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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의대 6년 통합, 학업 부담만 더할 것"
대전협 "의대 6년 통합, 학업 부담만 더할 것"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3.06.19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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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과 폐지하면 의대생 정신건강 악화" 19일 입장문 발표
수업시수 축소, 과도한 지필 평가 및 유예제도 개편 등 주장

최근 예과 폐지를 통한 의대교육 6년제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본과 4년에 집중되어 있는 방대한 전공과목 교육량을 6년에 걸쳐 분산하자는 취지다. 

이에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19일 입장문을 통해 학제 개편 방향에 대한 우려와 제안점을 밝혔다.

대전협은 "예과 기간은 표준화된 임상의사 커리어 외 의사과학자 등 다른 진료에 대해 꿈꿔볼 여지였는데, 이를 폐지하면 의대생이 기초의학 연구 기회를 포함해 타 학문 분야를 접할 기회 자체를 원천 차단할 가능성이 있다"며 "상당수 의대생은 본과 진입 후 과도한 학업 부담과 반복되는 시험 및 동료 압박에 대한 순응으로 의사과학자를 비롯한 비표준화된 커리어를 포기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전협은 예과 폐지 시 과도한 학업 부담에 허덕이는 의대생들의 정신건강 악화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정신건강에 대한 고려 없는 정책 설계는 의대생 번아웃, 필수의료 및 기초의학 기피, 전공의 과정 진입 포기 등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전협은 △수업시수 축소 및 평가방식 변경 △실습면허(준의사면허)를 통한 임상 경험 제공 △과도한 유급제도 개편 △인턴제 폐지 △복수학위 취득 허용 등 개편 방향을 제시했다. 

대전협은 "현재 의대 교육 방식을 유지한 채 6년제 전환을 추진할 경우 자칫하면 기초의학을 중심으로 총 수업 시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제도 취지와 달리 강화된 교육과정 속에서 학생들은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갖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의대 실습은 관찰 위주의 수동적 과정에서 현장 경험을 동반하도록 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새로운 교과과정에서는 평가에 대한 부담을 완화해 실습하면서 지식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협에 따르면 선진국 의대에서는 의사 감독 하에 환자를 직접 대면하고 술기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해 더 많은 실습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아울러 대전협은 "대부분 의대에서 한 학기 또는 한 해 수강 과목 중 한 과목만 F학점을 받아도 해당 학기 또는 연도의 모든 과목을 다시 들어야 하는데, 이같은 제도적 압박 속에 학생들이 연구의 재미를 느끼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초 학문에 대한 흥미를 반감시키는 유급 제도를 개편하고, P/F 제도를 확산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한 "현재 인턴들의 업무 비중을 살펴보면 필수과목 핵심 역량 습득과는 무관한 업무가 65%에 달한다"며 "내외산소 등 필수과목 진료, 처방 등 교육의 경우 의대 또는 공통수련과정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전협은 입장문을 통해 의대 신설에는 반대 입장을 견지했다.

대전협은 "이공계 중심 대학에서 의대 또는 의전원을 신설해 융합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하지만 기존 종합대학 인프라를 이용해 복수 학위 취득을 허용하는 편이 더 비용효과적인 방안"이라며 "일부 국내 의대에서는 과학 연구에 재능 있는 학생들이 기존의 의학사(MD) 학위 외에도 다른 학위를 취득하거나, 학-석사(6년+1년)를 연계해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줬다"고 짚었다.

이어 "기존 이공계 대학의 의대 신설 안과 비교할 때, 의대생의 복수학위취득 제도를 확립하는 것이 의대생의 자발적 선택에 기초한다는 측면에서도 기존 안의 취지에 더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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