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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환자 가치 극대화'로 국내 넘어 세계 도약
세브란스, '환자 가치 극대화'로 국내 넘어 세계 도약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3.06.12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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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4년차' 하종원 원장, "사회적 책임 다하는 병원 거듭날 것"
"환자 목소리 모두 데이터화… 최고의 치료 제공"
"의료진 만족도 높여… '환자 가치 제고'로 선순환"

"병원의 가치는 환자가 그 병원에서 얼마나 좋은 의료 경험을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환자 가치의 극대화 추구'를 병원 경영의 한가운데에 두고 환자와 구성원, 사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세브란스병원으로 만들겠습니다." 

하종원 세브란스병원장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세브란스병원의 '경영 철학'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병원에서는 흔히 환자들의 몸과 마음이 다급한 응급 상태가 많아 불만이 많이 나올 수 있다. 실제로 대학 병원은 '권위적'이라거나 '불친절', '불통'의 대명사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2020년 8월 병원장 취임 이후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하 원장은 지금까지 세브란스병원 경영의 최우선 지표를 '환자 가치 극대화'로 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그 결과 세브란스병원은 한국생산성본부가 실시한 국가고객만족(NCSI) 조사에서 2년 연속 전체 1위에 올랐다.  

하 원장은 "세브란스병원이 서비스업계를 제치고 우수한 상을 받은 이유는 최대 약점을 극복해 최대 강점으로 바꿔 놓았을 뿐만 아니라, 아무리 어려워 보여도 '혁신하고 헌신하면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기 때문"이라며 "그 결과의 기반에는 세브란스가 생각하는 ‘환자 가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국제병원연맹(IHF)은 지난해 130개국 2만여 의료기관 중 최고의 병원에게 수여하는 ‘김광태 박사상-금상’ 수상자로 세브란스병원을 선정했다, IHF도 세브란스병원이 ‘환자 가치의 극대화 추구’라는 의료문화를 개척해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여기에 하 원장의 개인 수상도 이어졌다. 하 원장은 지난 4월 '종근당 존경받는 병원인상' CEO 부문을 수상했다. 지난해 6월에는 한국표준협회(KSA) 주관 ‘소비자웰빙환경만족지수(KS-WEI)’ 인증식에서 가치공로상을 수상했다. 의료진과 함께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 환자 목소리에서 시작한 환자 가치 프로그램 

하종원 원장의 노력은 출근길부터 시작된다. 출근길에 환자와 보호자가 사용하는 다양한 출입문을 거쳐 환자나 보호자의 동선에 불편이 없는지 살핀다. 

또한 환자 불편사항을 개선하기 위한 회의를 매주 열고, 어떻게 개선할지 의견을 모을 뿐만 아니라 개선 중인 사항도 꼼꼼히 체크한다.

하 원장은 “내원객이 남긴 ‘고객의 소리’를 빠짐없이 읽어보고 있는데,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지적하는 목소리에 놀라기도 한다”며 “이러한 목소리는 병원을 발전시키는 소중한 거름이 된다”고 강조했다. 

◆ 환자 경험, 정성적 접근을 넘어 정량적 측정으로

특히, 세브란스병원은 환자들이 병원에서 경험하는 모든 과정을 데이터로 측정한다. 입원환자, 외래환자, 심지어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도 대상이다. 병원 측은 치료 후 만족도를 카카오 알림톡을 통해 조사하고 있는데, 이는 고객의 목소리에서 개선점을 찾기 위해서다.

하 원장의 데이터 경영은 환자 수준에서 그치지 않는다. 실무자들의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데이터의 활용성을 극대화한다. 

병원 측은 의료현장에서 수집 가능한 다양한 데이터를 모아 병원지표분석포털을 완성했다. 데이터를 실무자들이 업무에 사용할 수 있도록 현장에는 대시보드를 설치했다.
 
하 원장은 “병원은 제한적인 자원 가운데 최고의 치료를 제공해야 한다”며 “병원지표분석포털은 의료진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돕고 환자 흐름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 과밀화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구성원들이 자랑스러워 하는 병원 

하 원장이 자랑스러워 하는 업적 중 하나는 ‘클리니션 어워즈(Clinician Awards)’와 ‘너싱 히어로(Nursing Hero)’ 상을 만든 것이다. 이 상들은 병원을 위해 헌신한 의사와 간호사를 기리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는 하 원장이 믿는 ‘가치의 선순환’이 숨어있다. 병원에 대한 의료진의 만족은 환자를 향한 친절의 결과로 이어지고, 의료진도 환자와 보호자의 신뢰와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구성원들이 병원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환자를 위해 세브란스의 가치관을 실현한 의료진을 치하하고자 상을 제정했다”며 “환자를 현장에서 만나는 의료진의 얼굴이 곧 환자가 갖는 병원의 인상으로, 환자 가치의 기저에는 의료진이 있는 만큼 의료진을 위한 노력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기본에 충실한 병원...전 세계 높은 의료 수준 

세브란스병원의 높은 의료 수준을 자랑한다. 대표적인 분야가 '로봇수술'이다. 

세브란스병원은 전세계 단일 기관 중 최초로 로봇수술 3만례를 달성했다. 게다가 세브란스병원의 활약은 최다 수술 건수에서 멈추지 않는다. 로봇을 다양하게 활용한 이후 지금은 두경부암, 위암, 부인암 등 수술 분야가 많이 확장됐다.

하 원장은 “3만례란 많은 수술 실적도 자랑거리이지만 새로운 분야 적용을 위한 개발이야말로 더 큰 의미가 있다”며 “적용 분야를 확대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의료진들의 도전정신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로봇수술 외에도 세브란스병원은 다양한 임상 실적을 갖고 있다. 간이식 1500례, 신장이식 5000례 등 이식 분야에서 특출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조혈모세포 이식 3000례를 돌파했다. 조혈모세포 이식 역사는 1981년 4월 고(故) 김길영 명예교수가 국내 최초로 골수이식에 성공하며 시작됐다. 이후 세브란스병원은 국내 조혈모세포 이식 분야의 선구자로 술기 발전을 이끌고 있다. 

2002년 6월에는 조직형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더라도 조혈모세포를 이식할 수 있는 새로운 백혈병 치료법을 개발했다. 

아울러 세브란스병원은 새로운 세포치료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6월 카티(CAR-T) 치료를 도입해 재발 불응성 혈액암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다양한 세포치료 임상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 원장은 “세브란스병원은 전 세계 1위 병원인 메이오클리닉과 견줘도 부족함이 없는 의료 수준을 갖추고 있다”며 “남은 임기 동안 ‘국민에게 신뢰받는 병원’, ‘데이터에 기반해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 ‘직원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병원’으로 가꿔나가는 것은 물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병원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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