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0:55 (금)
[칼럼]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부회장의 쉽게 쓰는 건보 이야기(18)
[칼럼]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부회장의 쉽게 쓰는 건보 이야기(18)
  • 의사신문
  • 승인 2023.07.04 0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 총무·법제부회장(옴므앤팜므 성형외과의원 원장)
‘3차 상대가치 개편의 방향과 문제점’

※우리나라 공보험 제도의 역사는 한 마디로 규제의 강화라는 도전과 자율성을 지키려는 의료계 응전의 역사이다.

쉬운 건보 이야기 18번째 이야기는 지금 한참 진행되고 있는 ‘3차 상대가치 개편의 방향과 문제점’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의사들에게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진료수가’는 1) 상대가치점수 2) 환산지수 3) 종별가산율에 의해 결정됩니다.(진료수가 = 상대가치점수(점)×환산지수(원)×(1+종별가산율(%)) 그리고 얼마 전 6월 초에 결정된 수가 협상은 바로 환산지수를 결정하는 협상이었으며, 또 다른 중요한 지표가 바로 상대가치 점수로서 이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최종 의결하여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대가치 점수에 대하여 아주 쉽게 설명해 드리자면, 의료의 총량을 정하고 그 총량 안에서 각각의 의료 행위에 대한 가치를 평가하는 점수입니다. 

즉, 절댓값이 아니라 상대적 값으로 결정을 하여야 하므로 한 쪽의 가치가 높아지면 어느 부분은 필연적으로 낮아져야만 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에 우리 의사 동료들끼리 서로 경쟁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그리고 무한한 가치와 발전성을 가진 의료를 이 처럼 총량을 정해놓고 상대적으로 가치를 평하는 것에 대하여 근본적인 의문을 가질 수도 있으나, 이는 건강보험이라는 정해진 재정 안에서 운영하여야 하는 건보 시스템의 근본적인 한계로서 이해해 주셔야 합니다. 

이와 같은 대한민국의 건보 시스템에서 상대가치점수의 결정은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상대가치 개편은 이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01년 이후, 1차 개편(2008~2012년)과 2차 개편(2017~2020년), 단 2차례의 개편이 있었으며, 2023년 현재 3차 개편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복지부는 이번 3차 개편의 배경을 ①의료전달체계 재정립을 위한 기본 진료비 정비 필요(의료기관 기능에 적합한 진료 시 더 크게 보상) ②의료환경 변화를 반영한 주기적 개편(변화된 자원 소모량 등 비용 반영) ③상대가치 개편 추진의 최적 시기(보장성 강화 대책 마무리와 함께 코로나 19로 인한 진료형태 변화) 등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3차 개편의 기본방향으로는 ①1, 2차 개편 시 제외되었던 기본 진료비 및 가산제도 재정비 중심으로 추진 ②행위 간 불균형 조정은 2차 개편의 연장선으로 진행 ③의료전달체계 개선 방향과 함께 기능, 인적 자원 중심 보상 추진을 방향으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내용을 살펴보면 가산제도 정비(요양기관 종별 가산, 내소정 입원료 가산)와 기본 진료비 개편이 주된 내용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고, 1, 2차 개편 시 제외되었던 진찰비 인상 및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향의 내용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행위 간 불균형 조정은 2026년을 목표로 진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바 계속해서 지켜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선 현재까지 밝혀진 개편 방향의 주요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행 상급종합병원 30%, 종합병원 25%, 병원 20%, 의원 15%로 되어 있는 요양기관 종별 가산율을 15% 축소하여 상급종합병원 15%, 종합병원 10%, 병원 5%, 의원 0%로 낮추고 낮아진 가산율 15%를 상대가치 점수화하여 반영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산율의 개편안의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병원급 이상의 검체, 영상검사의 종별 가산은 폐지하고 수술, 처치, 기능검사 등의 종별 가산은 유지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내소정 입원료 가산제도를 정비하여 내과계 및 정신질환자의 가산 폐지 및 연령체계를 정비하고, 소아 환자 연령가산체계를 정비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려고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현재 복지부가 추진 중인 개편 방안의 내용에는 기존에 약속했었던 진찰료 인상은 전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으며, 요양기관 종별 가산율을 15% 축소하여 상대가치 점수로 반영하는 방안은 시간이 흐르면서 복리 효과에 의해 1차 의료기관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또한 신의료 기술이 계속해서 개발되는 의료의 특성을 고려할 때 기존 의료 기술의 상대가치 점수는 계속해서 낮아질 수밖에 없고, 특히 신의료 기술의 적용이 주로 상급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현실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1차 의료기관의 상대가치는 더욱 더 낮아지는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는 지난 2000년에 35%에 달하던 1차 의료기관의 국민건강보험 진료비가 2021년에는 19%까지 떨어지고 있는 통계만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더 심화 될 것이므로 지금의 개편 방안은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즉, 3차 상대가치 개정의 중요한 목표였던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통한 1차 의료 정상화 방안과는 정반대로 오히려 1차 의료 기관의 몰락을 더욱 가속화 할 수 있는 현재의 개편 방향에 대하여, 일부에서는 3차 상대가치 개정의 전면 수정 혹은 폐기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의협 집행부 역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현재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저희 서울시의사회 차원에서라도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여 본래의 목적대로 이번 3차 상대가치점수가 개편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