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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하 회장 "소아진료 정책가산 300억, 도무지 말도 안 돼"
박명하 회장 "소아진료 정책가산 300억, 도무지 말도 안 돼"
  • 조준경 기자
  • 승인 2023.10.30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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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의사회, 보건복지부 소아 진료 정상화 대책 규탄 성명
"누더기 미봉책 필수의료 붕괴 못막아, 현장 의료진 패배감만 줘"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 박명하)가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소아청소년과 인프라 유지를 위한 정책가산 지원 방안을 논의·의결한 것과 관련해 저수가로 인한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소아청소년과 병·의원 운영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없다는 규탄 성명을 30일 발표했다.

박명하 회장은 “소아진료에 대한 과별 구분없는 정책 가산의 대폭 확대와 의대정원 확대와 같은 포퓰리즘 정책이나 생색내기식의 정책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정부와 정치권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은 소아청소년과 요양기관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진료하는 1세 미만 소아는 7000원, 6세 미만 소아는 3500원 가산이 적용돼 연간 약 300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연간 예산 300억, 단순 계산으로 6000명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1인당 월 42만원 정도를 추가 지원한다는 것인데, 의료 현장에서는 1인당 40만원 지원으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기피 문제 해결 및 소아의료 인프라 붕괴를 막겠다는 건정심의 이번 발상에 아연실색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동네 소아청소년과의 평균 진료비가 30년동안 1만원 초반대에 머물러 있을 정도로 저수가로 인한 경영난이 심각한데 이번 소아 진료 정책 가산으로는 운영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아무 도움이 안 된다”며 “소아진료 정책가산 300억 결정에 실망과 좌절을 넘어 소아 의료 현장의 분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필수의료 강화를 기치로 연간 3000억원의 건보 재정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는 “다른 과의 재정을 줄여 돌려 막는 식의 소위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정책이 될 것이라는 의구심이 가득하다”며 “누더기 미봉책으로는 필수 의료의 붕괴를 막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현장 의료진의 패배감과 자괴감만 부추길 뿐”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성 명 서

소아진료 정책가산 300억, 도무지 말도 안 된다!

말만 무성했던 ‘소아 진료 정상화 대책' 정책가산 결과가 나왔다. 지난 10월 26일 보건복지부는 제21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이하 건정심)을 개최하여 관련 안건을 의결했다. 저출생 지속 및 소아 의료 수요 감소 영향 등으로 소아청소년과 의원 및 전문의 감소 등 소아 진료에 어려움이 있어, 소아청소년과 인프라 유지를 위한 정책가산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가칭 '소아진료 정책가산금'은 소아청소년과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소아 환자 초진 진료 시 지원될 예정이다. 1세 미만인 경우 7000원, 6세 미만인 경우 3500원 가산이 적용된다. 관련 규정 개정 등을 통해 2024년 1월부터 적용 예정으로, 정부는 연간 약 300억원이 지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필수, 지역의료 붕괴 대책이 시급하다는 정부와 정치권의 소아 진료 정상화 방안이라는 것이 고작 이런 것이다. 연간 300억 지원으로 필수 의료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 건정심과 정부의 생각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정책가산 신설 등 소아진료 정상화 대책을 차질 없이 이행해, 소아진료 인프라를 유지하고 소아 진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간 예산 300억, 단순 계산으로 6000명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1인당 월 42만원 정도를 추가 지원한다는 것이다. 의료 현장에서는 1인당 40만원 지원으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기피 문제 해결 및 소아의료 인프라 붕괴를 막겠다는 금번 건정심 결정에 아연실색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최근 5년 동안 전국적으로 폐업한 소아청소년과는 662곳에 달하며, 서울에선 2017년 521곳이던 소아청소년과가 456곳으로 줄었다. 동네 소아청소년과의 1인당 평균 진료비는 1만2000~1만4000원 선에 30년째 머물러 있다. 저수가로 인한 경영난이 심각한데 이런 식의 지원으로는 의원의 운영상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최근 필수의료 의료진들을 ‘낙수의료’ 종사자로 묘사하여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에 더해 소아진료 정책가산 300억 결정에 실망과 좌절을 넘어 소아 의료 현장의 분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필수의료 강화를 기치로 연간 30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도 다른 과의 재정을 줄여 돌려 막는 식의 소위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정책이 될 것이라는 의구심이 가득하다. 누더기 미봉책으로는 필수 의료의 붕괴를 막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현장 의료진의 패배감과 자괴감만 부추길 뿐이다. 필수의료 살리기와 우리의 미래인 소아 청소년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소아진료에 대해서 과별 구분 없는 정책 가산의 대폭 확대 적용이 필요하다. 의대정원 확대와 같은 포퓰리즘 정책이나 생색내기식의 정책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정부와 정치권에 강력히 요구한다.

2023. 10. 30.

서울특별시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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