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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디지털헬스 시장 선점에 ‘정부 지원’ 절실”
“글로벌 디지털헬스 시장 선점에 ‘정부 지원’ 절실”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3.07.07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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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의료기기산업협회 20주년 정기세미나 개최
체외진단기기 수출 감소 전망···신시장 확대 필요성↑
국내외 임상 기회 지원, 신속한 수가 등재로 기업 키워야

국내 디지털헬스 산업의 경쟁력이 세계 시장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존 의료기기, 제약 산업에서는 후발주자 입지를 벗어나지 못한 반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의견이다. 디지털헬스 산업은 전세계적으로 도입기로, 시장 우위 선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지난 2017년 세계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의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지난해에는 ‘국제 공통 인공지능(AI) 의료기기 가이드라인’을 발간하는 등 글로벌 디지털 혁신의료기기 표준을 선도하고 있다.

그 기반으로는 병원과 전국민 건강보험을 통해 수집한 대규모 의료데이터, 뛰어난 ICT 기술이 지목됐다.

박선영 루닛 사업전략실장은 7일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창립 20주년 정기세미나에서 이처럼 밝히면서 디지털헬스 수출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박 실장은 “국내 의료기기 기업 총 4000여개 중 상위 10개 기업 매출이 전체의 절반 이상이고, 체외진단·치과·영상진당 등이 주력 품목이다. 특히 코로나 기간 동안 약 9배 이상 급격히 성장한 체외진단 분야의 수출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디지털헬스 시장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신시장 창출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디지털헬스 수출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디지털의료기기 핵심 기술인 AI는 영상 진단 부문에서 반복 작업을 수행하고 신속한 판단을 보조함으로써 응급, 사각지대, 소외계층, 대규모 검진 분야에서 의료 질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실장이 제안한 수출 확대 방안은 제품 개발에서부터 글로벌 임상 검증, 수요 확대, 국내 시장 검증, 시장성 확보 측면에서 정부 지원책을 강화하는 것이다.

△제품 개발 단계에서는 양질의 글로벌 의료데이터 확보와 데이터·플랫폼 기반 원천적 경쟁 우위 달성을, △글로벌 임상검증 과정에서는 지역 타겟 임상 지원 확대 및 상업화 전환을 △수요 확대를 위해서는 G2G(정부-정부)·B2G(기업-정부) 협력 확대를, △국내 시장 검증 기회를 위해서는 공공의료 디지털 전환을 △시장성 확보를 위해서는 신속한 디지털 헬스 수가 등재를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실장은 “세계 시장에 나가려면 장비와 인종에 무관하게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AI를 글로벌 데이터로 학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라면서 “대량, 양질의 데이터와 플랫폼을 바탕으로 정확도 100%에 근접하는 제품을 특허 등록해 세계 시장 내 기술적으로 압도적인 진입 장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우리나라 정부가 해외 정보와 공공의료기관을 대상으로 K-AI 검진 진출 지원 사업을 기획해볼 수 있다”며 “거대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어 대기업의 유통망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아울러 “국내에서 최근 의료자원의 수도권·대도시 쏠림으로 공공의료 강화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점에서 공공의료기관에 디지털 헬스케어가 보급되는 중”이라며 “공공의료기관에서 영상 판독 시 AI 분석 결과를 참조해 판단하고, 그 결과에 따라 공공의료기관 건강관리 프로그램이나 지역·상급 병원의 정밀검진을 연계해주는 방식의 공공의료 사업을 제안한다. 국내 공공 레퍼런스 확보를 통해 해외 수출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충분히 입증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박 실장은 “미국의 디지털치료제 기업 ‘페어 테라퓨틱스’가 미국의 보험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면서 파산했다”며 “이같은 사레가 국내에서 재현되지 않도록 산업과 규제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 특정한 기준을 충족하면 혁신 수가로 조속하게 도입시키고, 신의료기술평가 대상 완화 등으로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는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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