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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 표본감시 대상 이비인후과 전국에 단 1개
호흡기 표본감시 대상 이비인후과 전국에 단 1개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3.10.1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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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의원급 의료기관 5155만 개소 중 단 1.8%(196개소) 참여
유례없이 빠른 인플루엔자 확산···“감염병 대비 위해 표본 마련 시급”

지난 9월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이미 작년 12월 수준까지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질병청의 표본감시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는 곳은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 5155만 개소 중 단 1.8%밖에 되지 않는 196개소였으며, 이 중 이비인후과 진료과목은 단 1개소만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종헌 국민의힘(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이 최근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9월 기준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외래환자 1000명당 의사환자 수)이 벌써 예년 12월 수준인 20.8명까지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같은 기간 4.9명이었던 것과 대비해 4배 이상 높은 수치이며, 올해 독감 유행 기준인 6.5명보다 3.2배나 심각한 수준이다.

인플루엔자의 빠른 확산과 더불어 지난 8월 31일, 코로나19의 급수조정(2급→4급) 이후 호흡기 감염병 표본감시제도 대상이 확대되면서 표본감시기관 확보에 대한 중요성 또한 나날이 강조되고 있다. 신·변종 호흡기 감염병을 예방하고 조기 감지 및 대응하기 위해서는 더욱 철저한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및 호흡기 병원체 감시체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종헌 의원실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전체 1차 의료기관 대비 참여 현황’을 살펴보면 2023년 10월 신고허가 기준, 우리나라 표본감시 참여기관은 전체 1만898개 1차 의료기관 중 1.8%에 해당하는 196개소로 나타났다. 

특히 호흡기 질환 환자가 가장 많이 찾는 이비인후과 진료과목의 경우 단 1개소만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도별로는 호흡기 감염병 표본감시기관은 △경기 43개소(21.94%) △서울 36개소(18.37%) △인천 11개소(5.61%)로 수도권에 전체 196개소 중 90개소(45.92%)가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나 지역별 대표성을 확인하기에도 큰 어려움이 있다.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도, 우리나라의 표본감시 참여기관 수가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인구 10만 명당 호흡기 표본감시 기관 수가 단 0.38개소에 불과하지만, 미국은 한국의 2.3배, 가까운 일본의 경우는 무려 한국의 10배가 넘는 인구대비 임상감시기관 수를 나타낸다.

호흡기감염병 표본감시기관 전국 분포 현황 세부 자료에는 표본감시에 참여하는 내과·소아청소년과·가정의학과·이비인후과 가운데 특히 호흡기 관련 질환 환자가 가장 많이 찾는 이비인후과 진료과목에서는 단 1개소만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유의미한 통계 산출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다.

백종헌 의원은 “질병청이 산출한 기준에 따르면 호흡기 감염병 표본감시기관을 1개소 늘리는 데 드는 비용은 약 11만 원 수준”이라며 “급격히 확산 중인 인플루엔자와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신·변종 감염병을 빈틈없이 대비하기 위해 질병청은 표본감시 참여기관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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