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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총파업’ 1일차···폭우 속 노조측 추산 2만여명 모여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1일차···폭우 속 노조측 추산 2만여명 모여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3.07.13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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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도 결집 예정···“파업 지속 여부, 정부에 달려”
수도권 상급병원들 “심각한 진료 차질은 아직 없다”
복지부, 보건의료재난 위기경보 ‘주의’로 상향

보건의료노조는 13일 오후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광화문, 시청 일대에서 산별총파업 1일차 대회를 개최했다. 비슷한 시각 세종시 보건복지부 청사 앞, 부산역 광장, 광주광역시청 각지에서도 지역 본부 대회가 열렸다.

이날 서울 대회 현장에는 노조측 추산 2만여명이 참가했다.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필수유지업무 인력과 응급대기팀, 환자안내팀, 현장농성조, 임산부 등을 제외한 인원이다. 파업 총 규모는 약 4만5000명(122개 지부, 140개 사업장)이다.

노조는 정부가 7대 핵심요구에 대해 실질적이고 전향적인 해결방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파업을 무기한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13일과 14일 이틀간 의료기관들과 정부의 태도, 요구사항 수용 여부를 바탕으로 중앙총파업투쟁본부 회의에서 파업을 지속할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간병비 해결을 위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5 제도화 및 적정인력 기준 마련 △무면허 불법의료 근절을 위한 의사인력 확충과 공공의대 신설 △필수의료 책임지는 공공의료 확충 △코로나19 전담병원 정상화를 위한 회복기 지원 △코로나 영웅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9.2노정합의 이행 △노동개편 중단과 노동시간 특례업종 폐기까지 총 7가지 사항을 핵심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복지부는 이번 노조 파업을 ‘정치파업’으로 보고 있다. 조규홍 장관은 지난 11일 제2차 긴급상황점검회의에서 “노조는 국민 생명과 건강을 외면한 채 민주노총의 정치파업에 동참해서는 안되며, 투쟁 계획을 철회하라”고 말한 바 있다. 12일 제3차 회의에서 박민수 제2차관도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끼칠 수 있는 파업은 정당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14보건복지의료연대도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의료인들의 현장 이탈은 필수의료를 더욱 악화시키고 국민 건강권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며 “정부의 긴급지원 요청 등이 있을 경우 신속하게 응할 수 있는 체계를 자체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보의연이 노조와 반대 입장에 섰다는 점에서 이번 파업이 간호법 사태에서 기인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 나순자 노조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노조에게 환자를 방치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현장 인력 대란으로 응급실 뺑뺑이, 대리수술, 대리시술이 만연한 상황이 환자를 방치하는 것”이라며 “현재 코로나 전담병원들의 병상 가동률이 50% 미만이다. 전담병원 정상화를 위해 회복기 지원을 확대하라는 파업이 정치파업인가”라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은 복지부”라며 복지부가 파업을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파업에 따른 진료 차질에 대응하기 위해 13일 오후 보건의료재난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했다. 위기경보 격상에 따라 ‘의료기관 파업 상황점검반’은 ‘중앙비상진료대책본부’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지자체별로 비상진료대책본부가 구성되어 필수유지업무를 점검한다. 복지부는 파업 2일차인 14일, 시·도 부단체장 회의를 통해 의료기관 파업 상황과 대응 현황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수도권 상급병원에서는 아직까지 진료에 심각한 차질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양산부산대병원은 이번 파업 영향으로 중환자병동을 제외한 거의 모든 병상을 비웠고, 국립암센터도 수술 100여건, 외래 2000건을 취소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대병원 관계자는 “진료가 원활하게 이뤄지기는 어렵지만 남은 의료인력과 보직자들이 응급실 진료와 응급수술, 외래진료를 진행하고 있다”며 “새로운 입원은 어렵지만 암환자 등 필요한 입원은 가능하도록 조치하고 있고, 급한 수술 위주로 먼저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국대병원 관계자는 “휴가자 위주로 파업에 참여하고 있어 진료에 큰 차질은 없다”고 밝혔다.

중앙보훈병원 관계자는 “대체 인력을 배치해 환자들에게 불편이 없도록 정상 진료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홈페이지에 “13, 14일 노조 파업이 예정되어 있어 환자 및 보호자 여러분의 너그러운 양해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응급실, 중환자실, 외래, 수술실 등 필수적인 진료 부문은 정상 운영할 예정이다. 파업이 장기화되지 않고 원활히 종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관계자는 “진료가 조금 늦어질 수는 있지만 문제 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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