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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새만금 잼버리 대회’ 지원 릴레이로 안정화 기여
의료계 ‘새만금 잼버리 대회’ 지원 릴레이로 안정화 기여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3.08.08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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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준비 부족 더해져 온열 질환자 속출···각 병원, 단체 등 자발적으로 나서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대회 중단’ 공식 요청···제약회사들도 물품 지원

폭염의 날씨에 대회 준비 부족까지 더해져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던 ‘세계 스카우트 새만금 잼버리 대회’가 지난 7일을 끝으로 야영장이 철수할 때까지 보건의료계가 적극적으로 의료 지원을 해 주목된다.

전 세계의 청소년들이 참가한 축제가 준비 부족과 부실 운영으로 많은 여론의 질타를 받았고 급기야 미국과 영국 캠프는 철수하기까지 해 ‘국제 망신’이라는 지적까지 나왔지만, 여러 도움의 손길로 잼버리는 서서히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 수 있었다.

이렇게 잼버리 대회가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보건의료계를 비롯해 기업, 민간단체 등의 자발적인 지원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태풍이 오는 10일경 한반도 전역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돼 정부가 새만금 야영장을 비우고 스카우트 대원들을 이동시킴에 따라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보건의약단체들이 공동 운영한 잼버리 의료지원단 활동은 지난 7일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의협, 웰컴센터 1층에서 진료소 운영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기 시작했던 지난 5일부터 잼버리 웰컴센터 1층 로비에 ‘MEDICAL CLINIC’ 현수막을 내건 의료지원단 진료소를 설치해 스카우트 대원 및 일일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진료 봉사를 했다.

진료소는 의협이 전라북도의사회(회장 김종구), 전라북도약사회(회장 백경한), 대한간호조무사협회(회장 곽지연/전북지회장 이선옥) 등과 공동으로 운영하며 의사, 간호조무사, 약사, 행정 직원들이 파견돼 설치 직후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순으로 약 40명의 환자를 진료한 데 이어, 6일에는 내과, 피부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가정의학과 순으로 약 70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잼버리 조직위에서 웰컴센터 진료소 이용을 적극 안내해 줄 것을 요청해 진료소를 찾는 환자들이 더 늘어났다. 이렇게 지원단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3일에 걸쳐 총 220여 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이필수 회장은 “그동안 진료소 활동을 통해 새만금 잼버리대회에 참가한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정을 소화하고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진료했다”고 말했다.

◆고대의료원, 의료진 12명 파견

고려대의료원(원장 윤을식)은 지난 4일부터 의료지원단(단장 고려대안암병원 응급의학과 이성우 교수)을 파견해 의료원 산하 안암·구로·안산병원의 의사 4명, 간호사 4명, 의료지원 4명 등 총 12명이 잼버리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환자 대부분이 응급환자인 점을 고려해 안암병원 이성우, 김수진 교수, 안산병원 문성우 교수 등 응급의학 교수진이 대거 포함됐고, 각종 의약품과 진료재료를 현장에 지원했다. 온열환자뿐만 아니라 벌레 물림, 수포, 열상, 염좌 환자들도 이곳을 찾았다.

윤을식 의무부총장은 “그동안 고려대의료원은 여러 국가적 재난 상황마다 주저 없이 의료 지원에 나섰으며, 잼버리에서도 역할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155개국 청소년 참가자들이 건강하게 잼버리 활동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의료 지원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총 11명으로 구성된 의료지원단 파견

삼성서울병원은 의사 5명, 간호사 4명, 지원인력 2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의료지원단을 파견해 지난 5일 오후 현장에 도착해 진료 활동을 했다. 진료버스 1대와 구급차 1대도 함께 지원됐다.

지원단에는 잼버리 참가자들이 청소년들인 것을 고려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등 소아의료 전문 인력이 포함됐다.

무엇보다 삼성 그룹 차원에서 이재용 회장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 입사 후 연수 중인 신입사원 150여 명이 파견돼 쓰레기 분리수거 등의 환경 미화 활동을 하고, △간이 화장실 및 전동 카트(수레) 지원 △건강 음료 20만개 지원 등을 하기도 했다.

◆한양대의료원 김영서·김봉영 교수 의료지원

한양대병원(원장 이형중)도 김영서 신경과 교수와 김봉영 감염내과 교수가 지난 7일부터 파견돼 진료를 했다. 당초 교수들은 오는 11일까지 현장에서 의료 지원을 할 예정이었다.

두 교수는 행사 현장에서 진료 지원을 하기 위해 이미 행사 전부터 등록을 마무리했다.

이형중 한양대병원장은 교수 파견 당시 “온열 질환자 등이 더이상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장 의료지원팀 외에도 더 많은 의료 지원이 필요하다면 추가 긴급의료지원팀도 파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앙대병원, 김한구 부원장 등 긴급파견

중앙대병원도 지난 5일 잼버리 현장에 ‘의료지원팀'을 긴급 파견했다.

의료지원단장인 김한구 중앙대병원 부원장을 비롯한 의사, 간호사, 약사, 행정 등으로 구성된 의료지원팀은 지난 5일 새벽 2시 서울 동작구 중앙대병원을 출발해 오전 6시경 대회 현장에 도착해 현장에서 응급환자 치료를 했다.

◆이화의료원, 의료지원팀 파견

이화여대의료원(의료원장 유경하)도 이번 대회에 의료지원팀을 파견했다.

지난 6일 김충종 이대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간호사 2명, 직원 1명이 1차로 출발했고 이어 7일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우영민 교수와 간호사 1명, 직원 1명도 지원에 나섰다. 지원팀은 8일까지 머물 예정이었다.

유경하 이화의료원장은 “이화의료원은 ‘섬김과 나눔’이라는 설립 정신에 입각해 의료 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제약사들도 지원 나서

보건의료계뿐만 아니라 제약회사들도 지원에 나서 JW중외제약은 잼버리 조직위와 행전안전부 요청으로 새만금 잼버리 대회장 현장응급의료소 의료팀에 2500여 개의 기초수액, 영양수액을 6일 긴급지원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특히 JW중외제약은 그룹 전체가 휴가 중임에도 불구하고 물류팀 등이 전사적 지원체계를 가동해 신속하게 해당 의약품을 잼버리 현장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섭 JW중외제약 대표이사는 “세계 각국에서 한국을 찾아온 청소년과 지도자, 대회 운영진 등 잼버리에 참가한 모든 사람이 건강하게 행사를 마무리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아쏘시오그룹도 이번 대회 현장에 피로회복제 박카스 10만 병, 동아오츠카 이온음료 포카리스웨트, 생수 마신다 등 약 1억 원 상당의 물품을 긴급 지원했다.

앞서 동아오츠카는 잼버리 공식 음료 후원사로 포카리스웨트 분말 21만 1000개, 포카리스웨트 캔 10만 개, 마신다 페트병 13만 5000개, 나랑드사이다 캔 9000개 등을 후원한 바 있다.

동아쏘시오그룹 관계자는 “세계 각국에서 문화교류와 우애를 나누고자 찾아온 청소년 및 지도자들과 대회 운영진 등 잼버리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이 폭염을 이겨내고 행사를 끝까지 잘 마무리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행사 중단 촉구

의료지원뿐만 아니라 전문가로서 청소년들의 건강을 우려해 대회 중단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의료단체도 있었다. 잼버리 참가자들인 소아청소년 환자들을 다루는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회장 임현택)가 그 주인공.

폭염과 열악한 시설 등으로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자 지난 4일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전날 ‘세계 청소년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잼버리 대회 즉각 중단 요청’이란 제목으로 공문을 보내 "이미 대회 3일 만에 1000여 명에 이르는 온열질환 환자가 발생했다.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즉각 잼버리 대회를 중단해 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수신인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부 장관,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김윤덕 국회의원, 김관영 전북도지사다.

의사회는 “'꿈을 펼치라'는 이번 잼버리 대회의 주제는 가슴 설레는 주제임이 틀림없지만 최고 온도 섭씨 36도에 달하는 기온과 습도 50%를 넘는 사람이 도저히 견디기 힘든 날씨 조건, 뻘을 매립해 만든 야영지의 집중호우 직후의 상황은 그들의 꿈을 충분히 펼칠 여건이 전혀 되지 못한다”며 즉각 잼버리 대회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또 “온열질환은 뜨겁고 습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돼 오심, 구토, 어지러움, 의식 변화, 실신, 근육경련 등의 증상뿐 아니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의학적인 문제로, 갯벌을 매립해 조성한 잼버리 대회 장소와 날씨 조건은 청소년 건강에 분명히 매우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보건의료계는 오는 12일까지 12일간 열리는 잼버리 대회 현장에 계속해서 추가적인 지원을 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태풍으로 인한 현장 철수로 지난 7일 의료 지원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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