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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법사위와 금융위, 보험업법 논의에서 국민 호도해”
의협 “법사위와 금융위, 보험업법 논의에서 국민 호도해”
  • 조준경 기자
  • 승인 2023.09.14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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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 줄곧 반대하는데 어떻게 '국민 불편 해소'를 명분 삼나
"환자 진료정보 문제 자본주의 논리로 접근하는 금융당국 수준"

대한의사협회가 국회에서 논의 중인 보험업법과 관련해 “국민과 의료기관 모두 반대하는 법안 강행을 중지하고, 진정으로 국민과 환자정보 보호에 충실한 법안이 되도록 전면 재검토 하라”고 14일 촉구했다.

의협은 성명에서 “지난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보험업법 안건 논의 당시 위원들이 사실이 아닌 내용을 수차례 발언하며 국민들을 호도하고, 혼란을 야기한 금융위원회 관계자의 행태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업법이 국민 불편 해소와 권리 행사를 간편하게 하기 위한 법이라는 주장했다.

의협은 이에 “시민단체는 동 법안에 대해 줄곧 반대의견을 견지해 왔다. 법사위 심의 이전부터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 국회 처리 중단’을 요구한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등 환자단체와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시민단체는 국민이 아니라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현재 보험금 청구시 보험사에 제출해야하는 종이서류를 단지 전자서류로 바꾸는 것뿐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 법안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환자 진료정보가 데이터로 축적되고 이것이 차후 보험사에서 국민의 신규 보험가입이나 가입연장, 보험금 지급 거절 등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인데 이를 정부 위원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발언하는 것은 심각한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의료법·약사법의 개인정보 보안 조항에 위배되는 부분은 이미 보건복지부 역시 유사한 입법례가 있는 등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의료법 및 약사법 내 개인정보 보호 원칙에도 불구하고 타법에서 이에 위배되는 예외 조항을 두는 것은 불가피한 사유 등에 극히 제한적으로만 허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개인정보 보호'의 취지를 망각하고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예외사유를 타법에서 규정할 수 있다는 논리는 환자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민간보험사에 그대로 넘겨줘도 된다는 무책임하고 안이한 발상인 바, 개인정보 보호와 엄격한 법적 보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기관이 직접 보험사로 의료정보를 전송하게 되면 전용선 구축으로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된다는 주장에 대해선 “금융위는10만여 개의 의료기관이 직접30여개 보험사로 의료정보를 전송하는 경우300만개의 연결망이 필요하고,이러한 전용선 구축에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고 발언했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정보통신망은 세계적 수준이며, 인터넷, 인트라넷, VPN등 각종 형태의 네트워크가 충분히 구축되어 있고, 별도 연결망이나 전용선은 불필요하다”고 봤다.

의협은 “과거 의료기관에서 심사평가원에 보험청구시 이용한EDI전용선 방식도 정보통신망의 발전으로 현재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대부분 포털사이트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전환된 것이 오래전 일인데도, 별도 연결망이 필요하다는 시대착오적인 주장을 하는 것”이라며 “실제로도 많은 의료기관에서 핀텍업체, 키오스크 등을 통해 이미 구축된 통신망을 활용해서 각 보험사에 직접 전송하고 있다. 즉, 의료기관에서 보험사에 직접 전송을 하게 되면 별도 연결망이 필요하고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것은 억지주장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보험사가 구축비용을 부담하기 때문에 전송방식에 대한 선택권을 보험사에게 주는 것이라는 주장에는 “의료기관이 보험사로 직접 전송하더라도 구축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설사 동 제도를 위해 소정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해도 비용을 부담하는 곳이 보험사이기에 선택권을 준다는 발상부터가 대단히 위험한 것”이라고 봤다.

의협은 “민감하고 중요한 환자의 진료정보를 다루는 사안을 자본주의 논리로 접근하여 비용을 부담한 민간기업에 일련의 권리를 줘야 한다고 정부 위원이 당당하게 발언하는 것이 우리나라 금융당국의 현 수준”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구축비용을 보험사가 부담한다고 하는데 이것부터 잘못된 표현으로 보험사가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보험료로 부담하는 것이다. 따라서 온당한 시장의 원리에 따른다면 그 선택권은 보험사가 아니라 국민이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의료기관에 자료전송을 요구하면 의료기관은 응해야할 의무가 있고 이를 규정한 동 법안은 법적 문제도 없고 현실적인 문제도 없다고 생각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보험금 청구의 주체가 환자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그동안 의료기관은 환자 편의 차원에서 기꺼이 환자를 대신하여 보험사에 자료 전송을 해오고 있다. 즉, 법으로 강제화하지 않아도 이미 의료기관에서 충분히 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은 “이처럼 현재 의료기관에서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고, 그 시스템도 나날이 확대되고 발전하고 있는데도, 굳이 법에 의료기관 의무사항이라고 규정하고 보험사의 전송방식에 무조건 따르라고 하니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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