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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뇌졸중, 선진 프로토콜로 치료 트렌드 선도”
“급성 뇌졸중, 선진 프로토콜로 치료 트렌드 선도”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3.10.0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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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 8월부터 전반적인 치료 시스템 개정
응급실 접수 후 CT 촬영, 혈전 용해제, 혈관 재개통까지 총 95분
응급실 내에 ‘뇌졸중·심근경색 전용 예비 병상’ 3개, 항시 준비 중

최근 65세 여성이 저녁 6시경 집에서 식사 후 텔레비전을 시청하던 중 갑자기 우측 마비와 언어장애가 발생해 119를 통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급성 뇌졸중 가능성이 높아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즉각 원내 STAT(Samsung Thrombolysis code in Acute ischemic stroke Treatment, 삼성 급성 뇌졸중 진료 시스템) 시스템을 가동했다. 환자는 즉시 응급실 중앙의 중환자 진료 구역으로 이송돼 혈액 검사가 진행되면서 응급실 내 CT 촬영실로 이송됐다. CT 검사를 통해 좌측 중대뇌동맥 폐색이 확인되자 신경과 당직의 판단하에 준비해 놓은 혈전 용해제를 바로 투여했다. 빠르게 신경학적 증상 회복이 보이지 않아, 응급실 앞에 위치한 혈관조영실로 환자를 옮겨 뇌혈관 조영술을 시행했고, 좌측 중대뇌동맥 폐색이 보여 동맥 내 혈전제거술 후 마침내 중대뇌동맥의 완전한 재개통이 확인되었다. 시술 종료 후 환자는 뚜렷한 의식 호전을 보였으며, 우측 편마비도 많이 호전됐다.

김형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최근 의사신문과 만나 "이렇게 환자의 응급실 접수 후 CT 촬영까지 12분, 혈전 용해제 투여까지 35분, 완벽한 혈관 재개통까지 모든 과정에 총 95분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했던 것은 인공지능의 발달로 빠르게 치료가 필요한 뇌졸중 환자를 선택할 수 있고, 뇌졸중 치료의 빠른 발전으로 가능했다. 급성 뇌졸중 치료가 한 단계 진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가 뇌졸중 치료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응급실에 늦게 도착하거나 뇌졸중의 정도가 매우 심하면 적절한 급성 뇌졸중 치료가 되지 않는 경우가 아직 많다. 이에 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센터장 방오영)는 지난 8월부터, 센터 내 뇌졸중 환자 진료 운영 강화를 위해 전반적인 치료 시스템을 개정했다.

가장 눈에 띄게 변화된 부분은 급성 중증 뇌경색 발생 시 시행하는 ‘동맥내 혈전제거술(Intra-arterial thrombectomy)’에 대한 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 표준진료지침(Clinical Pathway) 개정.

기존에는 ‘증상 발현 24시간 이내 환자’를 기준으로 △큰 허혈성 손상부위(large ischemic core)를 가진 환자 제외 △CT에서 뇌손상도를 점수화한 ASPECTS(Alberta Stroke Program Early CT score)가 6점 이상인 환자 △확산강조 MRI(diffusion MRI)에서 허혈 손상부위가 70ml 이하 조건 내에서만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뇌경색에서 빠른 혈관 재개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뇌세포 손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결국 영구적인 후유 장애가 생긴다. 이에 뇌경색 주변부 내에 있는 회복 가능한 조직의 부피가 작더라도 이를 살리는 것이 환자 예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로 무작위 대조군 임상연구가 시행된 결과, 이전과 비교하여 회복 가능한 조직의 부피가 작더라도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시행하는 것이 환자의 예후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러한 연구들을 근거로 변경된 삼성서울병원 표준진료지침에는 허혈 손상부위가 이전 기준과 비교하여 더 큰 환자, 더 작은 동맥에 폐색이 발생한 환자, 기저동맥 폐색이 발생한 환자, 그리고 ‘증상 발현 24시간 초과부터 72시간 이내 환자’가 추가되었다. 증상 발현 24시간 이내 허혈 손상부위가 작은 대뇌동맥 폐색 환자만 치료한 1, 2차 STAT 시스템에서 나아가, 더 많은 환자들에게 동맥내 혈전제거술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한 급성 뇌경색 환자들에서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진료 시스템 개선을 시행하기에는 치료 환경 개선이 뒷받침됐다. 발전된 ‘뇌영상 및 인공지능 기법’이 그 중 하나다. 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는 혈관 재개통 치료를 위해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뇌 MRI/MRA(자기공명혈관조영술)를 실시간 자동화된 방식으로 분석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정밀한 뇌경색 부위와 반음영 부위 부피 측정과 타겟이 불일치한 측면상(target mismatch profile)을 확인하고, 허혈성 병변 신호를 바탕으로 뇌경색 발생 시각을 예측할 수 있다. 또한 머신러닝 기반 경사 에코(gradient echo) 영상을 바탕으로 혈관 폐색 원인이 되는 혈전 상태를 예측,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002년 국내 최초로 ’급성뇌졸중 집중치료실’을 도입 후, 다음 해 역시 국내 첫 ‘뇌졸중센터’를 창설하며 뇌졸중 치료를 선도하고 있다. 2008년에는 응급구조사가 뇌졸중 치료팀에 365일 24시간 직접 연락할 수 있는 ‘핫라인’을 구축했다. 핫라인을 통해 의뢰된 환자들은 이송 단계에서 의료진이 응급구조사를 통해 환자 상태를 미리 확인하여 환자 도착 후 신속하게 대처가 가능하다. 

‘급성 뇌졸중전담팀’은 영상의학과, 신경외과, 신경과 교수들로 구성되어 24시간 대응 가능하며, 응급실에 예비 병상이 최대 3개 구비되어 급성기 뇌졸중 환자 치료 지연이 없도록 시스템적으로 준비되어 있다.

급성 뇌졸중 환자 진료 운영에는 수술 전후 관리도 포함되어 있다. 심장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뇌혈관질환 특성상, 심장센터와 협력을 통해 ‘다혈관질환 클리닉’을 매주 운영하고 있다. 최근 9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 평가결과에서는 폐렴 발생률이 0%로 확인되며, 포괄적 재활치료 및 합병증 예방 간호까지 전반적 환자 관리에 대한 성과도 두드러졌다. 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는 해당 평가에서 ‘9회 연속 1등급’을 획득하였고, 가감지급사업이 시행된 이래 ‘6차 연속 최우수 기관’으로 평가되며 지속적으로 높은 성과를 이어왔다. 

이번 삼성서울병원 뇌졸중 치료 프로토콜 개정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김형준 교수가 주도했다. 김 교수는 최근 의사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는 서울 동남권 지역 급성 뇌졸중 치료를 책임지고 있으며, 이에 지속적인 시스템 구축과 최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급성 중증 뇌졸중 진료 운영을 강화했다”며 “이러한 노력이 좋은 결실을 맺어 보다 많은 뇌경색 환자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 일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날이 앞당겨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방오영 뇌졸중센터장(신경과)은 “삼성서울병원은 국내 첫 ‘뇌졸중센터’ 창설 이후 뇌졸중 치료에 대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앞으로도 뇌졸중 환자를 위한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는 발전과 도전을 이어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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