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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 퇴치’ 한다더니?” 예산 줄줄이 삭감···제3차 계획 차질 예상
“‘결핵 퇴치’ 한다더니?” 예산 줄줄이 삭감···제3차 계획 차질 예상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3.10.17 17: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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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결핵 검진사업은 전액 삭감, 결핵전담간호사 인건비도 감축
민진수 서울성모병원 교수 “잠복결핵 안 잡으면 결핵퇴치 불가능”

내년 결핵 예방·관리 예산이 대폭 감액되면서 결핵 퇴치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노인 결핵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16개 사업 중 15개 사업 예산이 삭감 또는 폐지됐다. 특히 돌봄시설 종사자 잠복결핵 검진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되어 제3차 결핵관리 종합계획(2023~2027) 목표 달성에 차질이 예상된다.

민진수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7일 퀴아젠코리아 잠복결핵 진단제품 출시 10주년 간담회에서 “활동성 결핵 환자만 치료해서는 2050년까지 결핵을 퇴치할 수 없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잠복결핵 검진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결핵관리전담간호사와 전담요원 인건비도 줄였다”고 우려를 표했다.

잠복결핵은 감염은 박테리아에 감염되어 있지만 활동성 결핵으로 진행되지 않아 아무 증상이 없는 상태다. 전 세계 인구 약 4명 중 1명이 잠복결핵 감염자로 추정된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이들 중 약 5~10%가 활동성 결핵으로 발병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결핵 발생률을 10만명당 20명 이하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50년까지 결핵을 퇴치하겠다는 WHO의 프레임워크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2024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결핵 예방 및 관리 예산은 370억원으로, 올해 489억원 대비 24.3% 줄었다.

잠복결핵 검진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은 물론 ‘민간공공협력 결핵관리사업(PPM)’ 참여 의료기관에 배치되는 결핵전담간호사 및 요원 인건비 예산도 줄었다. 인건비 예산이 감액되면서 내년 결핵관리전담간호사는 341명에서 250명으로 91명이, 결핵관리전담요원은 668명에서 470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예산이 늘어난 사업은 집단시설 역학조사 사업이 유일하지만 이마저도 0.1% 증액에 그쳤다.

PPM 사업은 질병관리청과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협력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1년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조기 진단율, 치료 완료율, 잠복결핵 전파 방지율을 크게 높였다. PPM 사업의 치료성공률은 77%에 달한다. 사망으로 치료가 중단된 경우를 제외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이에 따라 지난해 결핵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39.8명까지 감소했다. 10만명당 40명까지 발생률을 낮추겠다는 제2차 계획 목표는 달성된 것이다.

한편 이번 3차 계획의 성패가 정해질 기점은 2025년으로 보인다. 민 교수는 “2025년까지 새로운 결핵 백신을 도입하고, 잠복결핵 치료를 강화해야 3차 계획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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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 2023-10-19 22:00:07
대한호흡기학회 ->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로 수정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