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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환자의 희망 ‘방사선색전술’, 환자 고령화 발맞춰 ‘정식 급여화’ 필요
간암 환자의 희망 ‘방사선색전술’, 환자 고령화 발맞춰 ‘정식 급여화’ 필요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3.08.25 0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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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권동일 교수, 24일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에서 강연
“1회 시술로 완치 가능···수술 어려운 환자들 위해 시술 문턱 낮춰야”
선별급여로 환자부담률 줄었지만 여전히 화학색전술 대비 3.3배 비싸

“최근 간경화 환자 생존 기간이 길어지는 등 이유로 고령 간암 환자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고령이거나 간 기능이 떨어져 수술이 불가한 환자들에게도 적용 가능한 동맥경유 방사선색전술(TARE)을 현재 선별급여에서 정식 급여화 해 진입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다.”

서울아산병원 권동일 영상의학과 교수는 24일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에서 진행된 강연을 통해 이처럼 말했다.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는 동맥경유 방사선색전술에 사용되는 간 종양 치료 의료기기 ‘테라스피어(TheraSphere)’를 공급하고 있다.

‘동맥경유 방사선색전술’은 방사선 동위원소 이트륨-90을 탑재한 미세 구슬을 간동맥에 투여하는 방식의 치료법이다. 간동맥에 투여된 20~30 마이크로미터(μm) 지름의 미세 구슬은 종양 안쪽에서 방사선을 내뿜어 지속적으로 간암 조직을 괴사시킨다.

종양 표적 시술이기 때문에 정상 조직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을뿐만 아니라 시술 후 발열이나 복통, 구토 등 부작용이 적다. 그래서 고령 환자나 간 기능이 저하돼있어 절제술을 적용하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시행하기 좋다. 5cm 이상 크기가 큰 단일결절 간암에서는 절제술만큼 효과가 좋고 부작용은 더 적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심지어 단 한 번의 시술로도 주먹만한 종양을 완전히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간 세포에서 발생한 암은 물론, 간으로 전이된 암과 담도암에도 적용 가능하다.

종양 혈관에 항암제를 투입하는 기존의 화학색전술의 단점을 거의 해소한 시술이라고 볼 수 있다. 화학색전술은 시술 후 항암제 부작용으로 인한 통증과 합병증 발생률이 높고, 1회 치료로 큰 효과를 보기 어려워 반복적인 시술이 필요하다.

권 교수는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은 방사선색전술을 통해 종양 크기를 줄인 뒤 수술을 하기도 한다. 0기부터 4기까지 간암 전주기에 걸쳐 시술 가능하고, 종양 크기나 위치, 시술 목적에 따라 방사선량을 조절해 환자 맞춤형 시술이 가능하다”라며 “시술 전 검사를 통해 최대 방사선 용량과 부작용 가능성도 체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간 좌, 우엽에 전부 종양이 있는 경우에는 방사선량이 너무 많아질 수 있어서 시술이 어렵고, 수술 전 검사에서 방사선이 다른 장기로 다량 유출될 것으로 확인될 경우에도 시술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몇 가지 예외 사항을 제외하면 흠잡을 것 없어보이는 이 시술의 단점은 비용이다. 현재 시술 1회당 비용은 화학색전술 260만원, 방사선색전술 860만원 선으로 약 3.3배 비싸다.

지난 2020년 12월 선별급여 적용 이후 본인부담률이 50%로 낮아졌고, 민간보험 보장 범위에도 포함되어 실질적인 치료비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었지만 고령의 간암 환자가 많아지고 있어 보장성 강화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권 교수는 “치료비 부담이 비교적 적어지면서 환자들이 먼저 방사선색전술 가능 여부를 물어볼 정도로 인지도가 많이 올라가고 있지만 실제 시술 건수는 화학색전술에 비해 현저히 적다”면서 “서울아산병원 간암센터에서는 화학색전술을 매일 약 20건씩 시술하는 반면 방사선색전술은 2022년 전체 시술 건수가 532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 암환자들의 가장 부담을 느끼는 부분 중 하나가 비용”이라며 “방사선색전술이 고령 환자에게 적용하기 좋은 만큼 정식 급여화가 이뤄지고,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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