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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로봇수술로 미용 효과는 물론 음성변화도 방지
갑상선암, 로봇수술로 미용 효과는 물론 음성변화도 방지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3.09.0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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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600례 변형권 순천향대서울병원 교수 “착한 암이지만 방치하면 안 착해”
오래 방치할 경우 공격적인 성향으로 변하기도···10년 재발률 많게는 30%

갑상선암은 느리게 진행되고 전이도 드물며 사망확률도 낮아 우리나라에서는 ‘착한 암’으로 불린다. 특별한 증상도 없어 정기적인 검진이나 다른 사람에 의해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다. 지난 2021년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갑상선암의 5년 생존율은 100%. 하지만, 갑상선암의 종류 중에서도 예후가 나쁘고 진행이 빠르면서 사망률도 높은 암이 있다.  

변형권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최근 의사신문과 만나 “갑상선암이 착한 암으로 알려져 치료를 미루거나 시기를 놓쳐 후회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며 “종양의 크기, 모양, 위치나 전반적인 환자의 나이나 컨디션 등을 우선 고려하지만 가급적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당장의 치료가 필요하지 않아도 뚜렷한 종양의 성장을 보이기 전까지는 6개월마다 짧은 주기로 추적 관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착한 암이라도 암은 암이다. 언젠가는 커지고 결국 진행한다. 변 교수는 “결국 수술을 해야 하는데, 일부 환자의 경우 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초기에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상황을 가래로 막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드물지만 착하지 않은 암도 있다. 갑상선암 중 전체 갑상선암의 2~3%에 해당하는 수질암은 10년 생존율이 61~75%이며 림프절 전이가 있다면 45%로 낮아진다. 이 경우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불가능하고 갑상선 전절제와 중심경부절제가 기본이다. 또한 역형성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1~2%로 진단 후 6~12개월 이내 사망하는 경우가 흔하며 5년 생존율은 7%에 불과한 예후가 극히 불량한 암이다. 

착한 갑상선암이라도 오래 놔두게 되면 착한 성격이 변하게 된다. 15%의 경우 갑상선암 발견 당시 이미 주위 조직으로 심하게 침범되거나 경부 림프절에도 광범위하게 전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고, 오래 방치할 경우 착한 암의 성질을 잃어버리고 공격적인 성향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광범위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의 위험이 높다. 예후가 좋다는 것과 재발이 없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의미다. 갑상선암의 10년 재발률은 많게는 30%까지 알려졌다.

갑상선암 치료를 위한 수술을 지난 2012년부터 시행해 현재까지 600례에 이르는 변형권 교수는 “갑상선암은 수술 건수도 중요하지만, 환자분들이 갑상선암을 제거할 경우 어떤 이득을 가져갈 수 있는지 따져 보는 것이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전통적인 방식의 갑상선 수술뿐만 아니라 로봇수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의 갑상선 수술시간은 1시간 내외로 소요되고 수술 후 입원기간은 1~2일. 

이에 반해 로봇수술은 2시간의 시간이 필요하고 수술 후 입원도 3~4일로 상대적으로 길다. 기존의 수술법보다 진일보한 로봇수술이지만 시간이 더 걸리는 이유는 기존의 수술법은 목 앞의 피부를 절개해 바로 갑상선에 접근할 수 있지만 로봇수술의 경우 귀 뒤로 최소한의 절개를 하고 피부를 들어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로봇 팔을 위치시켜 수술을 진행한다. 수술에 필요한 추가적인 절차가 적용되기 때문에 로봇수술의 시간이 더 소요되는 것이다. 

변형권 교수는 “목의 피부를 절개할 경우 외관상 수술흉터가 남게 되고 그 부분 때문에 많은 환자분들께서 로봇치료를 선택하게 된다”며 “최근에는 귀 뒤를 통한 후이개 접근, 겨드랑이 접근, 아랫입술과 잇몸 사이의 경구강 접근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드러나지 않는 신체 부위에 절개를 넣게 됨으로써 만족도를 높이고 삶의 질도 높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후이개 접근법 수술은 다른 접근법에 비해 절제 범위가 적은 반면, 넓은 수술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경부 내 모든 부위에 접근이 용이하기에 림프절 절제술도 동시에 가능하다. 무엇보다 두경부외과의에게는 친숙한 접근이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상황에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는 지난 2019년 로봇기기인 ‘다빈치Xi’를 도입한 후 적극적으로 암치료를 시행하며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다. 

이제 로봇치료는 대부분의 암종에 대한 적용이 가능해졌다. 기존의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보다 로봇 팔을 이용한 수술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사람의 눈보다 10배 확대된 입체적인 시야를 확보해 수술할 수 있고, 또 집도의의 미세한 손떨림을 보정해 줄 뿐만 아니라 보다 정교한 접근이 가능하고 관절의 움직임에 제한이 없어 원하는 부위를 선택적으로 절제할 수 있다. 출혈 또한 적고 일상 생활로 복귀도 빠르다. 

다만 상대적으로 긴 수술시간과 입원기간, 고가의 수술비용 등이 단점으로 꼽힌다.

갑상선암 수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으로 음성변화와 삼킴장애가 종종 나타날 수 있다. 음성변화에는 쉰소리와 고음 발성의 어려움 등이 있을 수 있는데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다. 

변형권 교수는 “이비인후과에서 갑상선암 치료를 할 경우 갑상선 뒤쪽으로 연결된 식도와 후두 등 중요한 기관을 두루 확인할 수 있고, 또 수술 후 음성문제가 생겨도 이를 즉시 치료할 수 있는 전문인력과 장비를 갖추고 있어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점이 순천향 이비인후과만의 큰 장점”이라며 “여기에 더해 음성치료까지 병행할 수 있는 시설과 인력까지 완비하고 있어 혹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까지 종합적으로 케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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