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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료포럼, '당연지정제' 폐지 위해 의사 여론 모은다
미래의료포럼, '당연지정제' 폐지 위해 의사 여론 모은다
  • 조준경 기자
  • 승인 2023.08.1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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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수호 전 회장 "기울어진 운동장서 싸워봐야 무의미"
소위 '사이비 의료' 근절에 의료계 자정 역할도 강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워봐야 아무 의미가 없다. 큰 틀을 깨야 한다” 주수호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말이다.

당연지정제 폐지와 대한민국 의료 모순 자체 정화를 기치로 가칭 '미래의료포럼'이 오는 26일 오후 5시 의협 지하 1층 강당에서 발족된다. 주 전 회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포럼 발족을 예고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주 전 회장은 지난 9일 의협 출입기자단과의 기자회견을 이촌동 모 일식당에서 가졌다.

9일 현재까지 모집된 발기인은 150여명이다. 김건상 전 대한의학회 회장, 박경아 전 세계여의사회 회장이 고문으로 선임됐다.

주 전 회장은 “2000년 의약분업 이전부터 우리 의사들은 현장에서 느끼는 각종 불합리한 점들을 끊임없이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해왔다”며 “그러나 정부, 정치권, 언론, 국민 누구도 우리 의사들의 말을 귀 담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주 전 회장은 의약분업 사태 때의 단결된 힘이 있던 시절에는 의료계가 정치권과의 협상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은 현안이 닥칠 때마다 해당 현안에 대응하기 바쁘다 보니, 의료계가 큰 방향성을 잃고 각개격파 당하는 형국이란 주장이다.

주 전 회장은 미래의료포럼의 첫번째 목표로 당연지정제 폐지를 설정했다. 그는 “우리 의사들이 많은 어려움에 처하게 된 이유는, 당연지정제에 의해 정부 및 관련 기관으로부터 구속을 받기 때문”이라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워봐야 의미가 없다. 당연지정제 폐지라는 큰 목표로 모여야 한다. 정부와의 동등한 계약관계가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미래의료포럼의 두번째 목표는 속칭 '사이비 의료' 타파이다. 주 전 회장은 “우리 의사들이 사회에 만연한 사이비 의료에 대해 나서야 한다”라며 “노골적으로 얘기하자면 한방 문제가 제일 크다. 또 의사 사회 내부에서 벌어지는 검증되지 않은 의료행위도 적극적이며 공세적으로 자율정화운동을 해야 의사들이 사회에서 올바른 자리를 찾을 수 있다”라고 했다.

주 회장은 “의사 5만명, 6만명 때도 없었던 필수의료 의사부족이 의사 13만명의 시대에 벌어진 것은 합리적이고 합당한 의사들의 말을 무시하고 의료 인프라 구축에 실패한 정부, 정치권의 책임”이라면서 “현 사태가 초래된 것은 의사의 전문가적인 가치를 폄훼하고 의사들의 말을 귀 담아 듣지 않고 규제일변도의 획일적인 의료제도를 강제하였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 판을 갈아엎고 완전히 새로운 의료제도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각오를 해야한다”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바람직한 의료제도에 대해 의사집단 내부의 공감대 형성이 최우선 과제”라고 포럼 발족의 동기를 설명했다.

차기 의협 회장 선거 출마를 묻는 질문에 주 전 회장은 “간호법 사태도 일단락됐고 최근 의협 대의원회 임시총회도 마무리된 지금 시점에서 거취를 분명히 해야 될 것 같다”라며 출마의 뜻을 전했다. 다만 미래의료포럼이 선거조직으로 유용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주 전 회장은 “미래의료포럼은 의협 회장 선거와 관계없이 의료계의 중요 자산으로 계속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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