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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총 "의대정원 증원시 대통령 지지 공식 철회할 것"
전의총 "의대정원 증원시 대통령 지지 공식 철회할 것"
  • 조준경 기자
  • 승인 2023.10.16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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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케어 능가하는 포퓰리즘···강력하게 저항할 것"

정부가 의대 정원을 대폭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전국의사총연합이 대통령을 향한 공개지지 철회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의총은 16일 성명을 발표하며 “의대정원 증원이 현 정부의 국정 철학과 일치하느냐”고 물으면서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 공개지지를 선언했으나, 문재인케어를 능가하는 포퓰리즘에 기반한 의대정원 증원을 강행한다면 지지를 공식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의총은 “나아가 강력하게 저항할 것이며, 이는 과학과 진실, 상식과 공정을 내세우며 소통하겠다던 현 정부를 지지했던 상식있는 민주시민의 지지가 철회되는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의총은 성명에서 “의대정원 증원 아젠다는 이미 정치적으로 오염됐다”며 “의사 숫자만 늘린다고 필수의료에 도움되지 않을거라는 현장의 의사들의 주장은 직역이기주의로 매도되고 있다. 몇 개월이면 받을 수 있는 운전면허와 달리 의사는 의대과정 및 수련과정을 고려하면, 적어도 20년 이후에나 제 역할을 하게 된다. 현재 의료현장을 지키는 의사들의 밥그릇과는 전혀 상관없는 아젠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의총은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의사는 많으나 아픈 환자를 치료할 수 없는 의료시스템을 수술하는 것”이라며 “10~20년 이후에 무엇을 선택할지 결정도 되지 않은 의대생을 수 천명 늘려보자는 것은,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 마약성 진통제나 처방하며 자기 만족하는 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윤석열 대통령께 묻습니다. 의대정원 증원이 현 정부의 국정철학과 일치합니까?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민주주의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원인으로 반지성주의를 거론하였습니다. 국정운영에 있어 과학과 진실이 그 무엇보다 기본이 되어야 하며, 대중적 인기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그런데, 현 시점에 의대정원 증원이 이러한 국정철학과 일치하는지요. 심지어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의대정원 증원이 대통령까지 총대매고 추진할 만큼의 과학과 진실에 근거한 판단입니까? 자유민주주의 국정철학에 부합합니까?

의대정원 증원 아젠다는 이미 정치적으로 오염되었습니다. 의사 숫자만 늘린다고 필수의료에 도움되지 않을거라는 현장의 의사들의 주장은 직역이기주의로 매도되고 있습니다. 몇 개월이면 받을 수 있는 운전면허와 달리 의사는 의대과정 및 수련과정을 고려하면, 적어도 20년 이후에나 제 역할을 하게 됩니다. 현재 의료현장을 지키는 의사들의 밥그릇과는 전혀 상관없는 아젠다인 것입니다.

대한민국 의료제도는 지금 깊게 병들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발전하며 의료도 함께 성장했으나, 의료제도의 핵심인 건강보험 제도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항생제 한 알을 구할 수 없어 국민의 생명을 구하지 못하던 시절에 관료중심의 건강보험은 많은 국민을 살렸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작고 낡아버렸습니다.

낡아버린 제도로는 국민 생명을 지킬 수 없다는 의료인들의 호소는 이기주의로 매도되고 있으며, 당장 눈앞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의료인들은 불가피하게 자신을 갈아넣고 있습니다. 마치 낡고 작아진 옷에 억지로 몸을 맞추기 위해 살을 베어내는 꼴입니다.

더 이상의 희생을 감당하지 못해 아픈 환자들 뒤로 하고, 필수의료 현장을 떠밀리듯 떠나고 있습니다. 의사도 결국 아이를 키우고 삶을 살아가는 국민이며,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소명만으로는 필수의료 현장을 지킬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른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명확합니다. 의사는 많으나 아픈 환자를 치료할 수 없는 의료시스템을 수술하는 것입니다. 10~20년 이후에 무엇을 선택할지 결정도 되지 않은 의대생을 수 천명 늘려보자는 것은,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 마약성 진통제나 처방하며 자기 만족하는 꼴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몇 안 남은 이공계 인재들마저 흡수하여 대한민국의 미래 과학계까지 괴멸시킬 것은 너무 자명하여 나비효과 이론을 거론할 것도 없습니다.김대중 대통령의 의약분업,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시작된 의학전문대학원, 문재인 대통령의 문케어 등 의사들의 주장을 이기주의로 매도하며 강행했던 정책들이 국민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습니까?

윤석열 대통령께 묻습니다. 현 시점에 의대정원 증원이라는 처방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에 부합됩니까? 의대정원 증원이 현재를 살고 있는 국민은 차치하더라도, 20년 후 국민 건강에라도 도움이 되리라 확신하십니까?

전국의사총연합은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 공개지지를 선언하였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문케어를 능가하는 포퓰리즘에 기반한 의대정원 증원을 강행한다면, 전국의사총연합은 당연하게 윤석열 정부에 대한 지지를 공식 철회할 것입니다.

나아가 윤석열 정부에 강력하게 저항할 것이며, 이는 과학과 진실, 상식과 공정을 내세우며 소통하겠다던 현 정부를 지지했던 상식있는 민주시민의 지지가 철회되는 도화선이 될 것입니다.

2023년 10월 16일

올바른 의료제도의 항구적 정착, 전국의사총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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