시 약탈의 대상이 되곤 하면서 많이 훼손되었으나 원래의 성 바보성당으로 반환되고 잘 복원 되어 방탄유리속에 보관 되어 있다.  

일정이 늦어져 걱정했는데 오히려 열어 놓았던 제단화가 닫히는 시간이 되어, 제단화를 전동으로 닫는 광경을  보게 되었는데 제단화 뒷면 맨 위 패널은 예수의 탄생과 구원을 예언했던  예언자들이 있고 밑에 패널에는 가브리엘 천사가 성모에게 예수를 가졌다는 소식을 전하는 수태고지가 묘사되어 있고,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제단화가 걸려있는 예배당으로 들어오는 빛의 방향과 일치 한다고 한다.

맨 아래 패널에는 사도요한을 조각상으로 그렸고, 얀 반에이크 형제에게 그림을 의뢰한 겐트부시장 요토쿠스베이와 그의 부인 엘리사베스 보르뤼트의 모습도 볼 수 있었던 건 행운이었다.

우리 일행은 브뤼셀에서의 첫 여장을 풀고 맛있는 홍합과 비프 스튜로 저녁을 먹고 벨기에 일정을 준비했다. 

다음날 벨기에 제2의 도시, 다이아몬드로 유명한 안트베르펜으로 향한다.

영국 여류작가 위다의 ‘플란다스의 개(A dog of flanders)’에서 화가를 꿈꾸던 주인공 네로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루벤스의 작품 ‘십자가에 들어 올려지는 예수(The Raising of the Cross)’,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The Descent from the Cross)’이 베네룩스 3국에서 가장 높은 고딕 양식 건축물인 높이 123m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노트르담 대성당)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역동적인 묘사와 화려한 색채에 매료된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고딕양식의 성당을 둘러보았다.

마지막 날이 밝았다. 우리 일행은 그림 한 점이라도 보기위해 오전에 벨기에 왕립미술관으로 향했다. 루벤스, 브뤼헐, 반다이크, 보쉬 등 여러 화가의 그림을 감상하던 중 눈에 확 띄는 그림이 보인다. 바로 ‘마라의 죽음’이다.

프랑스 혁명 당시 1793년 급진파 자코뱅당 혁명가 장폴마라가 자택 욕실에서 반대파 지롱드당 샬롯 코르데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이 있었는데, 마라의 친구였던 다비드가 그의 죽음을 혁명의 순교자, 숭고한 희생양으로 묘사하여, 애도하고자 그린 것으로 보인다. 친구를 향한 애절한 마음이 깊이 느껴진다.

그림감상 투어 일정이 모두 끝나고 브뤼셀을 떠나기 전 그랑플라스에 위치한  식당 ‘Cave Du Roy’ 마지막 식사는 지금도 잊기 어렵다. 벨기에는 삶은 홍합이 유명하다고 한다. 홍합은 우리나라와 같을 텐데 참 맛있었다. 양념에 비법이 있어 보인다. 벨기에 하면 맥주 제조의 원조이기도 하니, 홍합에 레페 생맥주는 거의 환상이었다. 떠나는 날 이 식당을 알아서 너무 아쉬웠다.

그림은 사진기 없던 시절 사진 역할을 했다. 시대적 환경의 사실 묘사하는 그림도 있고, 작가가 말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런 진귀한 인류문화유산인 그림을 통해 우리가 살아온 내력을 미루어 짐작하고, 상상하고, 추론 해보면서 옛 조상들의 삶을 파노라마처럼 머리속에 그려본다.  

마지막으로 이번 그림여행을 기획하신 여행그림㈜사의 박영진 대표께 감사드리고,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여행프로그램을 추진 해 주신 구현남 서초구회장님과 부군 김영진 의협 감사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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